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 이후가 문제"...한화의 본 게임 이제부터

김도현 기자 2022. 12. 20.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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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사실상 확정됐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계열사들이 2조원을 확보해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와 경영권을 사들일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이번 인수가 대우조선해양에 마지막 기회이며, 정상화의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 노조를 상대로 한화가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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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2도크 /사진=대우조선해양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사실상 확정됐다. 자금 조달과 기업 결합심사 과정에서 별다른 진통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경영권 확보 이후 각종 난관이 도사린다고 지적한다. 정상화를 위한 자금 수혈과 온도 차가 큰 두 회사의 유기적 결합이 한화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계열사들이 2조원을 확보해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와 경영권을 사들일 예정이다. 우리 정부의 방산업체 매매 승인과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한 유럽연합(EU), 영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튀르키예, 베트남 등 8개국의 합병심사도 모두 통과해야 한다.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 모두 우수 방산업체이고, 외국계 자본에 휘둘릴 염려도 적어 방산업체 매매 승인은 무난할 전망이다. 결합심사도 마찬가지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같은 조선사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합병이 불발됐지만, 한화는 조선업에 처음 뛰어드는 회사다.

한화와 산업은행은 내년 1분기까지 인수 절차를 모두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업계는 2분기부터가 난관이라고 입을 모은다. 품는 과정보다 품에 안은 이후가 한화 입장에선 인수 본 게임이라는 의미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재무 정상화다. 대우조선해양은 장시간 적자를 기록했다. 공적자금으로 연명했을 정도로 부채비율 역시 높다.

이날 유안타증권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2조원의 유상증자 단행으로 부채비율이 400%까지 줄어들었지만, 3분기 말에는 1300%에 육박했을 정도로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왔다. 부채비율은 크게 줄였지만, 여전히 단기 차입금 부담이 커 이자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유안타증권의 분석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단기 차입금은 2조9000억원 수준"이라면서 "차입 만기가 대부분 단기에 몰려 있어 차환 시 고금리 부담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연결기준 1조9000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2365억원의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우조선해양 흑자전환 전망은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대규모 수주에 따른 수혜가 내년부터 본격화된다는 의미다. 고무적인 성과지만 안정적인 재무구조 안착을 위해선 경영혁신이 필수적이란 지적이다. 한화그룹도 경영진 교체를 포함해 다양한 부문에 대한 개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빠르고 성공적인 개혁을 위해선 구성원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업계는 노조와의 유기적 결합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한화의 실사 당시 협조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협조가 계속되리란 보장은 없다. 업계는 지속된 적자로 장시간 고통을 분담해온 노조가 한화의 인수를 계기로 대대적인 처우개선 요구에 나설 수 있다고 해석한다. 이와 동시에 한화의 노무관리 능력도 시험대에 오른다. 한화는 강성노조 상대 경험이 다른 대기업에 비해 적지만,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금속노조 내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이번 인수가 대우조선해양에 마지막 기회이며, 정상화의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 노조를 상대로 한화가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평했다.

이어 "노조와 거리가 먼 삼성과의 빅딜 때는 한화의 기업문화 이식이 빠르게 진행된 바 있다"면서 "대우그룹 해체 후 24년째 주인 없는 회사였고 강성노조가 버티는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도 한화의 기업문화가 얼마나 빠르게 뿌리 내릴 수 있느냐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속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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