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향사랑기부제 성공, 세종시 전략에 달렸다

김효숙 세종특별자치시의원.

내년 1월 1일부터 시작되는 '고향사랑기부제' 준비로 지자체마다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원조 격인 일본의 고향납세처럼 성공한다면, 자주적 재원 확보에 목마른 지자체에 단비가 될 수 있기에 답례품 선정을 두고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고향사랑기부제는 말 그대로 고향에 기부를 하는 것이다. 더 넓게 확대하면 본인의 주소지 외의 다른 지자체에 기부하는 제도다. 세액공제가 된다는 점에서 정치후원금과 비슷하다. 기부자에게 기부금 10만 원까지는 전액 공제되고, 10만 원 초과분은 16.5% 공제된다.

여기에 하나 더. '선물'이 주어진다. 기부금이 30% 상당이 답례품으로 제공된다. 기부금은 해당 지역의 주민 복지나 문화 혜택 등으로 쓰이고, 답례품으로 주로 지역특산물이 사용되면서 지역경제에도 일조한다. 개인으로서는 세액 공제와 답례품을 제공 받고, 지자체는 재원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일석사조의 정책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의 매력적인 답례 품목 선정이 무척 중요하다. 이미 선정된 지역인 전남 고흥의 유자나 충남 청양의 고춧가루처럼 대다수의 지자체는 그 지역의 대표성을 띠는 특산품을 선정했다. 고심 끝에 나온 아이디어도 눈에 띈다. 신안군의 벌초대행권과 영암군의 '천하장사와 함께 식사 데이트권' 등은 농수산물 일색으로 채워진 답례품목 중에서 흥미를 유발한다.

답례품 선정과 함께 기부금 활용 방법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 제시와 적극적인 홍보도 중요하다. 전북 완주군의 경우 고향사랑기부금을 군민을 위한 먹거리 복지와 에너지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홍보했다. 이를 위해 민간단체 등의 관심도를 높이고, 특히 기후 위기에 관심이 많은 기부자 발굴 등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만들어진 도시' 라는 특수성을 안고 있는 세종시는 어떨까. 도농복합도시이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농산물로 답례품을 선정할 필요가 있지만, 우리 시만의 강점이 꼭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세종시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조치원복숭아의 경우 한철 과일이기 때문에 여름철 외에도 제공 가능한 복숭아 가공식품류 구성이 필요하고, 도시와 가까운 농촌의 매력을 살린 체류형 관광 등을 개발해볼 수 있다.

특히 10만 원 기부층이 많을 것으로 예상해 소액 기부에 맞춘 3만 원 상당의 알짜 상품군으로 다수 구성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주요 타켓층을 선정해 홍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출향 인사 외에도 정부 부처 공무원이 대거 근무하는 시의 특성상 고속버스 터미널, 정부청사 인근 버스전광판 등에 고향사랑기부제를 안내하고, 선정된 답례품의 홍보부스 마련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제안한다.

10여 년의 세월 동안 850억 원에서 8조 원으로 100배 가깝게 성장한 일본의 고향납세의 기적처럼, 세종시에게도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한 '성장의 기적'이 찾아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