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여준 "2022 스타는 한동훈, 정치는 발도 들여놓지 말길"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2. 12. 2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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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지율 40% 넘었지만…아직도 낙제점
인사에 예민한 민심…올해 아쉬운 건 '인사'
청와대 이전 잘했지만…방법과 과정은 잘못
한동훈에게 보내는 충고? 정치하지 말 것
민주당, 이재명 대표 비리 나오면 분리해야
국민의힘 당원 100% 투표, 원칙적으로 맞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여준 (전 장관)

어느덧 올해가 열흘 남았습니다. 올해를 잘 보내야 또 내년도 힘차게 맞이할 수 있겠죠. 이제 뉴스쇼에서도 한 해를 정리하는 인터뷰들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 인터뷰의 주인공은 진영을 넘나들면서 보수든 진보든 할 말은 해온 분 윤여준 전 장관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인사 나눠보죠. 어서 오십시오.

◆ 윤여준> 안녕하세요.


◇ 김현정> 대선 직전 2월 말쯤에 뉴스쇼 출연하셨더라고요. 장관님.

◆ 윤여준> 그런가요? 오래됐네요.

◇ 김현정> 그런데 벌써 12월.

◆ 윤여준> 그러네요. 세월이 참 빠르죠.

◇ 김현정> 제가 그 얘기하려고 했습니다. 왜 이렇게 빠른 겁니까?

◆ 윤여준> 글쎄요, 세월이 가는 속도는 늘 일정하다는데.

◇ 김현정> 정말 빠르네요. 아니, 장관님 개인적으로 올 한 해를 좀 돌아보자면 어떠셨어요.

◆ 윤여준> 저야 특별히 의미가 있는 일이 있을 것도 없고 조용한 은퇴한 삶을 즐기고 있으니까 오늘이 어제 같고 또 내일이 오늘 같겠죠.

◇ 김현정> 장관님 개인적으로는 크게 별다를 거 없는 한 해였다 말씀하셨는데 국가적으로는 변화가 많았습니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대통령이 바뀌었고요.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는데 지난 윤석열 정권 8개월을 구체적으로 평가해 주신다면, 우선 점수는 몇 점 주시겠습니까?

◆ 윤여준> 아니, 점수는 굳이 제가 줄 필요가 없잖아요. 지금 국민적 지지를 보면 그게 점수 아닌가요? 오늘 어디 여론조사를 봤더니 40%를 넘어섰다고 굉장히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지금까지 내내 그냥 30%에도 못 미치다가 근래 40%을 넘어섰는데.

◇ 김현정> 맞습니다.

◆ 윤여준> 그런 전례가 없을 거예요. 아마 취임 초에 그렇게 낮은 지지도를 보여준 대통령이. 그게 국민이 매긴 점수 아니겠어요?

◇ 김현정> 30점 내내 받다가 40점 살짝 넘어선.

◆ 윤여준> 아직도 낙제점인 거죠, 그러니까.

◇ 김현정> 후하게 주기가 어렵다는.

◆ 윤여준> 그러니까 낙제를 했으면 59점을 받으나 49점을 받으나 마찬가지 아니에요?

◇ 김현정> 그렇습니까. 그러면 올 한 해를 좀 장면으로 따져본다면 그 낙제점을 받게 된 제일 큰 과오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 윤여준> 민심이 많이 떠난 요인 중에 하나는 역시 인사 문제 아니었나 싶어요. 인사라는 게 참 쉽지 않은 거죠. 제가 과거에 청와대 근무를 오래 했잖아요. 제 과거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하여간 국민들은 깜짝 놀랄 만큼 인사에 예민해요.

◇ 김현정> 그렇습니까?

◆ 윤여준> 정말입니다. 장관 한 사람을 잘 쓰느냐 잘못 쓰느냐에 따라서 민심이 흩어지고 모이고 그래요. 제가 그걸 여러 번 겪으면서, 아니 이렇게까지 예민하냐 하는 얘기를 제 스스로 여러 번 한 일이 있어요.

◇ 김현정> 아니, 장관으로 누가 들어온다고 해서 그 부서가 완전히 확 뒤집어 바뀌고 그런 게 아닌데도.

◆ 윤여준> 그것도 아닌데 국민이 볼 때 좋은 사람을 썼다는 평가, 그렇지 않다는 거하고는 그렇게 달라지더라고요. 깜짝 놀랄 만큼 예민해요.

◇ 김현정> 그런데 그 인사에 있어서 초반부터 너무 점수를 깎였다.

◆ 윤여준> 그렇다고 보는 거죠.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김현정> 그럼 논란 속에서도 이건 좀 잘했다 싶은 걸 찾자면 뭘 찾으시겠습니까?

◆ 윤여준> 글쎄요, 저는 청와대를 나오기로 마음먹은 건 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다만 그 방법과 과정이 잘못된 거죠. 1년 후에 옮기겠습니다. 예를 들면. 1년 안에 준비를 해야죠. 국방부도 옮겨야 되고 그런데 아니, 이렇게 국가 안보가 중요한 나라의 대통령이 된 분이 국방부하고 합참을 쳐들어가듯이 들어가서 청사 내놔라 하는 법이 어디 있어요.

◇ 김현정> 칭찬처럼 시작했는데 또 이것도.

◆ 윤여준> 뭐 그거는 문제지만 청와대를 나오겠다고 마음먹은 거는 저는 잘했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오늘 연말 결산하는 자리 아니겠습니까? 연말 시상식 같은 거 보면 장관님, 한 해를 총 정리하면서 가장 핫한 인물을 뽑아요. 우리 정치권에서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가장 스타가 됐던, 핫 했던 사람을 꼽자면?

◆ 윤여준> 언론의 반응으로 볼 때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아닌가요?

◇ 김현정> 1등은 한동훈.

◆ 윤여준> 네, 과거에 법무부 장관이 그런 예도 없었고 또 다른 각료도 그런 예가 별로 없어서 그렇기도 했지만 저는 한동훈 장관의 뭐라 그럴까요. 그 간결하고 명료한 자기 논리, 자기 생각이 있더라고요. 분명한. 자기 생각을 간명한 논리화하는 능력도 있어요. 전달력이 좋죠. 그러니까.

◇ 김현정> 전달해내는 능력.

◆ 윤여준> 좋잖아요. 짧고 임팩트가, 효과가 있잖아요.

◇ 김현정> 아니, 당대표설까지 잠깐 나왔다가.

◆ 윤여준> 저는 그건 아니라고 보고요. 본인이 그런 말에 일종의 유혹일 수 있는데 그런 데 흔들려서는 안 돼요. 재목이라는 건 적재적소가 있는 것이지 논리가 명쾌하다고 정당 대표가 되는 건 아니에요.

◇ 김현정>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 윤여준> 경험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고 다른 여러 가지가 필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검사로서 법을 집행하는 사람으로서 명쾌한 것만 가지고 민주정당의 대표가 되는 것은 또 다른 자질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는 건 저는 반대고요.

◇ 김현정> 정치는 할 것 같습니까?

◆ 윤여준> 저는 정치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 김현정> 아니, 그렇게 명료하게 자기 뜻 전달 잘 한다고 하시면서.

◆ 윤여준> 그런 자리에 있는 건 좋아요. 그러니까 정치할 생각은 하지 말라는 거예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김현정> 아니, 그럼 총선도 말리실 거예요?

◆ 윤여준> 국회의원 하겠다는 것까지 굳이 말리고 싶은 생각은 없으나 그 사람이 국회의원 가면 거기서 그치겠어요? 주변에서라도 또 그렇게 그치지 않게끔 상황을 만드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그러니까 아예 그러느니 정치에 발들을 놓지 않는 게 좋다. 적재적소라고 보면 정치할 사람은 아니라고 보고 그러니까 괜히 좋은 인물 하나를 다른 쪽으로 갔으면 크게 성장하고 나라에도 기여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정치권에 들어와서 망가지는 거, 저는 하지 말자는 거죠.

◇ 김현정> 그런 의미에서.

◆ 윤여준> 소질이 있어 보이면 얼마든지 하라고 제가 권하겠지만 제가 볼 적에는 정치에 소질이 있어 보이지 않고.

◇ 김현정> 그렇습니까? 아니 왜, 다들 정치의 소질이 있어 보인다. 보수 진영에서는.

◆ 윤여준> 법을 하는 양반들은 가능한 한 정치하면 안 돼요.

◇ 김현정> 윤석열 대통령도 있는데.

◆ 윤여준> 그러니까 그가 경력으로 보면 적임이 아닌 거예요. 제가 이회창 총재를 몇 년 동안 모신 일 있잖아요. 그때 누가 봐도 대통령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그 시기에 모셨는데 제가 여러 번, 역시 법을 전공하고 평생 법을 집행하는 일에만 계신 분들은 이거 하면 안 된다. 그런 생각을 여러 번 했었어요.

◇ 김현정> 이회창 총재는 판사 출신이시잖아요. 왜 어떤 부분일까요. 조금만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윤여준> 제가 이 총재께 한번 여쭤본 일이 있습니다. 총재님 법이라는 게 뭡니까? 상식과 순리다. 아주 똑떨어진 대답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안 된다고요. 상식과 순리로 행동을 안 하게 되는 거예요. 말은 그런데.

◇ 김현정> 상식과 순리대로 안 하면서 또 다른 사람 재단할 때는 상식과 순리로.

◆ 윤여준>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평생을 그런 일에 종사하던 분이기 때문에 길러졌을 거 아니에요. 천성이. 그러니까 이게 정치라는 건 재판하는 거 아니라서 제가 이렇게 말씀드렸거든요. 총장님, 유죄도 무죄도 아닌 경우가 많고 그랬더니 이 사람아, 유죄면 유죄고 무죄면 무죄지 이것저것도 아닌 게 어디 있어? 재판이 안 열리는데요.

◇ 김현정> 제가 윤여준 장관님 말씀 100% 이해는 못 하겠습니다만 어떤 맥락인지 알 것 같아요. 정치의 영역과 법의 영역, 검사의 영역, 판사의 영역은 다 다르다라는 그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알겠습니다. 이야기를 조금 좀 진전시켜보죠. 정치권 평가로 좀 가보죠. 원래 여야가 대립하고 견제하고 이러는 게 정치인 줄은 압니다만 어쩌면 요즘은 그렇게 이토록 사사건건 다 부딪히나 과거에도 이런 정도로 부딪힐 때가 있었나, 저는 그런 생각이 들던데.

◆ 윤여준> 왜 우리나라 여야 관계를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표시하잖아요. 항상 싸웠죠.

◇ 김현정> 싸웠죠.

◆ 윤여준> 그러면서도 항상 양당의 권력을 나눠 갖기 위해서 다른 당은 또 못 들어오게 하고 다른 세력은. 그래서 항상 적대적 공생관계를 편하게 유지해 온 거죠. 그런데 다만 요즘에는 이게 싸움이 격렬해진 거죠. 전보다. 왜 그러냐? 그런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지켜야 되니까 그것도 뭐 때문에 지키느냐. 옛날처럼 무슨 민주화 운동 했다고 그러는 게 아니라 개인 비리 아니에요. 혐의 사실이. 그걸 거대한 원내 제1당이라는 거대한 정당이 그 대표의 개인 비리를 지키려다 보니까 뭐라 그럴까요. 국민들이 볼 때 아주 떳떳하지 못한 짓을 자꾸 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그런 거예요.

국민의힘 의원들이 11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 강행 처리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가운데 본회의 표결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 김현정> 원래도 싸우고 지지고 볶고 여야가 그러긴 했지만 왜 유독 요즘 그러느냐 근본적으로 따지면.

◆ 윤여준> 싸움의 성격이나 뭐라고 그래야 하나요. 양상이 아주 저질스러워진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그렇더라도 대통령이 관저에도 좀 부르고 자꾸 협치하려고 노력해라.

◆ 윤여준> 그거는 그렇습니다. 저는 그런 주장을 전에도 했는데 아무리 검찰에 있던 사람으로서 혐의가 나름대로 똑떨어진 증거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상대하기 싫다. 또 그런 사람을 내가 상대하는 거는 괜히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니까 나쁜 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런 거 아니거든요. 대통령은 야당 대표로 선출됐을 때 바로 저는 만났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부탁하는 거예요. 다수당 대표니까 나라는 형편이 어렵고 상황이 안 좋으니 전폭적으로 좀 도와줘서 잘 좀 해나가자라고 하는 게 뭐가 나빠요. 그렇다고 검찰이 수사를 안 해요? 그럼 진짜 그런 검찰을 하면 안 되죠.

◇ 김현정> 왜 이렇게 안 풀리느냐. 우선은 이재명 당대표 방어, 여기에 민주당이 너무 치중하는 거 하나 또 대통령도 협치에 손을 내밀지 않는 거 하나 이게 복합적으로 있다고 보시는. 얘기가 나온 김에 민주당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가 보죠. 겉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단일대오입니다. 흔들림이 없어 보이고 다만 간간히 분리 대응을 주문하는 소리가 나오는 정도, 그 정도인데 이 단일대오가 계속 유지가 될 것이냐 아니면 분열로 갈 것이냐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윤여준> 글쎄요, 저는 아직은 측근들만 구속이 돼 있지 이재명 대표 자신에 대한 비리는 나온 게 없어요.

◇ 김현정> 김용, 정진상까지 갔죠.

◆ 윤여준> 까지만 간 거잖아요. 그게 나왔을 때는 저는 달라질 수 있다고 보는 거죠. 지금 단계에서는 그게 안 나왔는데 지레 그럴 필요는 없을 거 아니에요.

◇ 김현정> 그 허들을 넘는 순간 그때가 그러면.

◆ 윤여준> 그건 분리돼야 하고요. 아니, 이재명 대표가 아무리 소중한 정치적 자산이라 할지라도 이재명 대표가 당 자체는 아니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윤여준> 당이 원내 다수 의석을 가진 당이 국정에 대한 책임이 있는데.

◇ 김현정> 아니, 혐의가 나온다고 해도 그것도 탄압이다. 보복이다. 조작이다. 이럴 가능성은 없어요?

◆ 윤여준> 그런 건 요즘 세상에 안 먹힐 겁니다. 국민한테. 전에 민주화 투쟁할 적에는 그런 게 먹혔지만 지금은 저는 그건 안 먹힐 거라고 보고요. 터무니없는 걸 지금 검찰이 만들어서 국민한테 내놓는다, 저는 그거는 아닐 거라고 보는 거죠.

◇ 김현정> 김경수 전 지사가 사면이 되느냐 안 되느냐, 복권이 되느냐 안 되느냐 떠들썩했어요. 그런데 왜 김경수 전 지사한테 다들 그렇게 관심을 가졌냐 하면 이 인물이 나오면 또 당에 포스트 이재명, 친문, 친노의 구심점이 될 거다, 이런 얘기들을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된 건데 가능성이 있다고 보세요?

◆ 윤여준> 저도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는 아니라도 조금은 김경수 전 지사를 알아요. 얘기도 장시간 같이 해본 일이 있고 저도 굉장히 좋은 인상을 받았어요. 그때. 굉장히 온건 합리적이다. 그런 인상을 받아서 잘 성장하면 좋은 인물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던 사람인데 인재가 드무니까 그런 정치인이 그런 상처를 입었지만 성장을 잘하면 저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런데 그게 꼭 이번에 사면을 해야만 되는 건 아니잖아요. 본인도 안 받겠다면서요.

◇ 김현정> 안 받겠다고. 그런데 복권까지 해준다고 했으면 상황이 달라졌을지 모르겠어요. 왜 굳이 사면복권에서 복권은 뺐을까요.

◆ 윤여준> 말하자면 뭐라고 그래야 하나요. 이왕 뭘 베풀려면 확실하게 베풀지 뭘 이만큼은 하고 이만큼은 안 되고, 나라도 안 받겠다고 그랬어요.

◇ 김현정> 윤여준 장관님 같아도 안 받겠다고.

◆ 윤여준> 그렇지 않겠어요. 5년 남은 것도 아니고 5개월 남았다는데.

◇ 김현정> 5개월 남았다고 해요. 만기 출소.

◆ 윤여준> 그러니까 그게 정말로 그렇게 진지하게 그렇게 검토했는지까지는 모르겠고 알려진 것이 그러니까 진실 여부는 모르는 거잖아요. 진실로 권력의 상층부에서 그런 식의 잔머리를 굴렸다면 그건 정말 점잖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국민의힘으로 좀 가볼게요. 국민의 힘이 상당히 뜨거워요, 지금. 전당대회 룰을 당원 투표 100%로 바꾼다고 어제 비대위가 의결을 했습니다. 7 대 3을 9 대 1로 바꾸느냐 마느냐 이러다가 갑자기 10 대 0. 당심 100%.

◆ 윤여준> 9 대 1로 할 바에야 안 하는 게 낫지.

◇ 김현정> 그럼 7 대 3을 10 대 0으로 100%로 바꾸는 건 동의세요?

◆ 윤여준> 정당의 대표를 뽑는데 사실 원론적으로라면 국민한테 물어보는 것조차가 이상한 거 아니에요. 원래는 그런 거죠. 저는 생각이 그래요.

◇ 김현정> 그렇게 보세요? 그런데 민심하고 당심이 가끔 분리될 때가 있으니까 꼭 이 당만 아니라 다른 당도 분리될 때가 있으니까 민심을 넣자.

◆ 윤여준> 그럼 지금까지 30% 넣어서 그러면 그 당이 민심을 따라갔습니까?

◇ 김현정> 민주당 말씀하시는 거예요?

◆ 윤여준> 어느 당이든. 그러니까 형식 논리를 보면 그래서 만든 건데 100만 당원쯤 됐으면 이제는 당 대표를 뽑는 것은 국민이 투표하는 사람 후보를 뽑는 게 아니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대선 후보가 아니죠.

◆ 윤여준> 당대표니까 그건 당원만을 가지고 투표하는 게 원칙적으로 옳은 거 아니냐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출마가 유력시되는 유승민 전 의원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지금 축구 한참 하고 있는데 골대를 바꾸는 것이다. 즉 시기의 문제, 이런 것들, 나 하나 죽이자고 지금 18년 동안 해오던 룰을 바꾸느냐, 막 이렇게 지금 반발하는데요.

유승민 전 의원. 연합뉴스

◆ 윤여준> 유승민 의원 입장에서는 그렇게 주장하겠죠. 그런데 100만 정도 되면 저는 유승민 의원도 꼭 100만 당원을 당세로 투표하는데 제가 일방적으로 분리할 거라고 생각 안 해요.

◇ 김현정> 그렇게 보세요.

◆ 윤여준> 그럼요. 아니 그 100만이라는 게 작은 수가 아니죠.

◇ 김현정> 많죠.

◆ 윤여준> 조직으로 동원 못합니다. 그 정도는.

◇ 김현정> 그러니까 오히려 민심을 어느 정도 넣어서 역선택 혼란이 있고 시비 있고 이러느니 그냥 100만 정도 되는 당원이면 당심만으로 가는 것도 문제 없겠다. 유승민 전 의원에도 크게 불리하지 않겠다. 안철수 의원도 불리하지 않을까요. 안철수 의원은 이 당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뿌리를 아직 다 못 내린 상태 아닌가요?

◆ 윤여준> 그 양반은 언제 뿌리 내린 일 있어요?

◇ 김현정> 어떻게 독설을 또.

◆ 윤여준> 왜 독설입니까? 객관적인 사실을 말씀드리는 건데.

◇ 김현정> 어디 가서 뿌리 내린 적 있냐고요?

◆ 윤여준> 없잖아요. 그 양반이 정치 시작한 지가 얼마나 됐습니까? 그동안 당을 몇 개 만들었다 하는데요.

◇ 김현정> 한 10년 되셨죠. 그분이.

◆ 윤여준> 10년 사이 당 만들었다. 그런 걸 따져보세요. 어디 가서 뿌리를 내린 일이 있냐고요. 대담한 거잖아요. 그러니까. 뿌리 없이 도전한다는 게 얼마나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까?

◇ 김현정> 지금 칭찬을 하시는 건지 그 반대인지 제가 헷갈리네요. 알겠습니다. 윤여준 전 장관과 함께 숨차게 정말 올 한 해를 한번 쭉 들여다봤는데 마지막은 윤 정부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란다. 내년엔 이랬으면 하는 바람을 알려주시죠.


◆ 윤여준> 그 평생을 검사로만 보내던 양반이 그런 분이 대통령이 돼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을 겁니다. 아마 안 봐도 압니다. 그런데 6개월이 지나서 내년에 들어가면 그런 것이 변명이 안 됩니다. 이게. 그러니까 지금부터는 정말 국정을 잘 이끌어가야 되는데 이게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닌데 더군다나 내년 상황은 지금 모든 분들이 예측하기를 국가 안보적인 측면에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어려울 거라는 거 아니에요. 그럼 어떻게 보면 상황이 어려워지면 국정 경험이 부족한 대통령이 유리할 수도 있어요. 왜냐면 국민들이 감안해 주니까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또 모르기 때문에 실수해서 불리할 수도 있는 것이고 본인 하기에 달렸습니다. 그러니까 제발 좋은 인재를 찾아서 그러니까 좋은 인재라고 평가받는 사람들은 공직에 안 올 겁니다. 지금 6개월간 하는 거 봤잖아요. 거기 안 가려고 그럴 겁니다. 저부터도 안 가려고 그럴 테니까. 그러니까 꼭 무슨 장관 자리, 무슨 청와대 수석 자리를 안 주더라도 그런 양반들을 좀 찾아서 계속 평상시에 비공개적으로 자문을 들으라는 거예요.

◇ 김현정> 자문, 조언을 구해라.

◆ 윤여준> 그럼요. 그러면 그분들도 부담 없이 자문해 줄 거 아니에요. 경험이 많은 분들이 있어요. 여러 분야에 좋은 분들이 있습니다. 인재가. 그러니까 그분들은 나서는 거를 꺼릴 테니까 비공식적으로 만나서 자문을 끊임없이 들으면 되잖아요. 그렇게 안 하면 내년은 정말 헤쳐가기 쉽지 않을 겁니다.

◇ 김현정> 귀를 열고 들어라는 이야기를 새해 당부, 덕담, 희망으로 내놓으셨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좋은 말씀이셨고요. 장관님 건강하시고요.

◆ 윤여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종종 나오셔서요, 이렇게 공개적으로 자문해 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윤여준> 공개적으로 자주 얘기할 만큼 식견 있는 사람도 아니고요. 사실 이렇게 오래간만에 나오는 것도 조마조마해요.

◇ 김현정> 조마조마. 장관님, 오늘 말씀 대단히 고맙습니다.

◆ 윤여준> 감사합니다.

◇ 김현정> 윤여준 전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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