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연말 결산③] 2022 가요계 문제적 스타 4

홍혜민 2022. 12. 2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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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Up)' 아이브·뉴진스, K팝 시장 판도 바꾼 '괴물 신인'
'다운(Down)' 이승기·츄, 소속사와의 갈등에 팀 퇴출→법정 싸움까지
올해 데뷔와 동시에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며 K팝 시장의 주목을 받은 그룹 뉴진스(왼쪽)과 최근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와 음원 정산금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법정 다툼을 알린 이승기. 어도어,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2022년에도 가요계에는 실로 많은 사건들이 일어났다.

K팝 스타들의 약진에 힘입어 반가운 빌보드 메인 차트 점령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이는가 하면, 국내에서는 4세대 걸그룹을 필두로 걸그룹 세대 교체가 일어나며 K팝의 판도가 바뀌는 변화를 맞았다. 또 몇몇 그룹들은 갑작스러운 해체(혹은 전속계약 종료) 소식으로 대중에게 충격과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올해 역시 소속사와의 갈등 속 법정 다툼까지 불사하게 된 가수들이 속속 안타까운 소식을 알리며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해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문제적 스타' 4명(팀)을 꼽아봤다. 두 팀은 K팝 신을 뒤흔든 주인공으로 긍정적 의미의 '문제적 스타', 또 다른 두 명은 안타까운 소식들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이들이다.


△아이브

그룹 아이브는 데뷔 이후 발매한 세 장의 앨범을 모두 히트 시키며 올해 '밀리언셀러'까지 기록했다. 엠넷 제공

올해는 그야말로 '아이브의 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였다.

지난해 12월 발매한 데뷔 앨범 '일레븐'으로 올해 초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인기를 모은 이들은 이후 두 번째 싱글 앨범 '러브 다이브'를 발매하며 데뷔 6개월 만에 누적 판매고 100만 장을 돌파했다. 두 장의 앨범이 연타석 히트에 성공하며 K팝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이들은 세 번째 싱글 '애프터 라이크'로 단일 앨범 판매량 100만 장을 넘어서며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아이브는 주요 음원 차트에서도 1위를 꿰참은 물론 차트 상위권 '롱런' 행보를 이어오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팬덤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덕분에 가능했던 이들의 성과는 '4세대 걸그룹'은 물론 올 한해 활동한 K팝 그룹들을 통틀어도 단연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같은 쾌거에 힘입어 아이브는 올 연말 '2022 마마어워즈'를 비롯해 각종 가요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마마어워즈' 대상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는 상당한 의미를 가지는 만큼 올해 이들의 활약이 얼마나 굵직했는지를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멤버들의 개인 활동도 인상적이었던 한 해였다. 안유진은 tvN '뿅뿅 지구오락실'에 출연하며 일명 나영석 사단에 합류, 예능 루키로서 활약을 펼쳤고 장원영은 글로벌 명품 패션브랜드의 앰버서더 활동부터 KBS '뮤직뱅크' MC 등 다방면에서 맹위를 떨치며 'MZ세대의 아이콘'으로 존재감을 굳혔다.


△뉴진스

그룹 뉴진스 역시 데뷔 이후 신드롬급 인기를 모으며 세 곡의 타이틀 곡을 모두 히트곡 반열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어도어 제공

그룹 뉴진스 역시 올해 데뷔와 동시에 신드롬급 인기를 모으며 단숨에 K팝 대표 걸그룹으로 도약했다. 데뷔 전부터 일명 '민희진 표 걸그룹'으로 K팝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뉴진스는 전형적인 K팝의 공식을 깨는 음악, 10대 고유의 매력을 살린 청량하고 건강한 콘셉트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MZ세대는 물론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과거의 향수에 응답한 3040세대까지 흡수하며 대중적으로 팬덤을 넓힌 뉴진스는 데뷔 타이틀 곡으로 선보인 '어텐션' '하이프 보이' '쿠키'를 모두 히트곡 반열에 올려놓았다. 해당 곡들은 발표 직후 국내 주요 음원 차트 1위 및 상위권을 휩쓸었고, 댄스챌린지 역시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큰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의 인기 만큼 해외 음악 시장에서의 성과 역시 두드러졌다. 이들은 지난 8월 미국 빌보드 차트에 첫 진입한 이후 18주 연속 차트인이라는 쾌거를 거뒀으며, 스포티파이에서는 '어텐션'과 '하이프 보이'로 재생수 1억 회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아직 데뷔 이후 약 4개월여 밖에 지나지 않은 신인 그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뉴진스의 가능성은 더욱 무궁무진한 셈이다.


△이승기

가수 겸 배우 이승기는 지난 11월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와 음원료 정산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겸 배우 이승기에게 2022년은 데뷔 이후 가장 힘든 시기였다. 데뷔 이후 큰 잡음 없이 성실하게 활동을 이어왔던 이승기는 올 연말 소속사와의 갈등을 빚으며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는 중이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11월 이승기가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를 상대로 음원 수익 정산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달라는 취지의 내용 증명을 보내며 시작됐다. 이와 함께 밝혀진 정황은 충격적이었다. 이승기가 데뷔 이후 18년간 발매한 모든 음원에 대해 수익을 하나도 정산 받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승기 측에 따르면 그는 지금까지 음원료 수익의 발생 여부조차 알지 못했고, 최근 소속사 직원이 잘못 발송한 문자를 보고 음원료 수익 발생 사실을 인지하게 돼 소속사에게 정산 내역을 요구했으나 소속사에서는 각종 거짓 핑계를 대며 내역 제공을 회피해왔다.

결국 이승기는 후크를 상대로 자신의 연예활동 전반에 대한 매출 및 정산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내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당초 이승기 측 주장을 부인했던 소속사 역시 이후 음원 수익 미정산에 대한 사실을 인정했고, 이승기 측은 소속사에게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악화된 여론과 이승기의 법적 대응 속 발등에 불이 떨어진 후크는 16일 약 50억 원 가량의 미지급 정산금과 지연 이자를 이승기에게 전액 지급했다고 알린 뒤 이승기와의 정산금 관련 분쟁을 종결하기 위해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승기는 예정대로 법적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같은 날 SNS를 통해 해당 정산금을 전액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후크를 상대로 소송에 나선 건 밀린 돈 때문이 아니다. 누군가 흘린 땀의 가치가 누군가의 욕심에 부당하게 쓰여서는 안된다는 것,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명이라 생각했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양측의 법정 싸움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츄

그룹 이달의 소녀 멤버 츄는 지난 11월 소속사 스태프에 대한 갑질 및 폭언 등의 이유로 팀에서 퇴출됐다.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제공

그룹 이달의 소녀 멤버 츄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지난달 갑작스러운 팀 퇴출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지난달 25일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이하 블록베리)는 츄의 팀 퇴출을 공식 발표했다. 당시 블록베리 측은 츄가 소속사 스태프에 대한 폭언 등 갑질을 한 정황이 포착됐고, 확인 결과 사실로 밝혀졌다며 그의 제명 및 팀 퇴출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까지 다방면에서 활발한 개인 활동을 이어왔던 츄의 갑작스러운 퇴출 소식과 상상치 못한 퇴출 이유는 대중에게 충격을 전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빠르게 반전됐다. 과거 츄와 함께 작업을 했던 스태프와 광고주, 같은 팀 멤버와 동료 가수들까지 SNS를 통해 츄를 응원하는 글을 남기며 공개 지지에 나서면서다. 여기에 츄 역시 "팬분들께 부끄러울 만한 일을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으며 여론은 츄 옹호론으로 기울었다.

이러한 반응 속 츄는 변함없이 개인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블록베리의 퇴출 발표 이후 바이포엠에 새 둥지를 튼 그는 자신이 출연 중인 웹예능은 물론 동료 가수와의 컬래버 음원 발매 등도 차질없이 진행하며 자신의 '무고' 여론에 힘을 실었다.

한편 츄를 퇴출시킨 블록베리는 현재 난항을 겪는 중이다. 츄 퇴출 이후 이달의 소녀 멤버 중 9명이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블록베리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아직까지 사실 여부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이어지는 중이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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