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일자리율 1%p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0.56%p 확대"

김혜지 기자 2022. 12. 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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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노동시장 상황과 물가는 여전히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고서는 "추정을 위해 2013~2022년 상반기 중 16개 지역의 반기별 빈일자리율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이용했다"면서 "우리나라는 실업률 변동이 작아 노동시장 상황을 잘 반영하지 못할 수 있는 데다 실업률보다 빈일자리율이 필립스 곡선 추정에 적합할 수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Summers, 2022)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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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BOK 이슈노트 발간…국내 필립스 곡선 추정
"고용·임금-물가 간 관계 약화?…여전히 밀접해"
2022.10.14/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우리나라 노동시장 상황과 물가는 여전히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뜨거운 고용 상황으로 인해 빈 일자리율이 1%포인트(p)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6%p까지 확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일 공개한 'BOK 이슈노트 - 지역별 자료를 이용한 필립스 곡선의 추정'을 보면, 우리나라 필립스 곡선은 공급 충격을 통제하는 경우 기울기가 가파르게 나타났다.

필립스 곡선은 명목 임금 상승률과 실업률 사이에 상충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 곡선이다. 명목 임금 상승률을 물가 상승률로 보면,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높은 실업률을, 실업률 완화를 위해선 고물가를 감내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필립스 곡선의 가파른 기울기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경제 상황에 민감히 반응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반대로 완만한 기울기는 명목 임금 상승률과 인플레이션 간 관계 크기가 작은 상황을 뜻한다.

그런데 최근 학계에서는 필립스 곡선의 기울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완만해졌다는 논의가 펼쳐졌다. 특히 미국에서는 경제 상황과 물가 간 관계가 매우 약해졌다는 합의가 대체적으로 이뤄진 모습이다.

이에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송상윤 과장과 배기원 조사역은 우리나라의 필립스 곡선을 보다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지역별 자료를 활용해 곡선의 기울기 추정을 시도했다.

보고서는 "추정을 위해 2013~2022년 상반기 중 16개 지역의 반기별 빈일자리율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이용했다"면서 "우리나라는 실업률 변동이 작아 노동시장 상황을 잘 반영하지 못할 수 있는 데다 실업률보다 빈일자리율이 필립스 곡선 추정에 적합할 수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Summers, 2022)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보고서는 "우리나라 필립스 곡선의 기울기는 공급 충격의 통제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급 충격을 통제하지 않을 경우 필립스 곡선의 기울기는 0.01에 그쳤으나 공급 충격을 통제하면 0.56까지 상승했다.

공급 충격은 상품·서비스의 급격한 공급 증가 또는 감소에 따른 가격 변화를 가리킨다. 과거 오일 쇼크나 코로나19 당시 공급망 차질에 따른 가격 변동을 생각하면 된다.

보고서는 "이런 결과는 우리나라 노동시장 상황이 물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우리나라 필립스 곡선이 완만하다는 최근 연구 결과의 경우 추정 시 발생한 식별 문제에 크게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필립스 곡선 기울기의 결정 요인에 대한 연구는 학계와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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