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화살은 피했다…돈 맡길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김대연 2022. 12. 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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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내년 투자전략]
국내 큰손들 리스크 관리 잘하는 운용사 선호
직접 투자보다 국내외 운용사 통해 자산 관리
운용사 성과·위험관리 능력·소통능력 등 평가
"안정적인 수익률 창출할 운용사 뽑을 계획"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대부분 큰 손실 없이 불똥을 피하는 모습이다. 대다수 기관에서 실물자산을 직접 투자하기보다 국내외 전문 운용사를 통해 간접 투자를 하고 있어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고금리 속 자금시장 경색 및 미분양 등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초토화되자 운용사의 위험 관리 능력을 더욱 유심히 살펴보는 기관들이 많아졌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시장 변동성 커져 운용사 ‘리스크 관리’ 중요

15일 이데일리가 국내 연기금·공제회·중앙회 등 12곳의 기관투자가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총 12명 중 7명의 CIO가 내년에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볼 평가요인(복수응답 가능)으로 ‘리스크 관리 능력’을 꼽았다. 이외에도 △목표 수익률 달성(4명) △과거 운용실적(2명) △창의적인 투자전략 제시(1명) △적극적인 투자자산 발굴(1명) △원활한 소통 능력(1명) △시장동향 정보 제공(1명) △선량한 관리자 역할(1명) 등의 의견이 나왔다.

한 연기금 CIO는 “현재 실물자산 중 부동산 PF 관련 ‘하이 리스크(high risk), 하이 리턴(high return)’ 투자 사업은 없다”면서도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는 과거의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성과를 관리했고, 부진한 투자 건들을 어떤 방식으로 타개했는지 중점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운용사들의 성과도 엇갈렸다. 지난해 대부분 운용사가 주식시장 호조에 힘입어 수혜를 누렸지만, 올해는 실적 악화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특히 지난해보다 출자규모를 줄인 기관투자가들은 그동안 우수한 성과를 거둔 대형 운용사들에만 투자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극심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한 공제회 CIO는 “금융위기 이후 작년까지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쉽게 성과를 내는 시기라 운용사 역량에 따른 성과 차별화가 미진했다”며 “내년은 위기가 심화하면서 운용사 역량에 따른 성과 차이가 클 것으로 예상해 과거 위기를 직면했을 때 위험관리 능력과 성과를 가장 중요하게 평가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다른 공제회 CIO도 “변동성이 증가한 시장 상황에서 운용성과 및 과거 위기 상황에서의 운용 실적과 안정성 등을 바탕으로 우량 운용사를 선별할 계획”이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등 시장 추세를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강소 운용사도 꾸준히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후적인 자산관리 및 모니터링 충실할 것”

국내 대부분 기관투자가는 위탁운용사를 통해 일차적으로 실물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큰손들이 간접투자 방식을 선호한다고 해서 무조건 이들 운용사에만 투자자산 관리를 100% 의존할 수 없는 노릇이다. 현재 모든 기관투자가가 자체적인 리스크 점검 시스템을 마련해 실물자산에 대한 정기적인 사후관리를 하고 있는 이유다.

또한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대두하면서 과거 특정 PF 사업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방식에서 이제는 인허가가 완료된 사업에 소규모로 안전하게 투자하는 방식으로 변경한 일부 공제회들도 있었다.

한 공제회 CIO는 “부동산 PF는 약 300~500억원 수준에서 튼튼한 시공사 위주로 투자해 안전성을 제고한다”며 “오피스나 물류센터 등 투자는 우량기업이 임차하는 곳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CIO들은 앞으로도 PF 대출 투자는 ‘안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신중하게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공제회 CIO는 “PF 대출 투자는 우량 건설사의 사업성이 높은 선순위 대출 위주로 검토 및 투자해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며 “운용사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밀착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위탁운용사를 뽑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운용성과와 투자전략”이라며 “절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전략을 적시에 제시할 수 있는 운용사를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한 기관투자가 CIO 역시 “유동성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체계적인 자금조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간접펀드 운용사와 밀접한 소통채널을 구축해 적극적으로 시장 상황 및 자산상황 모니터링을 병행하는 등 투자집행뿐만 아니라 자산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연 (bigkit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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