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거지 면하려다…” 밤잠 설치는 영끌거지 [매부리레터]
영끌족 “차라리 벼락거지가 낫겠다”
마음이 조급해진 그는 올해 초 경기도 동탄 신축 아파트를 9억원에 매수했다. 부부가 모은 돈과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을 총 동원했다. 말 그대로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영끌’이었다.
드디어 집이 있다는 안도감은 잠시. 연일 뉴스에서 부동산 하락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마음이 조금씩 불안해졌다. 그래도 따뜻한 내 집이 있다는 사실은 적잖은 위로가 됐다.
그러나 문제는 금리였다. 6개월 변동금리를 택한 김씨는 금리 인상에 생활고에 직면했다. 불과 1년전 3.5%에 받았던 대출이 6.0%로 늘었다. 3%대 금리가 6%대 금리로 뛰니 매월 갚아야하는 원리금은 60만원이 더 늘었다. 월 수입이 일정한 직장인에게 ‘60만원’의 고정지출 증가는 엄청난 타격이다.
“예비금으로 빼놓은 돈도 이제는 대출 갚는데 써요. 영끌하면서 빠듯하게 가계 살림을 짜놨는데 여기서 더 줄여야한다고 하니 막막합니다. 친구들 안만나고 밖에를 안나가요. 나가면 돈 쓰니까요. 당장 이번 설에 부모님 용돈을 줄여야할 것 같아요.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하는지 한숨만 나오네요.”
‘영끌거지’의 탄생은 사상 초유의 급격한 금리인상과 그로인한 주택가격 폭락에 기인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8%대에 육박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5.19~7.72%다. 금리 산정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른 여파다.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7% 후반대로 급등해 8%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초 3%대 주담대를 받은 사람이 8%대 금리가 적용하면 이자 부담은 3배 가까이 증가한다. 3억원을 빌렸다고(기간 30년) 가정하면, 금리 3%일 때는 매월 부담하는 원리금은 126만원이지만, 금리가 7%가 되면 200만원으로 뛴다. 월급이 고정적인데 지출이 74만원이나 늘었으니 증가한 금액만큼을 어디서 끌어와야한다. 수입이 고정적인 직장인 입장에서는 지출을 줄이던지, 알바를 뛰는 수밖에 없다.
늘어난 대출 부담만큼 지출을 줄여야하다보니 ‘안먹고 안쓰고 안나가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집 가졌지만 현실은 거지”라는 자조가 나오는 이유다.
주부 이모씨는 “내 집이 있는 것은 좋은데 당장에 돈이 없으니 심적으로 너무 위축된다”고 했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 쉽사리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금리가 계속 오르거나, 고금리 기조가 유지된다면 대출 부담을 못 견디고 ‘파산’하는 집들이 생길 것이다.
한국은행의 가계부채 현황에서 금융부채 고위험 가구는 지난해 말 기준 모두 38만1000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3.2%를 차지했다. 한은은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지면 이러한 고위험 가구 비율은 4.3%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고위험 가구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이 100%를 넘는 가구로, 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다 갚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편 정부는 이같은 ‘하우스푸어’가 양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례보금자리론을 내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일반형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을 통합한 정책금융상품이다. 9억원 이하 주택을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고 시중금리보다 저렴한 금리로 제공한다. 소득을 보지 않아 DSR과 상관없이 대출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반 부동산 폭등 직후 ‘하우스푸어’가 대거 나온 2008년 이후 부동산 침체기와 요즘이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때와 같은점은 무엇이고 다른점은 무엇일까. 재테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매부리레터에서 확인할수 있다. 네이버에서 매부리레터를 검색하면 구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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