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윤제균 감독 "모두가 반대했던 뮤지컬 '영웅', 영화화한 이유는" [SS인터뷰]
오는 21일 개봉하는 윤 감독의 신작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거사 이후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1년을 다룬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한국에서 ‘비주류’인 뮤지컬 장르를 선보이기 위해 뮤지컬에서 안중근 역을 맡았던 배우 정성화를 과감하게 주역으로 내세웠다.
국내 뮤지컬 영화로는 보기 드문 올 라이브 녹음과 라트비아 로케이션 촬영, 안중근 의사의 거사가 있던 하얼빈 역을 완벽하게 구현한 대형 세트 제작 등을 위해 139억원의 제작비를 썼다.
윤 감독이 뮤지컬 ‘영웅’을 관람한 건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극 중 안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넘버를 듣고 펑펑 눈물을 쏟았다.
윤 감독은 “뮤지컬을 영화화하겠다고 결심한 뒤 2016년에 어머니가 간암판정을 받고 1년 뒤 타계했다. 6개월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마음을 추스르는데 6개월이 걸렸다”며 “2018년부터 준비해 2019년 촬영을 마친 뒤 팬데믹으로 이제 개봉하게 됐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다보니 ‘영웅’은 윤 감독에게 어머니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담은 작품이기도 하다. 윤 감독 자신도 “‘국제시장’이 아버지의 영화라면 ‘영웅’은 어머니의 영화”라고 강조했다.
안중근 의사 역은 2009년 초연부터 13년 동안 원작 뮤지컬을 이끌어온 정성화를 고집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성화보다 티켓파워를 가진 스타배우를 원했던 투자사를 직접 설득한 것도 윤 감독 자신이다. 윤 감독은 “만약 투자사가 끝까지 정성화를 반대했다면 나는 ‘영웅’을 찍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영웅’은 전 곡을 현장에서 라이브로 녹음했다. 한국 뮤지컬 영화 특유의 어색함을 최소화하고 완벽한 소리를 찾기 위함이다. 하지만 윤 감독과 배우들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윤 감독은 “물론 소리는 OST앨범 취입을 위해 후시녹음한 버전이 더 좋다. 그러나 현장감과 배우의 진심을 동시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라이브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조마리아 역의 배우 나문희의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는 음정과 박자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지만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사무치는 감정이 노래 안에 담겨 사전 시사에서 많은 이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배우 김고은이 부르는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는 클라이막스 쇳소리가 오히려 관객의 감정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같은 세심함은 영화를 ‘컷의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윤 감독의 철학이 있기에 가능했다. 윤 감독은 “공을 덜 들인 컷이 한 컷이면 0.1% 차이지만 10컷이면 1%, 100컷이면 10%, 1000컷이면 100% 다른 영화가 된다. 운동이든 인생이든 마찬가지다. 하루를 대충 살 수 있지만 10일,100일, 1000일은 다르다. 관객에게 진심과 진정성을 전달하기 위해 매 컷마다 최선을 다했다”고 털어놓았다.
‘영웅’은 익히 알려진대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물의 길’과 경쟁해야 한다. 하지만 윤감독은 “‘영웅’과 ‘아바타:물의 길’은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진 영화”라며 함께 윈윈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의인이란 건 알지만 대한제국 의병군 참모 중장 출신의 군인이라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한다. 독립전쟁을 했던 군인이고 회령전투에서 대의명분을 위해 일본군을 풀어줬다 전우들이 사망하는 아픔을 겪었다. 영화를 통해 이런 역사적 사실을 시청각의 향연을 누리며 확인하길 바란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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