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여직원 많은 곳도 없다"…1964년생 볼보 공장의 장수비결
스웨덴 예테보리에 위치한 볼보자동차의 토슬란다 공장은 베트남 전쟁의 전운이 감돌던 1964년부터 운영을 시작할만큼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곳이다.
구식 공장으로 보일 수 있지만 6500여명의 직원과 첨단 로봇이 함께 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XC60, 준대형 SUV XC90 등 볼보 핵심 차종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직원의 30%가 여성으로, 이같은 성비가 '자랑스럽다'고 소개할 정도로 토슬란다 공장은 볼보 직원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일반 시민도 사전예약을 하면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공장 내부를 직접 볼 수 있는데, 이미 예테보리의 대표 관람 상품이 된 지 오래다. 인당 200크로나(약 2만5000원)를 내야 하는데도 방문 3~4개월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5일(현지시간) 오후 3시쯤 기자가 토슬란다 공장을 돌아볼 때도 이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압축(Press)과 차체(Body), 도장(Paint), 조립(Assembly), 최종 품질 테스트(QA) 등 차량이 생산되는 과정 대부분을 직접 볼 수 있었다.
토슬란다 공장은 하루 1200여대를 생산해 전 세계로 수출한다. 연간 30만대 규모다. 차량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달라는 요청이 각국에서 몰려들고 있지만 '느리더라도 제대로 된 한 대를 만들겠다'는 볼보의 철학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곳에서 자동차 한 대가 완성되려면 38시간 정도가 걸린다.
토슬란다 공장은 탑승자의 안전을 고려하는 만큼 직원의 안전과 복지에도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었다. 이곳 공장은 차량 주문이 아무리 밀려있어도 월~금 3교대 근무가 원칙이며, 웬만해선 주말 특근을 시행하지 않는다.
볼보 직원들은 기본급의 80%를 받으며 최대 24주까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아빠, 엄마 모두 볼보 직원이면 총 48주를 각각 쓸 수도 있다. 아이를 입양한 동성 부부, 한부모 가정도 동일하게 쉴 수 있다.
북유럽식 복지 제도를 실현한 만큼, 이곳 직원의 충성도도 높은 편이다. 이날 공장 투어를 담당한 프란체스카 비크린씨는 "토슬란다 공장은 스웨덴 내 다른 회사의 공장이나 해외 볼보 공장에 비해서 근속 연수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비크린씨도 볼보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이다.
토슬란다 공장은 볼보에서 가장 크면서도 오래된 공장이지만 회사의 미래 전략에 발맞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친환경을 주요 의제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미 지난해부터 볼보 공장 최초로 탄소중립(기후중립)을 달성했다. 파리협정에 따라 유럽은 자동차 제조시설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한 온실가스 배출이 없으면 탄소중립이 실현된 공장으로 본다.
이곳 공장은 지난해부터 재생 에너지를 발전해 얻은 전기만을 쓰고 있다. 난방 에너지의 50%는 바이오가스로, 나머지 50%는 예테보리 지역에서 발생한 산업 폐열을 이용해 충당하고 있다.
토슬란다 공장은 2025년까지 차량 1대를 만들 때마다 쓰이는 에너지를 현재의 30% 수준까지 낮춘다는 목표도 세웠다. 2020년엔 7000㎿h의 전력량을 줄였는데, 이는 스웨덴 가정 450가구가 1년 동안 쓰는 전기다. 볼보는 토슬란다 공장의 조명·난방 시스템 개조 작업이 마무리되면 내년까지 연간 약 2만㎿h를 추가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볼보는 2030년까지 모든 생산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토슬란다 공장엔 전기차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100억크로나(약 1조2600억원)를 투자한다.
토슬란다 공장 전반엔 새로운 제조 공정 '메가 캐스팅(Mega Casting)'이 도입될 예정이다. 메가 캐스팅은 마치 붕어빵을 찍어내는 것처럼 용접과 볼트 조립 없이 하나의 부품을 크게 주조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차량 무게가 가벼워지면서도 생산 공정이 간단해져 더 많은 전기차를 생산하는 데 유리하다. 생산 단가도 크게 줄어든다.
하비에르 발레라 볼보자동차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부사장은 "지속가능한 전동화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 공장 전반에 걸쳐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테보리(스웨덴)=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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