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안철수 공개 저격…“‘책임당원 80만명’ 공당 대표를 ‘골목대장’ 폄하”

안철수 의원, 전날 라디오 인터뷰서, 전당대회 룰 ‘100% 당심’ 변경 공개 비판
“총선 승리에 도움 되지 않을 같아서 우려에 말씀을 드리는 것”
“우리 당이 좀 더 국민과 당원 앞에 당당하게 나섰으면”
김기현 직격 “당의 주인은 본디 당원…당연한 상식을 굳이 논쟁 삼는 분들이 있어 놀라울 따름”

안철수(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김기현 의원실 제공>

안철수(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김기현 의원실 제공, 연합뉴스>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전당대회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을 겨냥해 "책임당원 80만명에 달하는 공당의 당 대표를 골목대장이라고 폄하하고, 80만명이나 되는 정당을 친목회라고 칭하며 신뢰하지 못 하겠다면서도, 그 당의 대표는 한 번 해보겠다고 하면, 이것은 누가 봐도 안타까운, 심각한 인지부조화 아닐까"라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20일 '당원은 못 믿지만 당 대표는 되겠다는 무모함에 대하여'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당의 주인은 본디 당원이다. 당연한 상식을 굳이 논쟁 삼는 분들이 있어 놀라울 따름"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저는 당 지도부의 내부 분열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파국을 맞아야만 했던 고난의 시기에도 당을 지키며 대선, 총선 승리를 이끌어 낸 자랑스러운 책임당원들의 충정을 절대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런 보상도 없이 풍찬노숙을 마다않고 먼지 뒤집어쓰며 불온한 세월에 맞서 함께 싸워 오신 당원동지들의 그 거친 세월을 잊을 수 없다"며 "우리 가족 같은 당원들이 그 누구보다 자랑스럽다"고 당원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그러면서 "파산의 위기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며 당의 재건을 위해 싸워온 우리 당원들의 노고, 그 깊은 정통성의 뿌리를 저는 끝까지 지켜나가겠다"면서 "언제나 변함없이 함께 가겠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안철수 의원은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와의 인터뷰에서 "골목대장을 뽑느냐"면서 당원 투표 100% 전당대회 룰 변경 방침을 비판했다.

안 의원은 "당대표 뽑는 게 골목대장이나 친목회장을 뽑는 것은 아니지 않나. 국민 앞에서 정정당당한 모습을 보여야 총선에 도움이 된다"며 일반국민 투표를 배제하는 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총선 승리에 도움 되지 않을 같아서 우려에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우리 당이 좀 더 국민과 당원 앞에 당당하게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야말로 대통령과 손발을 잘 맞춰서 총선에 승리하자는 중책을 맡은 당대표 선거"라며 당대표 선거 자체가 2024년 총선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그것(당원-일반국민 7대3 비율)을 18년간 유지한 이유가 다 있다. 자칫 국민 여론이 악화하고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정정당당하게 대결하면 당원, 지지자, 국민이 누가 총선 승리를 통해 대통령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안 의원은 당권주자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자신을 배제하기 위해 전대 룰을 개정하는 것이라는 주장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번 경기도지사 경선을 보셨겠지만, 그때는 50 대 50 룰이었다. 당시 민심이 그런데도 패배하셨기 때문에 현행 70 대 30을 유지해도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