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점진적 허용…은행권으로 자금 더 몰리나

최홍 기자 2022. 12.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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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예금쏠림 완화를 위해 은행채 발행을 점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으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은행권 쏠림현상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준금리 상승과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예금쏠림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은행채 발행마저 허용하면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더 가파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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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금융당국, 은행채 발행 재개 계획 논의
회사채 시장 안정 판단…예금쏠림 해소 취지
일각에선 은행 자금쏠림 심화할 거란 우려도
"예금 수요 여전히 많은데 은행채 발행마저 허용"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시내 상호금융권 외벽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붙어있는 모습. 2021.09.28.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금융당국이 예금쏠림 완화를 위해 은행채 발행을 점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으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은행권 쏠림현상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준금리 상승과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예금쏠림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은행채 발행마저 허용하면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더 가파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당국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은행권과 함께 '제3차 금융권 자금흐름 점검·소통 회의'를 열어 연말·연초 은행권 자금조달·운용 현황을 점검하고, 은행채 발행재개 계획 등을 논의했다.

앞서 은행들은 금융당국 의견에 따라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자제해왔다. 일반 회사채 시장보다 은행채로 자금이 몰리는 '구축효과'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다만 은행들이 은행채 대신 예금으로만 자금을 조달하게 되면서, 예금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도 함께 인상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나아가 은행이 시중자금을 모두 빨아들이면서, 제2금융권 고객이 이탈하고 해당 업권 수익성도 악화하는 문제가 생겼다.

이에 따라 전날 금융당국은 채권시장이 점차 안정되고 있다고 판단해, 은행채 발행을 다시 점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당국은 은행 예금쏠림이 완화되면서 대출금리가 하락하고 제2금융권의 수익성도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면서 대출금리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시장이 안정화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은행채 발행이 허용되면서 은행으로의 자금쏠림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여전히 예금쏠림을 유발하는 시장 요인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당국이 은행채 발행을 허용했다는 점에서다.

우선 대내외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시장금리(은행채 1년)가 오르면서, 예금금리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 연준은 '빅스텝'을 단행했고, 향후 한국은행도 한·미 간 금리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같은 수준으로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예금금리는 시장금리와 기타비용, 그리고 우대비용을 고려해 산정된다.

또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이 침체해, 예금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투자자들이 주식 예탁금에서 은행 예금으로 돈을 옮기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외에 은행 간 일어나는 금리경쟁도 예금쏠림을 가중하는 요소다.

이로써 지속되는 예금쏠림 현상에다 은행채 발행까지 맞물리면서 은행으로 몰리는 자금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금을 찾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아 예금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국의 은행채 발행 허용으로 은행 자금조달에 여력이 생겼지만, 예금 쏠림을 완전히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히려 은행채 발행 허용으로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더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og88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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