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오너家 2·3세 경영 돛 달다…승계 '속도전'

한지명 기자 2022. 12. 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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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유통사들의 승계 체제가 속도를 내고 있다.

오너 2~3세가 그룹 내 중책과 신사업을 도맡으며 경영 일선에 나섰다.

2013년 그룹 공채에서 신입사원으로 CJ제일제당에 입사해 2017년 부장으로 승진, 바이오사업팀과 식품전략기획팀에서 근무했다.

한화그룹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도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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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CJ·BGF·한화 2·3세 빨라진 경영 승계
"대내외 불확실성…경영 능력 시험대"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국내 대형 유통사들의 승계 체제가 속도를 내고 있다. 오너 2~3세가 그룹 내 중책과 신사업을 도맡으며 경영 일선에 나섰다.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와 경기 침체 가운데 경영 능력을 빠르게 입증해 내야 한다는 점에서 어깨가 무겁다. 미래 먹거리를 이끌며 사업 역량을 검증해야하는 부담도 커졌다.

◇롯데 '1년 만에 승진', CJ '핵심 중책'

20일 업계에 따르면 15일 열린 롯데 정기 인사에서 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가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1년 만의 승진이다. 신사업인 수소 에너지, 전지 소재 관련 글로벌 협력 및 신사업 발굴에 힘을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맡고 있던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담당에선 변동이 없다. 신 상무는 그동안 일본 지사에서 근무하며 한국 롯데와는 거리를 뒀다. 2020년 일본 롯데 입사를 시작으로 현재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에서 부장을 겸하고 있다.

올해는 신 회장과 베트남 출장길에 동행하는 모습이 포착돼 경영수업이 본격화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8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 주석을 면담하고, 베트남 호찌민 롯데건설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10월 발표한 정기 인사에서 장남 이선호 경영리더를 그룹 핵심 계열사 중책에 배치했다. 영향력을 확대해 승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경영리더는 CJ제일제당 핵심 중책인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글로벌 사업 성장과 신사업 분야에서 보여준 성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식품사업 전반의 사업전략을 관장한다.

이 경영리더는 1990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그룹 공채에서 신입사원으로 CJ제일제당에 입사해 2017년 부장으로 승진, 바이오사업팀과 식품전략기획팀에서 근무했다.

◇BGF '지분 증여', 한화 '신사업 기획'

홍석조 BGF그룹 회장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대량의 주식을 장남과 차남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후계 구도를 본격화했다. 아들인 홍정국 BGF 대표이사와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BGF 신사업담당 겸임)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통해 다량의 지분을 넘겼다.

홍 회장의 지분은 53.34%에서 32.4%로 낮아지고 두 아들의 지분은 상승했다. 장남인 홍정국 대표 지분은 10.29%에서 20.77%로, 차남인 홍정혁 대표의 지분은 0.03%에서 10.5%로 높아졌다. 차남과 장남에게 각각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의 BGF리테일 소수 지분도 정리됐다. 지난 1일부터 3영업일 동안 보유 중인 자사 주식 1만3776주를 전량 매도했다. 종가 기준으로 매도액은 27억원에 달한다. 형이 편의점 사업인 BGF리테일을, 동생이 BGF에코머티리얼즈를 이끄는 구도가 명확해진 셈이다.

한화그룹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도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태양광·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금융 사업을, 김동선 상무가 유통 사업을 맡는 식으로 각각 노선을 명확히 해왔다.

김 전무는 지난 9월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을 겸하면서 호텔·리조트에 이어 백화점 사업까지 전담하게 됐다.

한화솔루션이 내년 3월 한화갤러리아와의 인적 분할을 예고하면서 신사업 확대가 예고된다. 경쟁력 높은 핵심 사업인 백화점 사업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리테일 분야를 강화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에는 미국 3대 버거 '파이브 가이즈'를 유치하기도 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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