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CEO] 신세계부터 이마트까지… 위기에 더 빛난 '정용진 매직'

조승예 기자 2022. 12. 20.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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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단 우승에 계열사 축포… 연말 축제 분위기 물씬
'부회장님'이라는 호칭보다 '형'으로 부르는 게 더 익숙한 기업인이 있다. '용진이형'으로 불리는 정용진(54·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78만 팔로워를 보유한 정 부회장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소탈하고 친근감 있는 이미지로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핫한 인플루언서다. 단순히 인기몰이에만 그치지 않았다. 정 부회장을 닮은 '제이릴라' '지니어스' 등 부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흥행에 성공하며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 경영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올해는 정 부회장의 야심작인 프로야구단 SSG랜더스가 KBO리그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을 거머쥐며 계열사 전체가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SSG랜더스 우승에 '쓱세일'도 대박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제이릴라와 함께 야구 응원을 하고 있다./사진=제이릴라 인스타그램
정 부회장이 각별한 애정을 쏟은 야구단 SSG랜더스는 올해 창단 2년 만에 KBO리그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창단식을 마친 뒤 SNS를 통해 "야구와 본업(유통)을 연결시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고 신세계라는 이름을 한 번 더 기억에 남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고 우리 이름을 오르내리게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부회장의 꿈은 생각보다 일찍 실현된 셈이다.

SSG랜더스는 개막 이후 단 한차례도 1위 자리를 다른 구단에 내주지 않고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1위 자리를 지켰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140년이 넘은 MLB 역사에서도 단 5차례밖에 없었던 값진 기록이다.

야구단 우승과 관중수 1위의 원동력이 된 팬들을 위한 감사제 '쓱세일'은 역대급 실적을 내며 대박을 쳤다. 쓱세일에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등 신세계그룹의 계열사 19곳이 참여해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를 펼쳤다. 이마트 쓱세일 매출은 계획대비 140%를 달성, 전년 11월 3주차 금토일 대비 2.1배로 증가하며 '매출 홈런'을 기록했다. 야구와 유통을 결합한 신세계의 스포츠 마케팅은 '야구단 우승 이벤트'뿐만 아니라 '유통 이벤트' 역사에도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그룹은 야구단 인수 당시 '고객 경험의 확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야구 팬들이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온라인 시장의 주 고객층과 일치한다는 점은 야구단 인수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였다. 인천 청라에 건립을 추진 중인 돔구장이 완성되면 '야구와 유통'이 결합된 진정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세계그룹 통합멤버십 론칭… 백화점 실적 '승승장구'


2017~2022년(3분기) 신세계 매출 추이. /인포그래픽=강지호 기자
올해 신세계그룹은 그동안 강조해 온 '온-오프라인 에코시스템' 구축의 첫 단추를 끼웠다. 한 번의 가입으로 SSG닷컴과 G마켓·옥션의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가 공개된 것이다.

지난 5월 공개된 통합 멤버십은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이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에서 각각 무료배송과 상품 할인, 적립을 받을 수 있다. 통합 멤버십의 이름은 이베이코리아(전 지마켓글로벌)가 2017년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출시한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스마일클럽'을 유지했다.

지마켓글로벌의 경우 통합 멤버십을 오픈하자마자 2주 동안 G마켓과 옥션으로 통한 일 평균 가입자 수가 전년동기대비 50% 이상 급증하는 등 신규고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신세계백화점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오프라인 혁신과 디지털 콘텐츠를 앞세우면서 1위 롯데백화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3분기 연결 기준 백화점 사업은 매출액 6096억원, 영업이익 109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19.8%, 영업이익은 50.5% 성장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점은 2017년부터 6년 연속 국내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으며 단일 점포 기준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창고형 할인점' 부활…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승부수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의 멤버십 도입 후 트레이더스 매출이 상승세를 탔다. 사진은 이마트트레이더스 월계점 내부 전경./사진=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출범 전 내부에서 찬반 논란이 거센 사업이었다. 이마트의 기존 대형마트 사업과 겹치는 데다 이미 코스트코가 장악한 시장에 후발 주자로 뛰어드는 것에 대한 회의론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한국형 코스트코'를 만들어 소비자 선택권을 늘려주자는 취지로 트레이더스 사업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확실한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트레이더스는 '넥스트 트레이더스'를 위한 전사적 과제를 진화시키기 위해 지난 1년간 상품, 고객, 점포, 지원체계 등을 전방위적으로 진단해 변화를 추진해 왔다.

지난 10월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전면 개편했다. '도매, 대량, 대규모'를 의미하는 '홀세일'(Wholesale)을 브랜드명에 공식 적용함으로써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완전히 다른 창고형 할인점 본연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한 차원 높은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을 도입해 멤버십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 혜택 강화에도 힘을 줬다. 트레이더스가 새롭게 선보인 유료 멤버십 '트레이더스 클럽'과 자체 적립 포인트 '티알 캐시'(TR CASH)는 혁신 성장을 위한 핵심 축이다. 기존 고객의 혜택은 유지하면서도 멤버십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더해 창고형 할인점의 새로운 룰을 만든다는 목표다.

유료 멤버십 트레이더스 클럽은 사전 모집 한 달 만에 가입자 30만명을 넘어섰다. 당초 목표했던 고객 수의 약 112%를 달성했다. 지난 12일 기준 누적 회원수 47만명을 확보했다. 멤버십 도입 전인 1~9월 트레이더스 전년동기대비 매출신장률은 1.8%에 머물렀지만 멤버십 도입 후인 10~11월 두 달 동안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레이더스 클럽의 정식 론칭은 내년 1월1일이며 올해 12월 31일까지 '얼리버드 가입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트레이더스는 2010년 첫 오픈한 구성점을 시작으로 매년 신규 출점을 이어가 2012년 7개 점포에서 10년 만에 점포 수가 3배로 증가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연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마트는 지난 6월 오픈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동탄점을 기반으로 동탄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경기남부지역 신(新) 핵심 상권을 공략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 프로필
▲1968년생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 졸업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 ▲신세계 기획조정실 상무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사장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회장 ▲신세계 대표이사 부회장 ▲신세계그룹 부회장

조승예 기자 csysy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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