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심 100%’ 후폭풍…“영남당 시대 지났다” VS “국민 버렸다”
‘영남 수도권’ 지지층 결집 전략…“과거 ‘영남당’ 시대 지났다”
비윤계 의원 중심으로 “국민 버렸냐”·“유승민 포비아” 비판도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차기 당 대표를 ‘당원투표 100%’로 선출하기로 의결한 가운데 친윤계와 비윤계 의원들 간 논쟁이 치열하다. ‘책임당원 100만 시대’를 내건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지층 결집’을 통해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오는 2024년 총선 승리를 노린다는 입장이다. 반면 비윤계 의원들은 ‘여당이 지도부를 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선 ‘수도권 민심’이 향후 전당대회 결과를 좌우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당헌 개정안의 핵심은 ‘100% 당원 선거인단 투표’로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후년 총선승리를 위해 당이 한 마음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아울러 결선 투표제와 역선택 방지조항도 도입하기로 했다. 결선 투표제는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가 넘지 않으면 1,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역선택 방지 조항의 경우 앞으로 대선, 국회의원 후보 등 경선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할 때 ‘역선택’ 방지를 위해 국민의힘 지지자와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을 대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3일까지 상임전국위 전국위원회의에서 당헌 당규 개정 절차를 마무리 짓고 1월 초 후보 등록에 들어갈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당원 비율이 높아져 ‘당심이 곧 민심’ 논리가 성립한다는 주장이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19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당원이 약 8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영남 지역 당원이 약 40%, 수도권 지역 당원 비율이 37%정도”라며 “당대표는 당원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의원도 “과거 ‘영남당’ 논란이 있을 때와 지금은 다르다. 영남 당원 비율만 월등히 높다면 모르겠지만, 국민의힘이 ‘국민정당’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린 거다. 수도권 민심을 꿰차야 내후년 총선 승리도 가능해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비윤계 의원들은 비대위의 전당대회 룰 변경 강행에 반발했다. 당원 목소리에만 매몰될 경우 외연 확장에 실패해 총선에 불리해질 거라는 해석이다. 당권주자이자 수도권 지역구의 윤상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당원 투표 100%로 당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요구가 당내에 강하게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듯 당원과 국민들의 의견 수렴없이 속전속결로 밀어붙여야만 했는지 안타깝다”며 “룰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한 건 절박한 수도권 의원으로서의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유불리만 생각한 거다. 다시 한 번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웅 의원도 SNS에 글을 올려 “2024년 4월(총선)에 또 이럴 건가. 그때 국민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읍소한들 한번 배신당한 국민이 돌아오겠나”라며 “환대는 물에 새기지만 천대는 돌에 새긴다. 국민을 버리고 권력에 영행한(영합한) 오늘을 국민은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해시태그에 “승부조작이 판치면 팬들은 떠날 것이다. ‘유승민만은 절대 안돼’를 길게도 얘기한다”고 적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꼬았다.
전당대회 룰 개정안이 확정되면서 차기 당 대표 선출에 ‘수도권 민심’ 영향이 커질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당권 주자들은 ‘영남, 수도권 스킨십’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 15일 고양 파주 지역 행사에 참여한 뒤 지난 16일 부산지역 당협간담회를 가지며 당원과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안철수 의원도 19일 오전엔 경남도당 행사를, 오후엔 수원시 당협 방문 일정을 모두 소화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영남, 수도권 민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들 후보는 1월 초 강원도를 시작으로 타 지역 당원들과 소통한다는 계획이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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