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상임위원 "권한엔 책임...내년 1분기 내부통제 개선 입법화"

내부통제 개선방향 정책세미나
김용재 "권한·책임 불일치로 내부통제 미흡"
지배구조법 개정...책임 전가 불가 원칙 정립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김용재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20일 금융회사 대표이사(CEO) 등이 가진 권한에 그에 부합하는 책임을 지우는 방향으로 내부통제 제도를 개선하고, 내년 1분기 입법화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자료=금융위원회)

김 상임위원은 이날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바람직한 내부통제제도 개선방향’ 정책 세미나에서 “사회적 파장이 큰 대형 금융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은 뜻을 전했다.

그는 “모든 금융회사가 내부통제절차를 갖추고 있는 것은 지난 10여년간 내부통제 개선을 위한 노력의 결실”이라면서도 “외형적으로 갖춘 절차와 기준이 금융권에 대한 실질적 신뢰로 연결되는지 여부는 또 다른 문제이며 직면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한과 책임이 불일치하는 현상으로 인해 단기성과 추구에 대한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며 “그동안 훼손된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상임위원은 “금융회사의 행태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권한이 있는 자에게 그에 부합하는 책임을 지우고, 적극적 통제노력을 입증하면 책임을 경감해주는 등 실제적인 내부통제 장치 마련을 위한 인센티브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어 “업계 의견수렴 후 조만간 입법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했다. 금융위는 내년 1분기 제도개선 방안을 담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지배구조법) 개정안 입법예고 등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변제호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누가(직무권한), 무엇을(책임영역), 어떻게(통제활동) 함으로써 책임을 지는지’를 명확히 규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부통제 제도를 규율하는 현행 지배구조법(제24조 1항)은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만 적시하고 ‘준수’ 의무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누가, 무엇을’ 영역 또한 불명확하다. 변 과장은 “내부통제 관련 권한은 위임이 가능하나, 미흡에 대한 책임은 위임 및 전가할 수 없다는 원칙을 정립하고, 금융사고 발생시 임원진이 ‘알수 없었음’이 아닌 ‘어떠한 방지노력을 했음’을 소명하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와 김진억 금융투자협회 본부장은 “업계의 예측가능성, 규제 명확성 등을 높이기 위해 향후 입법과정에서 구체적인 면책기준 등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과 과감한 인센티브가 제공되길 바란다”고 했다.

세미나 좌장을 맡은 심영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소비자가 충분히 보호될 수 있는 자율성과 책임성이 확보되는 합리적인 내부통제제도가 마련되길 바란다”며 “금융당국이 빠른 시일 내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서대웅 (sdw618@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