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에 中 YMTC 주저앉나…삼성·SK에 미칠 영향은

CBS노컷뉴스 박종관 기자 2022. 12. 2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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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YMTC의 예고된 몰락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일단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D램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이 안정화되는 동시에, 추격자를 따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우한에 있는 YMTC 낸드플래시 공장 전경. YMTC 제공 [출처] 중국 YMTC, 낸드 굴기 나서…'삼성 · SK하이닉스도 못 한 232단 양산?'|작성자 kimhs2769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200단 이상의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미국의 제재 탓에 3D 낸드 시장에서 철수할 위기에 처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일본과의 경쟁 속에 중국의 추격까지 받던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는 시장 점유율을 지킬 수 있는 호재로 평가된다. 다만 미국의 대중 제재가 중국 내 우리 공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유예조치 연장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중국 YMTC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의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공식 등재된 이후 이르면 2024년 3D 낸드플래시 시장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YMTC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인 낸드를 생산하는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다. YMTC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20년까지 1% 이하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2%대로 올라선 뒤 올해 2분기에는 3.4%까지 성장했다.

중국 YMTC의 232단 3D 낸드플래시. 테크인사이츠 제공

특히 최근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200단 이상의 3D 낸드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캐나다 반도체 컨설팅 업체인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YMTC의 232단 낸드는 항저우 하이크비전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감시 카메라에 장착됐다.

낸드는 기본 저장 단위인 '셀'을 수직으로 높이 쌓아 올리는 것이 기술력의 척도로 평가된다. 낸드 '적층' 경쟁은 치열하다. 지난 7월 마이크론이 232단, 8월 SK하이닉스가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을 각각 발표했고, 삼성전자도 236단 수준으로 추정되는 8세대 V낸드 양산에 들어갔다.

128단 낸드 제품의 성능이나 수율(불량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도 불안정한 것으로 알려진 YMTC가 지난 7월 176단을 건너뛰고 232단 양산에 도전한다고 선언했을 때만 해도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실력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테크인사이츠는 "이제는 시장 리더들이 모두 200단 이상의 낸드 플래시를 작업하고 있지만, YMTC가 가장 먼저 이를 생산해냈다"며 "코로나19 봉쇄, 지정학적 긴장, 미국의 무역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첨단 기술은 YMTC를 세계 반도체 업계의 중요한 경쟁자로 만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상무부가 YMTC를 수출통제 명단에 추가하면서 사업을 접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기업에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수출관리 품목을 판매하려면 특별 허가가 필요하지만 미국 정부는 사실상 허가를 하지 않겠다는 거부추정원칙을 적용했다.

YMTC는 이 조치로 미국 협력사의 장비 부품과 기술 지원 인수가 어려워진다. 수율 확보에도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트렌드포스는 YMTC의 내년 빗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 전망치를 애초 60%로 예측했다가 7% 감소로 180도 수정했다.

트렌드포스는 "YMTC는 기술 침체로 비용 경쟁력을 잃고 시장 점유율의 침식은 계속될 것"이라며 "낸드 시장에서의 입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중국 내수용 기업으로 전락하거나 2D 낸드 제조로 돌아갈 가능성도 제기했다.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의 약 40%를 차지하는 중국 시안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YMTC의 예고된 몰락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일단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에다 재고 과잉까지 겹쳐 D램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낸드 시장이 안정화되는 동시에, 추격자를 따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내년도 YMTC의 빗그로스 하락 전환에 맞춰 전체 시장의 빗그로스 성장치도 20.2%로 하향했다. 여기에 내년 3분기부터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낸드 가격의 안정화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평균판매단가(ASP)의 반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가 인수한 중국 다롄의 옛 인텔 낸드사업부 공장. 인텔 제공

다만 미국의 대중 제재가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우시에서 D램, 다롄에서 낸드 공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10월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에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판매하지 못 하게 하는 수출통제를 발표하면서 이 조치로 영향을 받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의 중국 공장에는 1년간 적용 유예 기간을 줬다.

업계 관계자는 "유예는 말 그대로 유예일 뿐, 중국에서 반도체를 계속 생산하려면 최신 장비와 부품의 반입이 원활해야 한다"며 "미 정부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최소한 투자금 회수와 대체 공장 마련에 필요한 만큼 유예 기간을 늘리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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