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예산안 아직도? "5억으로 발목" vs "용산의힘"
이미 4차례 예산안 처리 시한을 넘긴 여야, 법인세 문제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지만,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막판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적법성 여부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예비비를 쓰도록 하자는 김진표 의장 중재안을 국민의힘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이 상황 이렇게 정리해 봤습니다.
"5억 원에 발목" 대 "용산의힘"
여야 원내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 행정안전부 장관이 치안에 관한 책임자이고, 경찰 인사 제청권자이기 때문에 그 일을 제대로 투명하고 정부조직법 체계 안에서 하기 위해 경찰국을 설치한 것입니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법무부장관에게는 일체 보고하지 않고 검사 출신이 단장을 맡지 않는 것으로 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우려하던 것들은 말끔히 다 제거됐습니다. 그런데 이 5억의 예산 때문에 639조나 되는 정부 예산 전체를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민생을 위해 대승적으로 먼저 양보하고 결단한 건 야당 민주당이었습니다. 집권 여당 국민의힘이 의장 중재안을 수용만 하면 바로 처리될 예산인데, 주말 내내 오매불망 윤심에 막혀 또다시 헛바퀴만 돌았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국회에 집권 여당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집권당이 아니라 종속당, 국민의힘이 아니라 용산의힘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639조 예산이 5억 원에 발목 잡혔다는 국민의힘과 대통령만 쳐다보는 '용산의힘'이냐며 꼬집는 민주당.
결국 김진표 국회의장이 다시 한 번 정한 협상 시한이었던 어제도 그래도 넘기고 말았습니다.
어제저녁 양당 원내대표 얘기도 들어볼까요?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 (혹시 저녁 만남도 아직 변화가 없다고 봐도 괜찮을까요?) 만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생각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그다음에 좁혀질 가능성이 없어서 훨씬 더 상황이 빡빡합니다. 대단히 아쉽습니다. 액수로 그렇게 많지 않지만 정부의 정통성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양보할 수가 없는데 민주당이 새 정부가 출범하고 하는 일을 좀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저녁에 만날 계획은 없으세요?) 없네요. 제가 얘기하잖아요, 그쪽에서 답을 줘야 한다고. 왜 야당 원내대표가 애걸복걸, 왜 만날 쫓아다니면서 얘기를 해야 합니까? 원래 예산은 정부와 여당이 야당 대표 쫓아다니면서 이거 양보할 테니 여기까지 해달라고 해야 되는데 그런 게 아니잖아요. 대통령이 꽉 쥐고 있고 정부 ·여당이 안일한 태도를 취하다 보니까 상황이 여기까지 온 겁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경찰국 설치는 위법성이 없다며 국민의힘에 힘을 실었는데요.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예산안 처리의 최대 걸림돌이라며 '윤심'을 고집하지 말고 중재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 (경찰국은) 전반적으로 경찰 업무를 지원하는 조직입니다. 정부조직법을 굳이 들 필요도 없이 경찰 관련 법률에 이미 나와 있는 권한이기 때문에 그 권한을 효율적으로 행사하기 위해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경찰국을 대통령령으로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위법의 여지가 요즘 유행하는 말로 1도 없는 것입니다.]
[오영환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 예산안 처리의 최대 걸림돌은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윤심의 특별관심 예산 5억을 고집하며 639조 전체 국가 예산안을 발목 잡고 있는 쪽은 바로 국민의힘입니다. 때맞춰 이상민 장관은 경찰국 위법 여지는 1도 없다는 파렴치한 소리나 하고 있습니다. 인사정보관리단을 통해 공무원 조직을, 경찰국을 통해 경찰 조직을 장악하려는 대통령의 불순한 시도를 국회가 나서 공식 인정해줄 수는 없습니다. 예비비로 지출될 수 있게 한 것만으로도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큰 양보입니다.]
여야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개시 여부를 두고도 대립하고 있습니다.
어제 국회 국정조사특위 회의장 모습인데요.
국민의힘 자리는 텅 비어있죠.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특위 위원들만 참석했습니다.
야 3당은 단독으로 국정조사 일정을 의결했는데요.
내일은 참사 현장과 이태원 파출소, 23일에는 용산구청 등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고요.
이상민 행안부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 기관 증인도 확정했습니다.
어제 국조특위 상황을 조성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우상호 /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위원장 :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남은 활동 기간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지만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현장조사 2회, 기관보고 2회, 청문회 3회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여야가 합의하지 못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명단에서 빠진 것엔 일부 의원들이 반발했습니다.
[장혜영 / 정의당 의원(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 국무총리 본인이 본인의 발언으로 여러 차례 문제가 됐었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국무조정실장에게 물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달 2일부터 세 차례 열릴 청문회에 출석할 증인과 참고인은 여야가 추후 협의해 의결하도록 여지를 뒀습니다.
야당 단독 의결에 국민의힘은 예산안 먼저 처리하고 국정조사를 시작하자던 합의를 무시한 거대 야당의 폭주라고 비판했습니다.
[장동혁 /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 여기서 확인한 어떤 내용도 온전한 진실이 아닌 그들만의 반쪽 진실로 치부될 것입니다. 야 3당은 반드시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이태원 참사를 둘러싼 여야 공방은 '닥터카' 논란으로 확전하고 있습니다.
참사 당시 출동한 한 병원의 의료팀이 민주당 신현영 의원을 태우느라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최악의 갑질이다, 생트집이다 여야가 맞서고 있습니다.
엄윤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명지병원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자 0시 51분 재난의료지원팀, DMAT을 출동시켰습니다.
의사이기도 한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당시 명지병원 닥터카로 새벽 1시 40분쯤 현장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신현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0월 3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명지병원에도 재난팀 요청을 할 예정이다, 그래서 저도 병원의 팀들과 함께 같이 현장에 투여가 될 수 있었던 거죠. 제가 현장에 갔었던 한 1시 40분 그리고 새벽 상황까지만 보더라도.]
그런데 신 의원을 자택 근처에서 태우고 가느라 명지병원 닥터카가 현장에 늦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명지병원 닥터카는 강변북로를 따라 이동하다 서울 도심으로 들어섭니다.
이어 신 의원의 자택인 서울 염리동 아파트 단지 근처 지하철역 부근에서 잠시 정차한 뒤 다시 이태원으로 향합니다.
국민의힘은 신 의원이 탑승했던 명지병원 닥터카는 현장에서 오히려 더 멀었던 다른 병원보다 20∼30분 정도 늦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앵커]
국민의힘은 국조특위 위원은 물론 국회의원도 사퇴하라고 주장했는데,
신 의원은 의사로서 달려간 자신을 참사 책임자로 규정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을 비판했습니다.
당시 자신이 탄 차량은 환자이송 구급차가 아닌 일반 닥터카였다,
근처 다른 구급차와 비교해 도착 시간이 크게 늦지 않았다며 반박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박정하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신현영 의원은 그야말로 닥터카를 콜택시쯤으로 생각한 것입니까. 직권남용은 범죄입니다. 국정조사 특위 위원으로서 과연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길 바랍니다.]
[신현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당연히 DMAT팀과 같이 움직이면서 이동하는 과정에서의 같이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에 투입되는 게 가장 현장 수습에는 도움이 된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그런데 국민의힘, 내부 사정도 복잡합니다.
바로 '전당대회 룰' 때문인데요.
새 당 대표를 뽑는데 100% 당원 투표만 반영하기로 한 겁니다.
최다 득표자가 과반 득표율을 확보하지 못하면 결선 투표를 하고, 역선택 방지 조항도 도입됩니다.
일단 어제 비대위에서 비대위원 만장일치로 의결했습니다.
이제 이번 주 안에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고 확정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민의힘 상황을 황윤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정진석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당 대표는 당원이 뽑는 것입니다. 정당은 이념과 철학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정권 획득과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목적으로 모인 집합체입니다.]
일부 친윤계 주자들은 선수는 룰이 정해진 대로 뛰어야 한다거나,
1반 반장선거에 2반 학생이나 복도 밖 사람들이 투표해서는 안 된다며 환영했습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규칙을 어떻게 하든 승리에 자신이 있다면서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민심이 더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힘 의원 : 우리가 민심과 멀어지면 이번 총선에서도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을까 그게 우려가 돼서 드린 말씀입니다. 수도권이라든지 중도층이라든지 2030의 표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사람, 그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비윤계는 더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당원만으로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결정은 진윤 감별사들이 저지른 폭거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승민 / 전 국민의힘 의원(KBS 사사건건) : 권력의 폭주라고 생각합니다. 전당대회가 이렇게 되면 막장드라마 비슷하게 가지 않나….]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도 특정인을 위한 당헌개정은 안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최재형 / 국민의힘 의원 : 과연 우리 당이 특정인을 위해서 당 대표 선출 당헌 당규를 바꾸는 것이 국민들의 눈에 어떻게 비칠 것인가. 총선 승리에 과연 도움이 될 것인가 저는 개인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내년도 글로벌 경기 하향이 전망된다며 예산안 처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정부에 당부했는데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경찰국 등 예산을 둘러싼 여야 대치, 오늘은 끝낼 수 있을까요?
YTN 김대근 (kimdaege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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