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돌아 카라·윤하·데이식스의 시간, 뭉클한 차트 역주행[2022 가요결산②]

황혜진 2022. 12.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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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RBW 제공
카라, RBW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데이식스 성진, 영케이, 원필, 도운/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데이식스 성진, 영케이, 원필, 도운/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윤하, C9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황혜진 기자]

명곡들이 재조명받으며 음악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한 해였다.

2022년 가요계에는 역주행 신화를 쓴 노래들이 여럿 등장했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숱한 신곡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졌음에도 기 발매곡들이 뒤늦게 재조명돼 순위 상승의 기쁨을 누린 것.

가요계 역주행은 더 이상 기현상이 아니다. 가수 장범준이 속했던 밴드 버스커 버스커가 2012년 발매한 '벚꽃 엔딩'은 매년 벚꽃 개화 시기 연어처럼 차트를 거슬러 올라간다. 최근 볼빨간사춘기 '우주를 줄게', 멜로망스 '선물', 윤종신 '좋니', 헤이즈 '비가 내리면' 등도 차트 하위권에 머무르다 뒤늦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최상위권으로 올라서며 음악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올해 역주행 바통을 넘겨받아 찬란하게 빛난 주인공은 그룹 카라(박규리, 한승연, 니콜, 강지영, 허영지, 故구하라), 밴드 데이식스(DAY6/성진, 영케이, 원필, 도운), 솔로 가수 윤하 등이다. 이들의 엇박자 약진은 '좋은 노래는 결국 통한다'는 공식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 영원한 '한류 퀸' 카라 재결합이 선사한 감동

2세대 아이돌 카라(KARA)는 11월 29일 15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MOVE AGAIN'(무브 어게인)으로 컴백했다. 이들의 신곡 발매는 4인조 카라(박규리, 故구하라, 한승연, 허영지)가 2015년 5월 낸 7번째 미니 앨범 'In Love'(인 러브) 이후 7년 6개월여 만이다.

레전드 아이돌들의 완전체 컴백이 반드시 흥행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실상 이벤트성 재결합으로 허무하게 끝난 경우도 적지 않다. 카라는 달랐다. '팬들에게 무대 위 멋진 카라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겠다'는 일념으로 잠시 자리를 비웠던 강지영, 니콜까지 합류해 뭉친 카라는 보란 듯이 한층 성장한 보컬과 퍼포먼스 역량을 증명했다. 특히 모든 멤버가 앨범 기획과 곡 작업에 참여함으로써 오래도록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또 하나의 명반을 완성했다.

음악과 팬들을 향한 진심은 1위로 이어졌다.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 'WHEN I MOVE'는 발매 당일 국내 주요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타이틀곡뿐 아니라 모든 수록곡이 차트에 진입하며 현재 진행형 카라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하게 했다. 일본어 버전 뮤직비디오는 현지 최대 음원 사이트 라인뮤직 뮤직비디오 톱 100 차트 1위에 올랐다.

카라는 한류 열풍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2007년 정규 1집 앨범 'Blooming'(블루밍)으로 데뷔한 이래 'Pretty Girl'(프리티 걸), 'Honey'(허니), '미스터', '루팡 (Lupin)', 'Jumping'(점핑), 'STEP'(스텝) 등 메가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한국을 넘어 일본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누렸다. K팝 여성 그룹 최초 일본 도쿄돔에도 입성,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개최한 팀이기도 하다. 15주년에도 본업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두터운 팬사랑을 무기로 호성적과 화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카라가 팬들과 함께 또 어떤 역사를 만들어갈지 기대된다.

카라는 뉴스엔에 "신곡에 대한 관심만으로도 너무 놀랍고 감사했다. 오랜만에 나오는 것이다 보니 '요즘 어린 친구들은 우리를 모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했고 '카라를 기억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을까'라는 걱정도 했는데, 히트곡의 차트 역주행을 보고 '카라를 기억하고 그리워했던 분들이 이렇게 많았구나'라고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022년은 저희 멤버들에게 역대급인 해이지 않았을까 싶다. 데뷔했을 때만큼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준 소중한 2022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내년에는 팬분들을 직접 만날 팬미팅을 계획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신곡 'WHEN I MOVE'와 히트곡 메들리 정도만 보여드렸는데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카라로서도, 그리고 멤버 각자의 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자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믿듣데' 데이식스가 써 내려간 '군백기 희망편'

데이식스는 2019년 7월 발매한 5번째 미니 앨범 'The Book of Us : Gravity'(더 북 오브 어스 : 그래비티) 타이틀곡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로 무려 3년여 만에 차트를 역주행했다. 이들의 역주행은 두 번째다. 앞서 2017년 2월 발매한 'Every DAY6(에브리 데이식스) 프로젝트 싱글 '예뻤어'로 3년 만인 2020년 1월 차트를 거슬러 올라갔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역주행에는 10월 1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 국군의 날 특집이 주효했다. 현역 복무 중인 데이식스 멤버 영케이와 원필, 도운은 3인 3색 군복을 입고 출연해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다. 3년여 만에 펼친 단체 대면 공연이었던 만큼 멤버들에게도, 팬 마이데이(MY DAY)들에게도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이 됐다. 해당 무대 관련 릴스 영상이 SNS를 통해 화제를 모으자 주요 음원 차트 순위도 급격히 상승했다. 연초 700위권대(이하 멜론 일간 차트 기준)였던 음원은 11월 6일을 기점으로 100위권대로 진입했다.

'군백기'(군대+공백기)를 보란 듯이 뚫고 지나간 데이식스의 활약은 군 복무로 인한 여백이 반드시 인기나 존재감 하락을 수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물론 빼어난 음악성을 보유한 데이식스이기에 가능한 행보다. "모든 순간을 노래하는 밴드가 되고 싶다"라는 당찬 포부를 품고 2015년 9월 가요계 입성한 데이식스는 그간 다채로운 장르의 명곡들로 K팝 팬들의 플레이리스트를 수놓으며 '믿듣데'(믿고 듣는 데이식스)이자 'K팝 대표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1막 못지않은 2막도 기대해 볼 만하다. 데이식스는 단체 활동 군백기임에도 9월 4인 완전체로서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해 진득한 팬사랑을 드러냈다. 단체 활동 재개 시점은 내년 연말이 될 전망이다. 9월 육군 현역으로서 만기 전역한 리더 성진은 솔로곡 작업과 라디오 DJ, 유튜브 자체 콘텐츠 등을 병행하며 팬들과 소통 중이다. 카투사 영케이는 2023년 4월, 육군 군악대 도운은 7월, 해군 원필은 11월 순차 전역한다. 계절이 흘러 더 나은 모습으로 되돌아올 데이식스가 2막의 페이지들은 어떤 소리와 이야기들로 채워나갈지 주목된다.

성진은 뉴스엔에 "우선 저희 DAY6를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특히 우리 MY DAY!!! 앞으로도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며 "가능한 한 최대한 여러 가지 활동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릴 계획이다. 앞으로도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 '음악 탐험가' 윤하가 개척한 새로운 길

윤하는 3월 발매한 정규 6집 리패키지 앨범 'END THEORY : Final Edition'(엔드 띠어리 : 파이널 에디션)' 타이틀곡 '사건의 지평선'으로 10월 4일 음원 플랫폼 멜론 메인 차트 TOP 100에 재진입(100위 권 내 입성)했다.

윤하는 가파른 순위 상승을 이어간 끝에 11월 7일 고지를 점령했다. 발매 222일 만의 1위다. 반짝 흥행에 그치지 않고 12월 중순인 현시점에도 정상을 수성하며 장기집권 중이다. 다수 청자들로부터 매일 들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좋은 노래라는 인정을 받은 셈이다.

역주행 계기는 윤하의 열일이었다. 윤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다가 올해 재개된 대학 축제, 야외 음악 페스티벌에 연달아 출연하며 '사건의 지평선' 무대를 선보였다. 윤하의 탁월한 라이브 실력이 돋보이는 무대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며 곡 자체에 대한 관심도 역시 상승했다.

'사건의 지평선'은 모든 끝에 시작이 함께하기를 바라는 앨범 'END THEORY' 마침표에 해당하는 트랙이다. 윤하는 단독 작사와 공동 작곡을 맡아 블랙홀 경계인 사건의 지평선, 예측되지 않는 이별 그 너머에 대해 이야기했다. 노래의 화자는 반짝였던 과거에 미련 없이 산뜻한 인사를 건네고 지평선 너머로 넘어간다. 20년 차를 앞두고 있음에도 과거의 영광에 갇혀 있기는커녕 담대하게 음악적 변화와 성장을 멈추지 않는 가수 윤하를 빼닮은 모습이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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