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았다는 이정현, 그래서 실력이 좋다

울산/이재범 2022. 12. 2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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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울산/이재범 기자] 이정현은 두 번이나 운이 좋았다고 했다. 실력이 뒷받침되기에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서울 삼성은 1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원정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78-68로 꺾었다. 현대모비스와 맞대결 7연패 탈출과 2연승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삼성은 10승 13패를 기록해 단독 7위에 올랐다.

삼성은 12-8로 앞서던 1쿼터 중반 주춤거리며 연속 실점해 역전 당했다. 이후 2쿼터 중반까지 끌려갔다. 22-30, 8점 차이까지 뒤졌다. 이때 조우성의 골밑 득점 이후 이정현과 조나단 알렛지의 연이은 득점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42-39로 시작한 3쿼터에는 달아나면 추격하는 흐름이었다. 4쿼터 중반까지 이어졌다. 4분 10초를 남기고 서명진에게 3점슛을 얻어맞아 69-68, 1점 차이로 쫓겼다.

이 때 이정현이 해결사로 나섰다. 3점슛을 성공했다. 신동혁의 자유투에 이어 이정현 역시 자유투를 성공했다. 순식간에 점수 차이가 76-68로 벌어졌다. 승부는 결정되었다.

이정현은 이날 승리한 뒤 “울산(현대모비스)이 상위권 팀이고 이번 시즌 우리가 한 번도 못 이겼다. 우리 선수들이 상대의 골밑 공격을 잘 막아줘서 좋은 경기를 했다”며 “경기를 많이 뛴 건 아니다. 들어가는 선수마다 전투적으로 많은 활동량으로 3쿼터까지 잘 버텨줘서 내가 3쿼터까지 쉬었다. 체력이 안배되어 4쿼터에 체력이 남아 공격적으로 임해서 좋은 움직임이 많이 나온 거 같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현대모비스와 맞대결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묻자 이정현은 “현대모비스의 골밑이 너무 좋다. 함지훈 선수도, 프림 선수도, 장재석 선수도 있다. 반면 우리는 이원석이 빠져서 높이가 낮다. 테리도 골밑에서 힘이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며 “1,2라운드 때 도움수비를 가다가 퀵 아웃 패스에 외곽을 내주며 당했다. 두 외국선수가 1대1로 막는다고 해서 트랩을 안 가고 한 번에 막으면서 골밑 실점을 안 줘서 승리를 가져왔다. 이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임동섭이 3쿼터 10분만 뛰면서 10점 3리바운드를 기록한 게 승리의 밑거름이었다.

이정현은 “3쿼터 때 임동섭과 새로 온 알렛지 두 선수가 공격 옵션을 많이 찾았고, 우리 팀에 도움이 되었다. 골밑에서 득점이 나오면 좀 더 안정적 경기가 가능하다. 포워드의 득점이 반갑고,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1점 차로 쫓길 때 결정적인 3점슛을 성공했다고 하자 이정현은 “우리 팀의 문제다. 공격 옵션이 다양하지 못하다. 승부처에서는 골밑에서 투포인트 게임이 안정적으로 가능하면 점수 관리를 하면서 경기 운영이 된다. 우리는 투맨게임과 많은 움직임으로 경기를 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현대모비스보다 전력이 떨어져서 점수가 좁혀졌다”며 “그래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움직이면서 수비를 흔들어주고 공간을 만들어줬다. 나에게도 좋은 스크린에 의한 3점슛 기회가 나고 자신있게 던졌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결정적 3점슛 못지 않게 현대모비스의 빠른 공격에서 나온 이우석의 레이업을 블록으로 저지한 이정현의 수비도 승부처 중 하나였다. 만약 이 때 실점했다면 삼성은 69-70으로 역전 당해 흐름을 완전히 현대모비스에게 뺏겼을 것이다.

이정현은 “이우석의 장점이 트랜지션이 되고 마무리가 좋은 것이다. 내가 앞에서 막으면 파울이 될 거 같아 뒤로 뛰면서 막았다. 우석이가 얕봤는지(웃음) 낮게 떴다. 운이 좋아 손에 걸렸다. 다행이었다”며 “비디오 미팅을 하고, 상대 선수 개인마다 뭐가 장점인지 분석하고 나온다. 이우석 선수가 워낙 잘 하는데 컨디션이 안 좋아 보였다. 득점이 안 나오다 보니 컨디션이 가라앉아서 그런 거 같다. 운이 좋았다(웃음)”고 했다.

승부처에서 돋보이는 이정현은 “감독님께서 항상 주문하시고 선수들도 믿어줘서 더 책임감을 가지고 공격을 하려고 한다. 그런 게 안 들어가도 다른 선수들은 부담을 느낄 수 있어서 내 손으로 끝내려고 노력한다”며 “모든 선수들이 활동량을 가지고 그런 기회를 만들어줘서 나에게 그런 기회가 난다. 동료들과 감독님께 고맙다”고 했다.

이정현은 승부처에서 나온 공격도, 수비도 모두 운이라고 했다. 그만큼 기량이 받쳐주기에 운이 따른 것이다. 삼성은 든든한 이정현의 활약 덕분에 웃으며 울산을 떠났다.

#사진_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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