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올해도 끓인 서바이벌 김치찌개…‘스맨파’ 논란 치명타[2022 케이블 결산②]
[뉴스엔 황혜진 기자]
올해도 서바이벌 향연이었다. Mnet이 전매특허 경연 방식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1995년 개국한 Mnet은 '슈퍼스타K' 등을 필두로 다채로운 서바이벌 형식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음악을 소재로 특정 장르, 세대에 국한되지 않는 예능을 연달아 방영하며 음악 시장 저변을 넓혔고, 다양한 방면에서 빼어난 재능을 자랑하는 스타들을 숱하게 발굴했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Mnet 서바이벌 신뢰도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방송된 아이돌 육성 프로젝트 '프로듀스' 4개 시리즈 제작진의 순위 개입 논란으로 한 차례 추락했다. 이에 조작 파문 이후 제작한 서바이벌들의 투표 시스템 관리 및 집계 주체를 철저하게 외부화(음악 플랫폼, 외부 참관인 검증 등)함으로써 공정성을 높이고 신뢰도를 회복하는 데 지속적으로 공을 들였다.
▲ '퀸덤2→쇼미더머니11' 공고해진 브랜드, '스맨파' 논란은 치명타
Mnet은 2022년에도 변함없이 '서바이벌 김치찌개 장인' 역할에 집중했다. 특히 시리즈 예능 명맥을 유지하며 해당 프로그램들을 공고하게 브랜드화하는 데 성공한 모양새다.
시작은 아이돌 컴백 전쟁 시리즈였다. 2019년 '퀸덤' 시즌1을 필두로 2020년 '로드 투 킹덤'과 지난해 '킹덤 : 레전더리 워'에 이어 올해 '퀸덤' 시즌2가 전파를 탄 것. 그룹 씨스타 출신 효린을 필두로 여자친구 출신 비비지, 우주소녀, 이달의 소녀, 브레이브 걸스, 케플러까지 총 6팀이 선의의 경쟁을 펼친 끝에 우주소녀의 최종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퀸덤2'는 TV 화제성 비드라마 부분(굿데이터코퍼레이션 제공), 콘텐츠영향력지수(CPI Powered by RACOI) 1위에 올랐다. 퍼포먼스 영상 유튜브 누적 조회수는 2억 뷰에 육박했다. 단순히 수치적 성과를 이루는 데 그치지 않고, 아티스트 6팀의 매력을 전 세계 팬들에게 널리 알리며 주목할 만한 K팝계 컴백 포맷으로 자리매김했다.
춤과 랩을 토대로 한 시리즈 역시 지속됐다. 지난해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이하 '스걸파')를 절찬리 방영하며 전 국민을 흥겨운 춤판에 빠져들게 한 Mnet은 올해 여덟 크루(프라임킹즈, 위댐보이즈, 저스트절크, 원밀리언, 엠비셔스, YGX, 어때, 뱅크투브라더스)를 섭외해 남자 댄서 버전인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를 기획했다.
여성 댄서들과는 다른 매력을 지닌 남성 댄서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K-댄스의 대중화에 기여했고, 가수 지코가 가창한 '새삥' 챌린지를 주도하며 스트릿 댄스계는 물론 가요계에도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지만 논란도 적지 않았다.
'스맨파' CP는 제작발표회에서 "여자 댄서들의 서바이벌에 질투, 욕심이 있었다면 남자 댄서들의 서바이벌에서는 의리와 자존심이 자주 보였다"라는 성차별적 발언으로 기획 근간을 흔들며 프로그램에 치명타를 입혔다.
이는 Mnet이 추구하는 '편견을 깨는 새로움'이라는 핵심 가치, '스우파'와 '스맨파' 기획 의도인 '경쟁과 연대를 통한 성장'이라는 취지에도 어긋나는 망언이었다. 결국 Mnet은 "부적절한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일반화 오류적 발언에 대해 Mnet은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이후 YGX 박현세의 그룹 뉴진스 안무 조롱 논란, 위댐보이즈 리더 바타의 그룹 에이티즈 안무 표절 의혹도 이어졌다. 마침표를 찍은 건 MC 강다니엘이었다. '스맨파' 첫 방송을 앞두고 화장을 진하게 한 여성 댄서들에게 기가 빨렸다고 털어놨던 강다니엘은 마지막 생방송에서 광고주 농락이나 다름없는 실언도 했다.
2012년 시작돼 시즌10까지 방송된 '쇼미더머니'는 11번째 시즌을 흥미롭게 전개하며 새로운 랩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저스디스X알티부터 릴보이X그루비룸, 박재범X슬롬, 더콰이엇X릴러말즈를 프로듀서로 섭외하며 첫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쇼미더머니11'는 이영지, 허성현, 던말릭 등 실력자들의 지원으로 회마다 인상적인 무대들을 선보이고 있다. 일부 래퍼들에게 동등하게 룰을 적용하지 않아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제기됐지만 지난 시즌들에 비해 큰 논란 없이 순항 중이다.
음원 차트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시즌9 최대 히트곡이 미란이와 머쉬베놈 등이 가창한 'VVS'(뷔뷔에스), 시즌10 히트곡이 비오와 언오피셜보이 등이 부른 '쉬어'였다면 시즌11 음원 미션 최대 인기곡은 던말릭과 허성현, 칸, 로스, 맥대디로 이뤄진 팀 알젓(저스디스X알티)이 완성한 '마이웨이 (MY WAY)'다. 12월 3일 발매된 이 곡은 벽돌처럼 굳건한 음원 차트를 뚫고 최상위권으로 직행했다. 17일 발매된 이영지 본선 경연 음원 'NOT SORRY'(낫 쏘리)(피처링 pH-1, 프로듀싱 슬롬) 역시 한 자릿수로 진입했다.
▲ 기획 의도 좋았지만… 존재감 부족했던 서바이벌
신규 서바이벌들은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다. 제작진과 출연자들의 고군분투에도 불구,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 면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한 것. 그러나 기존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포맷을 고안해냄으로써 새로운 얼굴들, 혹은 익숙한 아티스트이지만 그간 숨겨져 있었던 그들의 재능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제작진 의지만큼은 호평받아 마땅하다.
올여름 방영된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은 MZ세대 밴드들을 대상으로 한 신개념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다. 전설의 한국인 밴드 '더 그레이트'의 천재 뮤지션 '미스터 지'가 K밴드의 세계 진출을 목표로 대한민국의 대표 밴드를 발굴한다는 독특한 설정을 내세웠고, 페퍼톤스와 적재, 노민우와 엔플라잉, 쏜애플 윤성현과 김재환, 소란 고영배와 권은비가 멘토로 출연해 참가자들을 이끌었다.
가을 방송된 '아티스탁 게임'은 아티스트(Artist)와 스탁(Stock) 합성어인 '아티스탁'(Artistock)에 '게임'(Game)을 결합한 프로그램이었다.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가상의 게임머니를 제공하고, 참가 아티스트들의 재능에 투자하게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기존 서바이벌에서 찾아보기 힘든 양방향 소통 기반 음악 경연이었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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