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쉬어가는 풍경] 엄마가 해준 음식, 친구와 놀던 논두렁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월간산 2022. 12. 20.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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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세월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올 한 해도 벌써 저물어가고 있으니. 봄인가 하면 여름이고, 무더운 여름이 너무나 견디기 힘들었는데 어느새 가을,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도 불어오는 찬바람에 금세 잎을 떨구고, 이제 앙상한 모습으로 어느덧 겨울이 문 앞에 와 있다.

오래 전에 그린 작품이지만 중장년 세대들에게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그림을 소개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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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 기억 겨울
오래 전 어느 겨울날 눈 덮인 한적한 시골 마을을 그린 작품이다. 어릴 적 자랐던 기억 속의 추억이 담긴 어머니 품처럼 편안하고 소박한 풍경이다. 49x34cm. 한지에 수묵담채. 

요즘 들어 세월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올 한 해도 벌써 저물어가고 있으니…. 봄인가 하면 여름이고, 무더운 여름이 너무나 견디기 힘들었는데 어느새 가을,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도 불어오는 찬바람에 금세 잎을 떨구고, 이제 앙상한 모습으로 어느덧 겨울이 문 앞에 와 있다.

오래 전에 그린 작품이지만 중장년 세대들에게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그림을 소개해 보고 싶다. 눈이 많이 내린 겨울 양평의 어느 시골 마을을 스케치해서 그린 그림이다. 포근하게 눈 덮인 농촌 풍경이 정겹게 느껴지면서 겨울날의 한적하고 고즈넉한 풍경이 고향 마을을 추억하게 한다.

이 풍경은 내가 어릴 적 나고 자란 곳과 너무 닮아 더욱 정감이 간다. 우리 집은 슬레이트와 양철로 만들어진 지붕과 돌담을 쌓아 튼튼한 울타리를 만들고, 집 뒤에 밤나무가 몇 그루씩 있던 시골이었다. 그 시절에는 집집마다 밤나무와 대추나무를 심어 자급자족을 했던 것 같다. 먹거리가 변변치 않았던 시절이라 밤과 대추는 훌륭한 간식거리이기도 했을 것이다. 안채와 행랑채 옆에는 소를 키우는 외양간과 닭장이 있었다. 행랑채 밖 넓은 마당 끝에는 화장실이 있었는데 당연히 냄새나고 불편한 재래식 화장실이었다.

나이를 먹으니 어린 시절 불편했던 시골집이 이제는 그리운 추억이 되어 향수에 잠기게 된다. 편리하고 반듯한 요즘의 집들에 비하면 초라하고 볼품없는 시골집의 검박한 모습이 아름답고 또 그립다.

마당 옆에는 넓은 논과 밭이 펼쳐져 겨울에는 동네 아이들이 뛰어 노는 놀이터로 변해 눈싸움과 썰매타기, 쥐불놀이 같은 놀이를 했다.

얼마 전 이 그림 속의 마을을 찾아보려고 기억을 더듬어 가봤지만 너무나 많이 변해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몇 번을 둘러봐도 예전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세련되고 예쁘고 다양한 디자인의 전원주택들이 들어서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 기억은 아름답다. 내게도 어린 시절 시골에서 엄마가 해주셨던 음식, 친구들과 놀았던 놀이들, 동네 풍경들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한국화가 박진순

인천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인천대학교와 경기대학교에서 교수 활동.

1994 대한민국미술대전특선(국립현대미술관).

2006 서울미술대상전특선(서울시립미술관).

2006 겸재진경공모대전특선(세종문화회관).

한국미술협회. 서울미술협회. 동방예술연구회 회원.

월간산 1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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