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밟고 지나가 숨지게 한 버스 기사, 항소심서 감형

기사내용 요약
우회전하다 정류장 앞 도로에 쓰러진 취객 역과
1심, 전방주시 제대로 안했다며 금고 8개월
항소심, '밤이고 비 와'…금고 8개월 집행유예 2년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야간 시간대에 도로에 쓰러진 취객을 밟고 지나가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50대 버스 기사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20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나경선)는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A(57)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금고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7월 1일 오후 8시께 대전 동구의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약 시속 10㎞로 우회전하다 술에 취해 정류장 앞 도로에 쓰러져 있던 피해자 B(67)씨를 밟고 지나간 혐의다.

B씨는 구급차로 이송 중 뇌 손상 등으로 숨졌다.

A씨 측은 1심 재판 당시 차량 통행이 빈번한 도로에 사람이 누워있다고 예상하기 어렵고 당시 어두운 밤이었으며 비가 내리고 있어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역과한 사실이 B씨의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버스 운전석 앞 유리를 통해 사고 지점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이 보이는 등 전방을 제대로 주시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금고 8개월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와 검찰은 모두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전방을 제대로 주시하면서 운행했더라면 피해자를 발견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사고 발생 시 피해자가 혈중알코올농도 0.367%의 음주 상태에서 차도에 쓰러져있던 사정이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야간이었으며 비가 오고 있어 피고인이 피해자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1심 판단이 무거워 부당하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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