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위치' 아는 맛에 무장 해제…권상우·오정세표 코미디는 옳다

조은애 기자 2022. 12. 2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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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뀐다고 세상이 갑자기 변하진 않는다.

인생 스위치를 새롭게 껐다 켜고 싶은 이들을 다독이고 응원한다.

'스위치'는 캐스팅 0순위 천만배우인 톱스타 박강(권상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박강과 조윤의 인생이 뒤바뀌는 설정은 판타지지만, '스위치'는 살면서 한 번쯤 곱씹게 되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다루면서 관객과의 거리를 빠르게 좁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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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해가 바뀐다고 세상이 갑자기 변하진 않는다. 그걸 알면서도 우리가 매년 특별한 카운트다운과 함께 1월 1일을 맞는 건 인생을 리셋하고 다시 달려나갈 동력이 필요해서가 아닐까. 그런 면에서 '스위치'(감독 마대윤)는 새해를 여는 첫 영화로 꼭 어울리는 작품이다. 인생 스위치를 새롭게 껐다 켜고 싶은 이들을 다독이고 응원한다.

'스위치'는 캐스팅 0순위 천만배우인 톱스타 박강(권상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연말 시상식에서 상까지 받으며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긴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 유일한 친구이자 매니저인 조윤(오정세)과 술을 마시고 취해버린다. 다음날 아침 낯선 집에서 깬 박강의 눈 앞엔 오래 전 헤어진 연인 수현(이민정)이 아내가 돼 나타난다. 심지어 매니저였던 조윤은 유명 배우로 승승장구 중이다. 톱스타와 매니저, 인생이 180도 뒤바뀌었다.

영화의 메인 키워드는 '선택'이다. 작은 선택들이 모여 만든 인생, 후회할 순 있지만 그렇다고 애써 선택한 길이 무의미한 것도 아니라고, 그래서 삶에 정답은 없다고 짚는다. 박강과 조윤의 인생이 뒤바뀌는 설정은 판타지지만, '스위치'는 살면서 한 번쯤 곱씹게 되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다루면서 관객과의 거리를 빠르게 좁혀간다.

물론 가족애나 우정 같은 소재 자체는 새로울 게 없다. 익숙한 이야기를 여운이 남도록 일으켜 세운 건 마대윤 감독의 세밀한 연출 덕분이다. 권상우의 '소라게' 패러디나 재연 프로그램을 활용한 장면들로 깨알 웃음을 챙긴 것은 물론, 따뜻한 색감으로 '스위치'만의 아기자기한 정서를 풀어냈다.

단순한 이야기인데도 끝까지 몰입하게 만드는 힘은 배우들에게도 있다. 배우 권상우는 안하무인 톱스타와 생계형 배우라는 두 캐릭터 사이를 능수능란하게 오가면서 이야기의 중심을 안정적으로 잡았다. 특히 오정세의 코믹 연기야말로 극 전반을 압도하는 주인공이다. 뻔뻔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으로 등장할 때마다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한다. 10년 전 첫사랑이자 생활력 강한 아내 수현을 연기한 이민정의 사랑스러운 분위기나 박소이, 김준 등 아역들의 깜찍한 연기도 보는 재미가 있다.

다만 어디선가 본 듯, 예상 가능한 전개는 아쉽다. 사회적 성공과 가족의 행복을 맞대고 '뭘 선택하겠냐' 묻는 이분법도 낡게만 느껴진다. 그럼에도 아는 맛이 더 당길 때가 있다. 눈이 내리면 어김없이 따뜻한 이야기가 그리워지는 관객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돼줄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오는 2023년 1월4일 개봉.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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