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부업 뛰는 가장’ 역대 최다…5년새 10만 명 ↑

청년·고령층 부업자도 급증…“지속가능한 양질 일자리 필요”

(시사저널=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노인 일자리 박람회에서 한 시민이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속되는 고물가·고금리 상황 속에서 부업에 나선 가구주 근로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통계청 경제활동 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 올 1~3분기 가정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가구주)이면서 부업자인 사람의 수는 평균 36만8000명에 육박했다. 이는 전체 부업자(54만7000명) 중 67.3%에 달하는 규모다.

근 5년 간 부업자 수 자체가 증가하는 가운데, 가구주 부업자 수 증가세는 더 가팔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3분기 전체 부업자수는 54만7000명으로, 2017년(41만1000명)보다 3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구주 부업자는 2017년(26만1000명) 대비 41.0% 증가했다. 전체 부업자 중 가구주 비율도 2017년 63.5%에서 올해 67.3%로 뛰었다.

전경련은 특히 고용안정성이 낮은 청년층과 고령층에서 부업활동 비율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5년간 1~3분기 평균 기준으로, 20~30대 청년층 부업자는 2017년 7만8000명에서 올해 10만7000명으로 37.2% 증가했다. 60대 부업자는 7만6000명에서 12만9000명으로 69.7% 급증했다. 같은 기간 40~50대 부업자는 21만6000명에서 21만9000명으로 1.4% 증가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 뛰어든 부업자 비율이 62.9%로 가장 많이 늘었다. 이외에 건설업이 40.0%, 도소매업이 24.5% 상승했다.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저임금 공공일자리 등 청년·고령층의 접근가능성이 높은 일자리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숙박 및 음식점업, 제조업은 각각 6.3%씩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과 경기 둔화 등으로 일자리 자체가 줄며 부업자 수도 함께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전경련은 또 평균 주업 근로시간이 줄어들수록 부업 참가율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주업 근로시간은 2017년 1~3분기 평균 35.7시간에서 올해 32.9시간으로 감소했다. 이에 전경련은 주 52시간제가 도입된 2018년부터 주업 근로시간은 줄고 부업 참가율이 증가했다면서, 줄어든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근로자들이 부업을 병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근로시간 규제로 초과근로수당을 받지 못해 실질임금이 깎인 근로자들이 어쩔 수 없이 부업 전선에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며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