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160㎞, 토종 듀오' 안우진과 장재영, 2023 KBO 리그에서 볼 수 있을까?[2022 스토브리그]
'9억 팔' 장재영(키움 히어로즈)이 2023시즌에는 안우진과 원투펀치를 이룰 수 있을까?
장재영은 18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센터에서 열린 호주리그 멜버른 에이시스와의 경기에서 질롱 코리아의 선발투수로 나서 8이닝 동안 115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2피홈런) 10탈삼진 2실점으로 호주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탈삼진이 10개나 되는 투구가 돋보였다.
이날까지 호주리그에서 6차례 등한한 장재영은 총 30이닝을 던져 1승 2패, 평균자책점 3.30이다. 성적만을 두고 보면 평범한 투수에 불과하지만 이동안 37탈삼진에 볼넷 9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고질적인 제구력이 어느 정도는 잡힌 것이 아니냐는 희망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2021년 키움의 1차지명으로 역대 신인 2위인 9억원(1위는 KIA의 한기주로 10억원)으로 KBO 리그 문을 두드린 장재영은 고교시절에 이미 150㎞를 훌쩍 넘기는 빠른 볼로 최동원-선동렬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우완 정통파 대형 투수 재목감으로 기대를 한껏 받았다.
그러나 KBO 리그가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았다. 빠른 볼로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에는 공감이 됐지만 제구가 되지 않았다. 한번 볼넷을 내주면 연거푸 볼넷이 나왔다. 그렇다고 한 가운데로 공을 넣으면 집중타를 맞기 일쑤였다.
대표적으로 지난 5월 1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3-6으로 뒤진 7회말 1사 만루에서 등판해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박건우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하는 등 6타자를 상대로 5피안타 1탈삼진 5실점을 하고 말았다. 볼넷을 지나치게 의식하다보니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난타를 당한 것이다.
제구 불안을 감안해 2022시즌에는 14경기 모두 불펜으로 나섰지만 프로 입문 첫해인 2021시즌에는 19경기 가운데 두 차례 선발로 나서 테스트도 받았다. 이때도 역시 볼넷이 발목을 잡았다. 4월 29일 두산 베어스와의 선발 데뷔전에서는 단 한타자만 잡고 5개의 볼넷을 내주며 첫 패전을 안았고 9월 12일 롯데전에 시즌 두번째 선발 등판을 했으나 역시 5개의 사사구로 2이닝만에 물러났다.
결국 장재영은 2시즌동안 33경기에 나서 31⅔이닝 38피안타(2피홈런) 35사사 33탈삼진 30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이 8.53에 이르렀다. 선발은 물론 불펜으로도 제대로 활용하기 힘든 투수가 되고 만 셈이다.
이런 장재영이 세미프로이기는 하지만 호주리그에서 150㎞ 중반에 이르는 빠른 볼을 던지며 탈삼진 능력을 보이면서도 볼넷이 확연히 줄어든 피칭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패스트볼의 평균구속이 153㎞, 최고 160㎞까지 나오는 안우진은 2021시즌부터 본격적인 풀타임 선발로 나서기 전까지 제구력이 불안했다. 특히 지고 있거나 어느 정도 여유있는 점수차로 이기고 있으면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보이며 타자를 압도하는 피칭을 보이지만 적은 점수차로 이기고 있을때는 제구력이 불안해지는 약점을 보였었다.
하지만 이 약점을 딛고 지난해부터 풀타임 선발로 나서면서 안우진은 불과 2년만에 토종 최고 투수자리를 꿰찼다.
다소 성급하기는 하지만 장재영도 지난 2년 동안 KBO 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덕분에 호주리그에서 그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키움은 2013시즌부터 최근 10년 동안 2017시즌을 제외하고 9차례나 가을야구에 나섰다. 10개 구단 가운데 최다 가을야구 진출이다. 그리고 세차례 한국시리즈까지 올랐지만 우승의 기쁨을 누리지는 못했다. 아직 유일하게 우승이 없는 구단이 바로 키움이다.
만약 장재영이 2023 KBO 리그에서도 이 모습을 이어간다면 키움은 안우진과 함께 그야말로 국내 최강의 원투펀치를 갖게 된다. 여기에 2023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최고 타자 이정후도 있다. 2023시즌이 바로 키움의 우승 적기가 될 수 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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