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 서양 넘나드는 독자적 화풍… 김병종의 40여년 ‘붓길’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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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인천아시아아트쇼'에서 최고가 작품은 3억 원에 팔린 김병종 작가의 '생명의 노래- 화록산수'였다.
아트페어 최고가는 명예로운 일이지만, 일각에선 그의 작품이 저평가됐다고 말한다.
그가 중년 이후 천착한 '생명' 연작은 보는 이에게 마음을 치유하는 기운을 준다.
한편, 김 작가는 최근 그림 산문집 '칠집 김씨 사람을 그리다'(너와숲·오른쪽)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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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백 교수, 60개 작품 해설집
김병종 작가는 그림산문집 출간
지난달 열린 ‘인천아시아아트쇼’에서 최고가 작품은 3억 원에 팔린 김병종 작가의 ‘생명의 노래- 화록산수’였다. 아트페어 최고가는 명예로운 일이지만, 일각에선 그의 작품이 저평가됐다고 말한다.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어 우리 그림의 세계화에 앞장서 온 미술사적 가치가 더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대표적 미술사학자인 전영백 홍익대 교수가 펴낸 책 ‘붓은 잠들지 않는다’(너와숲·왼쪽 사진)는 김 작가의 미술 세계를 다루고 있다. 김 작가가 지난 40여 년 동안 세상에 내보낸 작품 중 60점을 골라 보여주며 깊고 넓게 해설했다.
전 교수는 김 작가의 화업(畵業)을 관통하는 특징으로 ‘마티에르(matie’re)’를 들었다. 토담이나 장판 같은 우리네 정서가 묻어나는 질감으로 그림판을 만든다는 것이다. 새로운 재료를 끊임없이 실험하며, 그 결실로 고구려 벽화에서 보이는 생명력과 조선 문인화의 여유, 분청사기의 색감, 민화의 해학 등을 아우른 자신만의 한국화를 일궈왔다.
전 교수에 따르면, 김 작가는 김용준, 장우성, 서세옥으로 이어지는 서울대 동양화과의 맥을 이으면서도 독자 화풍을 구현했다. 어린아이가 뛰노는 것처럼 자유스러운 필치는 경계 없는 세상을 꿈꾼다. 그러한 자유 지향은 역사와 시대에 대한 실존적 고민의 해법이기도 했다.
그가 중년 이후 천착한 ‘생명’ 연작은 보는 이에게 마음을 치유하는 기운을 준다. 삼라만물의 생명력을 성찰하고 삶의 온기를 느끼게 한다. 전 교수는 이를 ‘자연적 서정주의’라고 했다.
김 작가는 스스로 “인생의 저녁에 이르렀다”고 했으나 더 활발한 필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길이 55m, 폭 90㎝의 대작 ‘바람이 임의로 불매-송화분분’을 완성한 것이 그 보기다. 색상의 표현에서는 ‘심채(心彩)’를 시도하고 있다. 눈이 아닌 마음에서 보이는 색을 표현한다. 그래서 자연 속 대나무 숲을 그릴 때, 나날이 다른 빛으로 드러난다. 전 교수는 김 작가의 호인 단아(旦兒), 즉 ‘새벽 아이’가 심채를 통해 앞으로 계속 새로운 세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김 작가는 최근 그림 산문집 ‘칠집 김씨 사람을 그리다’(너와숲·오른쪽)를 펴냈다. 세상 풍경 뒤에 혹은 옆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웃음과 눈물로 버무려 전한다. 그림과 글, 양 날개를 차고 오르는 ‘비익조(比翼鳥)’답게 산문의 탁월한 경지를 보여준다.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성찰의 울림이 커서 피천득 에세이를 떠올리게 한다. 서울대 미대 학장을 지낸 그가 평생 가르치는 일에 봉직하면서도 세상에서 만난 모든 사람에게서 삶을 배우는 자세로 일관해왔음을 알 수 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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