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당분간 5% 내외 상승하나 오름폭 점차 둔화된다"

최정희 2022. 12. 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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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2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물가 흐름 '당분간 5% 수준→5% 내외'로
"공공요금 올라도 국제유가 하락이 상쇄할 듯"
근원물가 상승률도 조만간 둔화할 전망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5%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오름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름폭을 키우고 있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조만간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출처: 한국은행)

한은은 20일 발표한 ‘12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11월까지만 해도 물가 흐름과 관련 ‘당분간 5% 수준’이라고 표현했으나 이번 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5% 내외’로 조정했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 물가는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가겠지만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축소되고 국내외 경기 하방 압력도 커지면서 오름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둔화 속도와 관련해선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5.1%를 기록,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는 7월 6.3% 올라 정점을 기록한 후 11월엔 5.0%로 둔화돼 넉 달 연속 상승률이 낮아졌다. 7~11월중 물가는 5.7% 상승했는데 개인서비스가 1.91%포인트, 석유류를 제외한 공업제품이 1.63%포인트, 석유류가 0.80%포인트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은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이 될 전망이다. 한은은 “그간 누적된 원가상승 부담이 공공요금에 점차 반영되면서 물가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전기·도시가스 요금의 경우 작년 이후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으나 인상폭은 이에 미치지 못했는데 그간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이 큰 점을 감안할 때 내년에는 상당폭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은은 “단기적으론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상방 압력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 압력이 상당부분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12월 평균 배럴당 75.9달러로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1300원대로 내려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 달 연속 오름폭이 둔화된 것과 달리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1월 4.3%로 작년 12월부터 추세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의 물가상승 확산세가 높아진 데다 내구재 등 공업제품의 확산세도 연초 대비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5%를 넘는 근원품목 비중도 연초 20%대에서 최근 40%대로 두 배 가량 늘어났다.

한은은 근원물가 역시 조만간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은 “근원물가 이외의 기조적 물가 오름세는 작년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지다가 최근 4%대 중반에서 주춤한 모습”이라며 “조정평균물가(개별품목 상승률 분포상의 하단 13%, 상단 12%를 제외한 물가), 가중중위수물가(개별품목 상승률 분포의 중위수 물가) 상승률이 최근 둔화된 점에 비춰볼 때 근원물가 상승률도 조만간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국내 경제 역시 하반기 들어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민간소비 또한 고물가, 고금리로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상용직 정액급여가 3분기 4.5%까지 오름세가 확대됐으나 1인당 명목임금은 4.0%로 2개 분기 연속 둔화됐다. 외식물가 상승률도 9월 9.0%에서 11월 8.6%로 낮아졌다. 다만 개인서비스 물가의 하방 경직성, 일부 품목의 수급 차질 해소 지연 등이 근원물가 상승률 둔화폭을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11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2%를 기록했지만 7월 정점을 찍고 둔화된 것에 주목했다. 한은은 “기대인플레이션 둔화는 석유류와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데(7월 7.9%→11월 5.5%)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채 금리에 반영된 기대인플레이션 지표인 BEI(10년물)은 4분기 2.2% 등 2%대, 전문가 5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한은 “향후 물가경로 상에는 △유가 및 환율 흐름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 정도 △국내외 경기둔화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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