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승부] 멈출 줄 모르는 집값 하락세...답은 금리에 있다?

김혜민 2022. 12. 2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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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00~19:00)

■ 방송일 : 2022년 12월 19일 (월요일)

■ 대담 : 손석우 건국대 겸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면승부] 멈출 줄 모르는 집값 하락세…답은 금리에 있다?

◇ 이재윤 앵커(이하 이재윤)> YTN 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 4부, 한 주간 경제 이슈 중 정면 승부할 만한 경제이슈를 꼽아서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정면승부 경제이슈 <정.승.경> 시간인데요. 경제이슈로 정면승부 해주실 손석우 경제평론가(건국대 겸임교수)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손석우 건국대 겸임교수(이하 손석우)> 네, 안녕하세요.

◇ 이재윤> 오늘 정면승부해 볼 첫 번째 경제이슈 뭡니까?

◆ 손석우> 올해 내내 집값 많이 떨어진다는 뉴스 접하셨을 것 같은데, 집값이 연말을 맞아 또 기록적인 하락폭을 나타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을 발표했는데요. 전국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1.37% 하락했습니다. 이 조사를 시작한 게 2003년 12월인데 조사 개시 이후 최대 하락폭입니다. 지역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과 수도권 모두 역대 최대 낙폭 기록했습니다. 올해 들어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됐지만, 특히 하반기 들어 하락폭이 급격히 가팔라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이재윤> 그럼 올해 통틀어 보면 집값이 얼마나 떨어진건가요?

◆ 손석우> 가장 거래가 많은 아파트 가격만 놓고 보겠습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 아파트값은 누적으로 4.7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역시 조사 시작 이후 가장 큰 하락폭입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낙폭이 7%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좀 더 피부에 와닿게 설명을 해보면, 서울 아파트값을 기준으로 보면 3년 전 수준으로 빠르게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2019년 말이면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되기 직전이죠. 집값은 저금리와 양적완화로 2020년과 2021년에 폭등기를 겼었으니까요. 그때의 거품이 꺼져가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집 매매 가격뿐 아니라 최근에는 전월세 가격도 동반 하락세인데요. 특히 전세가격 하락세가 더 걱정입니다. 서울 전세가격은 1.84%, 인천과 경기는 2% 이상 떨어졌습니다.

◇ 이재윤> 집값 하락세가 왜 멈추지 않고 있는거죠? 원인을 뭐라고 봐야할까요?

◆ 손석우> 금리인상 여파라고 봐야겠죠. 금리와 집값은 그 구조상 늘 역의 상관관계에 있습니다. 2020년 2021년 코로나 펜데믹 기간에 집값이 폭등했던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기간 우리나라와 미국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제로 수준으로 금리를 낮췄고,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습니다. 이런 저금리 시절에는 사람들이 이자부담 없이 돈을 융통할 수 있으니까, 그 자금이 주식시장에도 유입되고, 집 사는 데 쏠렸죠. 이게 집값을 밀어올린 원인이 되었죠. 여기에다가 우리는 집을 투자 대상으로 보는 심리가 있는데, 이게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부딪히며, '갭투자', '영끌'과 같은 과열 매수 심리를 부추긴 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금리가 급격히 오르는 지금 이 시기는 180도 정반대 양상이 펼쳐져있죠. 지금 주담대 금리가 7%대, 8%대까지 올라간다는 것 아닙니까. 이런 높은 이자부담을 안고 집 사기 쉽지 않습니다. 아울러 지난 몇 년간 집값이 많이 올라 거품이 끼어있다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에, 이 역시도 집값 하락을 부채질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재윤> 내년에는 어떨까요? 가파른 하락세가 좀 진정될까요? 아니면 더 빠질까요?

◆ 손석우> 금리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꺾이지 않고 내년에도 이어진다고 봐야하기 때문에 집값도 이에 연동해서 더 조정을 받을 여지가 분명히 있다고 봐야합니다. 문제는 '얼마나 더 하락할 것인가'일텐데요. 전문가들마다 생각이 다른데, 최근 주목할만한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금융연구원 보고서인데, 시장금리가 1% 포인트 상승하면 여덟 분기에 걸쳐 전국 아파트 가격을 5% 안팎으로 하락시킨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시장금리는 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 3년물을 말하는데요. 이 금리는 4%대를 넘었다가 현재는 3.5%대입니다. 작년 말에서 올해 초까지 1%대 후반에서 2% 안팎이었으니까 1년 사이 2% 정도 올랐다는 얘기네요. 그럼 집값에 적용해보면 2년에 걸쳐 10% 떨어진다는 계산이 가능하네요. 물론 다른 여러 변수들이 많아서 단순 적용할 순 없겠죠. 하나의 시나리오로 이해하면 됩니다. 저는 거래량이 얼어붙고 있다는 점을 더 심각하게 보는데요. 매매수급지수라는 게 있어요. 100이 기준인데, 100보다 낮으면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파트의 경우 전국 매매수급지수가 72.1,서울은 64.8까지 떨어졌습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없다는 뜻입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올 하반기에 월 500~600건에 그치고 있어요. 이달 거래량은 현재까지 141건에 그치고 있더라고요. 서울 인구가 1천만 명입니다. 거래가 씨가 마른 상황이에요. 이런 상황이면 시장은 단순한 조정 기간이 아니라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봐야하거든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서울 강동 둔촌주공이 미분양이 났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최근 시장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이재윤> 집값이 이렇게 급락해버리니 하나둘 문제들이 터져나오고 있잖아요. 최근에는 전세금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요?

◆ 손석우> 지난 주 전해드렸던 '빌라왕 전세사기'가 대표적이죠. 지금 전·월세 시장 심각합니다. 전세가격이 계약 당시보다 하락하는 역전세가 나타나고 있는 곳이 많고요. 특히 빌라는 집값 대비 전세가격이 80%대로 높아서 집값이 전세가 아래로 떨어지는 깡통전세가 될 위험도 높아요. 실제 그런 사례도 늘고 있고요. 이달에만 전국에서 전세보증금 돌려받지 못한 금액이 1862억 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한 달 사이에 22%나 급증한 규모입니다. 세입자가 집주인한테 보증금 돌려받지 못할 때 우선 변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임차권등기명령을 법원에 신청하는데요. 이 신청건수가 서울의 경우 올해 3719건으로 작년보다 25.9% 증가했습니다. 정부가 부랴부랴 피해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긴급 주거 지원 계획 등을 내놨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보증금 돌려받지 못해 벼랑 끝으로 몰리는 세입자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주거의 안정은 최후의 보루 아닙니까. 금융지원을 포함한 긴급처방이 필요해 보입니다.

◇ 이재윤> 마지막으로 이번 주에는 어떤 경제이슈에 주목해봐야 할까요?

◆ 손석우> 연말이기 때문에 내년도 경제흐름을 판단할 수 있는 정부 계획이나 지표가 계속 발표되는데요. 우선 주목할 것은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 방향입니다. 오늘 이와 관련한 당정협의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당정은 2027년 1인당 GDP 4만불을 목표로 5대 경제개혁 과제에 속도를 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5대 경제개혁 과제는 신성장동력·연금·교육·노동·금융 등인데요. 윤석열 정부가 집권 1년차를 마무리하면서 5대 개혁과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예고하고 있어서 어떤 로드맵을 발표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내일(20일)은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기자간담회를 엽니다. 무엇보다 물가, 경제상황, 이에 따른 금리 향방에 대한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보여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이재윤>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손석우 경제평론가였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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