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분양가만 성공…올해 1순위 청약경쟁률 8.5대 1
기사내용 요약
작년 19.1대 1의 절반도 안 돼…8년 만에 한 자릿수
주택시장 침체·금리인상·분양가 상승 3박자
분양가 우선시…최대어 둔춘주공도 초라한 성적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올해 1순위 청약경쟁률도 한 자릿수에 그쳤다. 수요자들은 철저히 분양가 경쟁력이 있는 아파트들만 선별하는 분위기다.
20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청약홈 자료를 살펴본 결과, 올해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12월7일 기준)은 평균 8.5대 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9.1대 1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2014년 평균 6.7대 1을 기록한 이후 8년 만에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분양가 상승으로 청약 신청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아파트 시장이 하락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분양가가 오르자 분양시장 매력이 반감된 것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3.25%까지 오르며 중도금대출 이자부담이 높아진 상태다. 새 정부 들어 신규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분양가상한제 가격 현실화'와 '고분양가 심사제도 완화' 정책을 폈는데, 이로 인해 분양가도 비싸진 측면이 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지난해 3.3㎡당 분양가는 2945만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3522만원까지 올랐다. 울산은 같은 기간 321만원(1488만원→1809만원), 대구 316만원(1716만원→2032만원), 대전 275만원(1330만원→1605만원)씩 상승했다.
전국 청약이 가능한 세종시에서 분양가가 저렴한 10년 공공임대의 분양전환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이 지역 경쟁률이 397.3대 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산 37.4대 1, 인천 15.3대 1, 대전 11.9대 1, 경남 1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나머지 11개 시도는 한자리 수 경쟁률에 머물렀다.
시장이 가장 위축된 곳은 대구였다. 한 해 동안 이뤄진 1만1500가구 공급에 1순위에서 3495명만이 접수해 0.3대 1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울산(0.9대 1)과 전북(1.7대 1), 충남(2.7대 1) 등도 분양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단지별 경쟁률을 보면 분양가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엿보인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단지는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였다. 지난 2월 57가구 모집에 1만1385건의 청약통장이 모여 19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56가구의 소규모 주상복합아파트임에도 인기가 높았던 이유는 저렴한 분양가에 있다. 전용 59㎡형 기준 분양가가 6억5000만~6억7000만원 선에 책정됐다.
시흥시 시흥장현지구에 짓는 민간참여 공공분양 아파트 'e편한세상 시흥장현 퍼스트베뉴'는 5월 1순위에서 평균 189.9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형의 분양가가 4억7,000만원 안팎으로 주변시세보다 저렴하다. '시흥장현 제일풍경채센텀' 전용 84㎡형이 같은 달 8억4000만원에 실거래된 사례가 있다.
경기 고양시 지축지구 지축지구 'e편한세상 지축 센텀가든'도 지난 6월에 1순위 평균 17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331가구 규모로 건립돼 지축지구 내에서 단지규모가 가장 작다. 전용 84㎡형의 분양가는 6억3000만원 안팎에 책정됐다. 단지 바로 옆에 위치한 '지축역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A형은 7월 10억8000만원(14층)에 거래됐다.
반면 분양가가 높다고 판단되면 입지를 불문하고 관심이 떨어졌다. 둔촌주공을 재건축하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이 대표적이다. 강남권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단지지만 1순위 3695가구 모집에 1만7378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4.7대 1에 그쳤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팀장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이 한 자릿수를 기록해 분양시장에 대한 차가워진 수요자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다만 분양가 경쟁력을 갖춘 곳은 상대적으로 많은 청약자를 불러모아 내년 분양시장에서 분양가 책정은 더욱 중요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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