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尹 정전협정 위반' 지적한 유엔사… 소리 소문도 없이 조사 종결

박응진 기자 2022. 12. 2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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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후보(현 대통령)의 이른바 '정전협정 위반' 논란에 대한 주한유엔군사령부 차원의 조사가 이미 '종결'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유엔사는 작년 12월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에 보도자료까지 게시하며 윤 대통령 일행의 '정전협정 위반' 행위를 지적했으나 이후엔 별다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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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文정부 유감 표명에 홈피 보도자료 하루 만에 삭제
우리 군과 DMZ 내 군인 복장 등 관련 지침 개정 협의 중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후보 시절이던 작년 12월20일 강원 철원군 백골 OP를 찾아 전방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2021.12.2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1년 전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후보(현 대통령)의 이른바 '정전협정 위반' 논란에 대한 주한유엔군사령부 차원의 조사가 이미 '종결'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유엔사는 작년 12월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에 보도자료까지 게시하며 윤 대통령 일행의 '정전협정 위반' 행위를 지적했으나 이후엔 별다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작년 12월20일 강원도 철원 소재 육군 제3보병사단(백골부대) 관할 전방관측소(OP)를 방문했다가 한국전쟁(6·25전쟁) 정전협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윤 대통령 일행이 백골 OP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관계자의 안내로 육군용 얼룩무늬 야상 등 전투복과 민정경찰(MP) 완장을 착용한 사실이 문제가 됐던 것이다.

유엔사는 정전협정 및 북한군과의 후속합의서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에선 민간인과의 식별을 위해 유엔사 측 전투원(군인)만 전투복과 완장을 착용토록 하고 있다.

즉, 백골 OP는 지리적으로 DMZ(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남북으로 2㎞ 거리 이내)에 있기 때문에 윤 대통령 일행이 이곳에서 전투복·완장을 착용한 건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당시 유엔사의 설명이었다.

유엔사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국민의힘 관계자들과 취재진의 백골 OP 방문 이틀 뒤인 작년 12월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면서 "규정 미준수 상황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유엔사의 해당 보도자료 게시를 놓고 군 안팎에선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왔다. 과거에도 대통령후보 등 정치인들이 DMZ 내 군 관측소를 전투복 차림으로 방문한 사례가 다수 있었으나, 유엔사가 이를 공개적으로 문제삼은 사례는 찾기 어렵단 이유에서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후보 시절이던 작년 12월20일 강원 철원군 백골 OP를 찾아 전방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2021.12.2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 때문에 일각에선 당시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6·25전쟁 종전선언과 그에 따른 유엔사 무력화 가능성 등을 의식해 "유엔사가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정전협정 관리 주체인 유엔사의 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이 겸직한다. 주한미군사령관은 작년 7월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에서 폴 러캐머라 현 사령관으로 교체됐다.

이에 대해 유엔사 관계자는 20일 "당시 조사는 DMZ 내 방문자의 행동에 관한 것이 아니라, 절차 이행의 적절성 여부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며 "조사는 이미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 관계자 또한 "유엔사 측에서 해당 사안의 관련 경과를 우리 측 부대로부터 확인하고 종결 처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엔사의 조사가 종결된 시점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당시 문재인 정부도 유엔사 측에 '유감'을 표명했고, 이에 유엔사에선 관련 보도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시한 지 하루도 안 돼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사 측에서도 해당 보도자료 게시 뒤 논란이 일자 당초 의도와 달리 특정 정당 정치인을 겨냥한 것으로 비칠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한다.

현재 우리 군 당국과 유엔사는 '안전 강화'를 위해 DMZ 내 군인 복장 등에 관한 지침을 개정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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