'벌꿀 100%' 14억원어치 팔렸는데…설탕·물엿 범벅이었다

설탕, 물엿같은 액상과당을 혼입해 양을 늘린 벌꿀을 14억원어치 판매한 식품소분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일 벌꿀에 첨가하면 안되는 액상과당(이성화당)을 혼입해 벌꿀제품을 제조·판매한 충남 공주 소재 A농산 대표 이모씨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관할 관청에 A농산에 대해 행정처분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A농산에서 제조한 벌꿀 제품이 가짜꿀로 의심된다"는 공익 제보를 받고 수사에 돌입했으며 조사 결과 벌꿀류에 들어가서는 안되는 이성화당이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것을 확인했다.

수사결과 이씨는 2019년 1월경부터 2022년 4월경까지 양봉농가 등으로부터 구입한 벌꿀 56톤에 구입원가가 낮은 액상과당을 혼입해 원료 벌꿀 구입량보다 4배 이상 많아진 제품을 0.6~2.4kg 단위로 소분·포장하는 방법으로 제조했다. 이어 유통업체26곳에 약 227톤, 14억5000만원 상당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성화당은 녹말을 분해시켜 만드는데 포도당의 2배, 설탕의 1.4배 정도 단맛을 내는 특징이 있다. 청량음료 등에 주로 사용하지만 벌꿀에는 첨가물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육안상 구분이 어려워 증량을 목적으로 혼입해 파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벌꿀의 구입원가는 kg당 6000~9000원대인 반면 이성화당은 500~600원대 수준이다.

이씨는 제품을 불법으로 제조하면서 마치 천연 벌꿀제품인 아카시아꿀, 잡화꿀, 사양벌꿀 제품인 것처럼 보이도록 벌꿀 100% 제품으로 표시해 판매했습니다. 또 자신이 제조한 제품의 제조·판매 내역을 전혀 확인할 수 없도록 식품의 거래기록을 작성하지 않았고, 원료 구입과 제품 판매 시 대부분 현찰로만 거래했다. A농산은 이씨가 대표로 있기 이전에도 설탕 등을 넣은 가짜 벌꿀을 제조해 적발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식약처는 "국민을 기만하거나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불법 행위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관련 부처와도 정보를 공유하겠다"며 "식품안전 관련 위법 행위를 목격한 경우나 불량식품으로 의심되는 제품을 인지했을 때 1399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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