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E’…실리콘밸리에서 주목 받는 스타트업 투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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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투자의 겨울이 지속되고 있지만 '될 성 부른 떡잎'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혹한기가 찾아온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투자 방식은 '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 투자다.
실리콘밸리 투자 방식으로 주목SAFE 투자는 2013년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초기 투자사인 와이 콤비네이터가 처음 선보인 이후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많이 사용돼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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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투자의 겨울이 지속되고 있지만 ‘될 성 부른 떡잎’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혹한기가 찾아온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투자 방식은 ‘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 투자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투자의 30% 정도가 SAFE 투자로 진행될 만큼 널리 퍼졌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실리콘밸리 투자 방식으로 주목
SAFE 투자는 2013년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초기 투자사인 와이 콤비네이터가 처음 선보인 이후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많이 사용돼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말로는 ‘조건부 지분 인수 계약’이라고 불린다. 투자와 동시에 신주를 즉시 발행 받는 대신 추후에 스타트업이 후속 투자를 받을 때 비로소 지분을 인수받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에 10억원을 투자한다고 하자. 일반적인 투자 방식과 달리 SAFE 투자는 투자를 실행할 당시 기업 가치와 지분율을 정하지 않는다. 그 대신 이 스타트업이 후속 투자를 유치하면 이때 기업 가치가 정해지고 그 기업 가치에 맞게 지분율을 책정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투자 받는 스타트업은 만기가 없고 이자도 지불할 필요가 없으며 부채로 처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는 리스크가 크다. 스타트업이 아예 후속 투자를 받지 못하면 투자자는 자금을 상환하거나 주식으로 전환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럼에도 투자사들이 SAFE 투자를 고려하는 데는 분명한 장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업 가치를 산정하기 어려운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초기 스타트업은 아직 기업 가치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기업 가치를 산정하기 위한 정량적인 회사 평가의 과정을 생략하는 만큼 계약서도 상당히 심플한 편이고 계약 체결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스타트업은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필요한 자금을 빠르게 수혈받을 수 있고 투자자도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발 빠르게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다만 발 빠르게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했음에도 후속 투자자와 같은 조건으로 투자를 하게 된다면 투자자도 분명한 손해일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체로 후속 투자자보다 유리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 두는 경우가 많다. ‘기업 가치 상한선’을 정해 두거나 기업 가치에서 일정 비율로 할인하도록 정해 두는 등의 조건이다.
한국에서는 실리콘밸리만큼 보편화된 투자 방식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가 2016년부터 미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SAFE 투자를 시작했다. 2020년 ‘벤처 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법적 근거가 마련된 이후 최근 들어 SAFE 투자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0월 23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1~2분기 SAFE 투자 건수는 7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3건)과 비교해 53건 늘었다. 지난 1월에는 한국벤처투자가 SAFE 투자 전용 펀드인 ‘기술기업 첫걸음펀드’를 출범해 화제를 모았다. 자금의 60% 이상을 투자 유치 이력이 없는 초기 스타트업 중 기술보증기금의 추천을 받은 곳에 SAFE 방식으로 투자하도록 한 펀드다.
패스트벤처스는 지난 5월 론칭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START’에 SAFE 투자를 도입했다. 선정된 스타트업들은 SAFE 방식으로 즉시 1억원을 투자 받을 수 있다. 이에 더해 지난 4월에는 기술보증기금은 투자 방식을 확대하며 기술 투자 방식에 SAFE 투자를 추가했다. 초기 스타트업들의 투자 자금 유치에 ‘물꼬’를 터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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