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열고 나온 ‘오타쿠 게임’

조진호 기자 2022. 12. 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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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처 장르, 게임시장 주류로 성장
올해 게임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서브컬처 장르’의 부상이다. ‘블루 아카이브’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승리의 여신: 니케’ 등 국산 게임은 물론 중국게임 ‘원신’까지 여러 게임들이 폭넓은 유저층 확보뿐 아니라 수익성까지 챙기며 흥행 장르로 부상했다. 다음달 출시되는 ‘에버소울’을 필두로 내년에는 서브컬처 열풍이 더욱 거세질 전망. ‘서브컬처’라는 이름과 달리 시장의 주류 장르로 입지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 오다쿠 게임에서 주류로


서브컬처는 음악· 문학·미술·영화 등의 주류 문화와 달리 만화·애니메이션 같은 오락성 짙은 문화를 말한다. 그중에서 서브컬처 게임은 애니메이션 풍 그래픽과 미소녀 캐릭터를 부각하는 것이 특징.

이같은 특성 탓에 불과 몇 년 전만해도 국내에서는 일부 마니아 층이 즐기는 일명 ‘오다쿠 게임’으로도 불렸다. 특히 일부 게임에서 ‘지나치게 부각’(?)되는 미소녀 캐릭터에 거부감과 함께 몇해 전만해도 다소 질이 낮았던 중국산 게임이 주로 들어왔던 터라 국내에서는 좀처럼 흥행하기 힘든 장르로 여겨졌다.

실제로 2017년 중국 게임전시회 ‘차이나조이’ 현장에서 당시 모바일 게임사업에 막 진출한 카카오의 게임 부문을 총괄하던 남궁훈 부사장이 “한중일 3국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모바일게임 장르는 서브컬처”라는 분석을 내놓았을때는 게임전문 취재진조차 반산반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던 것이 최근 수년사이 ‘소녀전선’ ‘원신’ 등 완성도 높은 중국산 게임이 출시되고, 국내 업체들도 흥행작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 지스타 등 현장서 위상 실감


국내에서 서브컬처 게임의 열기를 실감케 한 무대는 지난 11월 열린 ‘지스타 2022’ 현장이다. 당시 ‘원신’과 ‘붕괴: 스타레일’ ‘승리의 여신: 니케’ 등 서브컬처 게임을 앞세운 B2C 전시관은 연일 수많은 팬들을 길게 줄 세우며 지스타의 흥행에 한몫을 단단히 했다.





또 최근 경기 일산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애니메이션X게임축제 ‘AGF 2022’ 역시 서브컬처 게임에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양일간 입장객 4만7774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성공을 거뒀다.

서브컬처 게임의 부상은 동아시아만의 현상은 아니다. 최근 열린 게임계 아카데미상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원신’이 100% 이용자 투표로 선정되는 인기상을 수상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주력이 마니아층인 만큼 이용자들이 게임을 대하는 방식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청불’ 등급판정에 ‘블루 아카이브’ 이용자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거나, 일본 유저들에 비해 차별대우를 받았다며 ‘우마무스매’ 이용자들이 집단 실력행사 나섰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적극적인 이용자들의 게임을 대하는 방식은 게임사들의 서비스 정책까지 바꿔놓고 있다.

■ 높은 수익성에 업계도 주목


뭐니뭐니해도 마니아들의 충성도에 기반한 높은 수익성은 게임사들이 서브컬처 게임을 주목하게 하는 이유다.

지난 6월 출시후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기록한 ‘우마무스메’의 경우 한때 일 매출 150억원을 상회하기도 했으며, 유저들과의 분쟁을 끝낸 후 19일 현재 매출 7위에 재진입하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는 국내 구글 매출 1위를 기록하고 글로벌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시장 조사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니케’는 출시 한달만에 글로벌 매출 1억 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루 아카이브’ 카페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


‘지스타 2022’ B2C 전시장 ‘니케’ 부스를 찾은 팬들.


또 지난 7일 한국에 출시된 중국 즈룽게임의 ‘아르케랜드’는 구글플레이 매출 5위를 기록 중이다.

서브컬처 게임은 마니아 이용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게임뿐 아니라,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IP 사업도 인기를 끈다.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의 경우 케이블 애니메이션 채널 ‘애니플러스’와의 협업을 통해 11월 10일부터 서울 합정과 부산 서면에 컬래버 카페를 운영 중이다. 두 카페는 오픈 첫날에만 1900명 이상의 팬들이 방문했으며, 일부 굿즈는 첫낭 완판될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과시했다.

■ 내년에도 ‘에버소울’ 등 히트 예고


내년에는 서브컬처 게임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선봉은 카카오게임즈의 ‘에버소울’이 맡았다, ‘에버소울’은 판타지 세계관의 모바일 RPG로, 이용자들은 ‘인연 시스템’을 비롯해 수집한 정령들과 직접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며 마치 연애하는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에버소울’은 지난 12일 글로벌 사전 예약자 1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전망을 밝히고 있다.

가천대 게임영상학과 정무식 교수는 “몇몇 게임의 성공 이후 자본과 개발력이 투입되면서 전체적인 콘텐츠의 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특히 개성 넘치는 캐릭터 중심의 콘텐츠가 고도화되면서 이런 매력이 일반 유저층에게도 충분히 어필될만큼 더욱 성숙됐다”며 “나아가 서브컬쳐 게임이 전략 외에도 슈팅, 육성, RPG 등 다양한 장르적 결합을 통해 재미와 완성도가 더욱 다양해졌으며 이로인해 유저들의 게임에 대한 호감도와 선택지가 더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진호 기자 ft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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