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나라별 물가 둔화 속도 달라…전쟁 여파로 유럽 가장 느려"
이윤화 2022. 12. 20. 10:00
한은, 12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나라별 여건 따라 물가 둔화 속도 다르게 나타나
미국과 우리나라 올 중반 이후 물가 상승률 꺾여
유럽은 전쟁·에너지 수급차질, 여전히 높은 물가
◇韓, 美 물가 올해 중반 꺾여…유럽은 연말 돼서야 하락
한국은행은 20일 발표한 ‘12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2019년부터 매년 6월과 12월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주요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모두 급격히 치솟았지만 둔화 속도엔 차이를 보였다. 미국은 올해 6월 9.1%로 1981년 11월(9.6%) 이후 4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점차 낮아져 11월(7.1%)에는 연초 수준(7.5%)을 밑돌았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7월 6.3%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11월 5.0%를 기록, 3%대 중반이던 연초에 비해선 여전히 높지만 점차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로 지역과 영국은 물가 둔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유로 지역의 경우 10월 10.6%를 나타내며 1997년 이후 가장 높았고, 영국은 10월 중 11.1%를 기록해 1981년 10월(11.2%) 이후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11월 들어선 유로 지역과 영국 물가는 10.1%, 10.7%로 소폭 꺾였지만, 연초 5%대에 비해 2배 수준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에너지, 식료품과 같은 비(非)근원품목의 물가 기여도가 올 6월 43%, 51%에서 11월 각각 27%, 36%로 크게 물가 상승률을 낮췄다. 반대로 유로 지역은 비근원품목의 물가 기여도가 같은 기간 66%에서 64%로 2%포인트 낮아지는데 그쳤다.
에너지 가격만 놓고 봐도 미국과 우리나라는 국제유가가 100달러대에서 70달러대까지 떨어지는 등의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전쟁 탓에 수급 차질이 생긴 유로 지역의 상황은 달랐다. 여기에 유로 지역의 화석에너지 자급률이 2021년 기준 천연가스 36.8%, 원유 25.3%, 석탄 57.8%에 그쳐 높지 않고,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는 작년 기준 천연가스 49%, 원유 29.6%, 석탄 48.1%로 높은 점은 물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식료품 가격은 최근 식량 가격 하락에도 그동안 오른 것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이 역시 나라별 여건은 다르다. 우리나라는 작황 개선에 채소, 과일 등을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내리며 식료품 가격 오름세가 둔화했다. 11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5.0% 올랐는데,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비 0.3% 상승해 전체 물가를 0.03%포인트 올리는데 그쳤다.
근원상품 영향도 차별화…유럽 생산 차질 여파로 내구재 오름세
근원상품이 물가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도 조금씩 달랐다. 미국의 경우 팬데믹 여파에서 벗어나 글로벌 공급 차질이 완화되자 자동차, 의류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상품 가격 오름세가 둔화했다. 하지만 유로 지역은 에너지 관련 화물 수송이 늘어난데다 라인강 수위가 낮아지는 등에 화물 수송 자체에 차질이 이어졌고, 전기료 급등에 따른 공장 가동률 저하 등으로 생산 차질이 이어지면서 내구재 가격 오름세가 이어졌다.
서비스물가 오름세는 꾸준히 확대됐단 공통점이 있지만, 원인은 나라별 차이가 있었다. 미국의 경우 주거비가 오름세를 주도한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외식물가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외식 물가가 근원 서비스물가에 포함되진 않으나 국가간 비교를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라 포함해 시산한 결과다.
소비자물가지수 내 주거비 비중은 미국이 32.7%로 가장 높고 우리나라, 유로 지역은 9.8%, 8.4%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외식물가 기여도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주요국 소비자물가는 오름세가 둔화될 것이나 둔화 속도는 에너지가격 변동, 원자재가격 상승의 이차효과, 주택시장 및 노동시장 상황, 통화긴축 정도 등에 따라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나라별 여건 따라 물가 둔화 속도 다르게 나타나
미국과 우리나라 올 중반 이후 물가 상승률 꺾여
유럽은 전쟁·에너지 수급차질, 여전히 높은 물가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통화긴축,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나라별로 둔화 속도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올해 중반 이후 오름세가 둔화된 모습이지만, 유럽에서는 에너지 수급 문제 등 영향 탓에 연말이 되어서야 소폭 둔화했다. 내년에도 주요국의 소비자물가 둔화 속도는 에너지 가격 변화, 통화긴축 정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韓, 美 물가 올해 중반 꺾여…유럽은 연말 돼서야 하락
한국은행은 20일 발표한 ‘12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2019년부터 매년 6월과 12월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주요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모두 급격히 치솟았지만 둔화 속도엔 차이를 보였다. 미국은 올해 6월 9.1%로 1981년 11월(9.6%) 이후 4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점차 낮아져 11월(7.1%)에는 연초 수준(7.5%)을 밑돌았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7월 6.3%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11월 5.0%를 기록, 3%대 중반이던 연초에 비해선 여전히 높지만 점차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로 지역과 영국은 물가 둔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유로 지역의 경우 10월 10.6%를 나타내며 1997년 이후 가장 높았고, 영국은 10월 중 11.1%를 기록해 1981년 10월(11.2%) 이후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11월 들어선 유로 지역과 영국 물가는 10.1%, 10.7%로 소폭 꺾였지만, 연초 5%대에 비해 2배 수준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에너지, 식료품과 같은 비(非)근원품목의 물가 기여도가 올 6월 43%, 51%에서 11월 각각 27%, 36%로 크게 물가 상승률을 낮췄다. 반대로 유로 지역은 비근원품목의 물가 기여도가 같은 기간 66%에서 64%로 2%포인트 낮아지는데 그쳤다.
에너지 가격만 놓고 봐도 미국과 우리나라는 국제유가가 100달러대에서 70달러대까지 떨어지는 등의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전쟁 탓에 수급 차질이 생긴 유로 지역의 상황은 달랐다. 여기에 유로 지역의 화석에너지 자급률이 2021년 기준 천연가스 36.8%, 원유 25.3%, 석탄 57.8%에 그쳐 높지 않고,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는 작년 기준 천연가스 49%, 원유 29.6%, 석탄 48.1%로 높은 점은 물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식료품 가격은 최근 식량 가격 하락에도 그동안 오른 것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이 역시 나라별 여건은 다르다. 우리나라는 작황 개선에 채소, 과일 등을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내리며 식료품 가격 오름세가 둔화했다. 11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5.0% 올랐는데,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비 0.3% 상승해 전체 물가를 0.03%포인트 올리는데 그쳤다.
근원상품 영향도 차별화…유럽 생산 차질 여파로 내구재 오름세
근원상품이 물가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도 조금씩 달랐다. 미국의 경우 팬데믹 여파에서 벗어나 글로벌 공급 차질이 완화되자 자동차, 의류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상품 가격 오름세가 둔화했다. 하지만 유로 지역은 에너지 관련 화물 수송이 늘어난데다 라인강 수위가 낮아지는 등에 화물 수송 자체에 차질이 이어졌고, 전기료 급등에 따른 공장 가동률 저하 등으로 생산 차질이 이어지면서 내구재 가격 오름세가 이어졌다.
서비스물가 오름세는 꾸준히 확대됐단 공통점이 있지만, 원인은 나라별 차이가 있었다. 미국의 경우 주거비가 오름세를 주도한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외식물가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외식 물가가 근원 서비스물가에 포함되진 않으나 국가간 비교를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라 포함해 시산한 결과다.
소비자물가지수 내 주거비 비중은 미국이 32.7%로 가장 높고 우리나라, 유로 지역은 9.8%, 8.4%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외식물가 기여도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주요국 소비자물가는 오름세가 둔화될 것이나 둔화 속도는 에너지가격 변동, 원자재가격 상승의 이차효과, 주택시장 및 노동시장 상황, 통화긴축 정도 등에 따라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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