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투수가 2023년 승률왕 노린다…자신보다 팀, KIA밖에 모르는 에이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승률왕을 한번 생각해보려고 한다.”
KIA 양현종은 늘 에이스의 최대 덕목으로 이닝을 얘기한다. 최근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에 올 시즌 자신의 성적(30경기 12승7패 평균자책점 3.85, 175⅓이닝)에는 강하게 불만을 표하면서도, 이닝 얘기가 나오자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실제 양현종은 올 시즌까지 8시즌 연속 170이닝을 던졌다. 내심 10년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다. “7년 연속, 8년 연속은 안 멋있잖아요. 10년 연속 170이닝, 10년 연속 100탈삼진, 10년 연속 10승 등 은퇴 전까지 이강철 감독(KT)님 기록을 한번 넘어서는 게 야구인생에서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양현종은 올 시즌 이 감독의 타이거즈 누적 탈삼진, 최다이닝, 최다승 등을 넘어 타이거즈의 새 역사를 썼다. 8년 연속 170이닝은 이 감독조차 하지 못한 대기록. 현 시점에서 양현종이 도전하는 이 감독 기록은 10년 연속 10승이다. 양현종은 올 시즌까지 8시즌 연속 10승을 이어갔다.
그런데 양현종이 마음에 품고 있는 2023시즌 새로운 목표가 있다. 갸티비에 “KBO에 승률왕 타이틀이 있다. 승률왕을 한번 생각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올 시즌의 경우, 엄상백(KT)이 0.846으로 승률왕이었다. 양현종은 0.632.
왜 승률왕을 원할까. 자신의 승리보다 KIA의 승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내가 나가는 게임만큼은 우리 팀이 이기면 좋겠다. 그게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에이스가 나갈 때 팀이 이긴다는 믿음이 생기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SSG 김광현도 이 부분을 가장 중요시했으며, 올해 0.813으로 2위에 올랐다.
양현종은 “올 시즌에도 내가 나가는 게임에는 내가 승을 하든 안 하든 우리 팀이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올 시즌을 보면 5할도 안 된다. 내가 나가는 게임에 팀이 이겨야 팀도 분위기가 좋고 나도 위안을 삼을 수 있다. 진 게임이 더 많았다. 올 시즌 돌아보면 반성하게 되고 올해는 결과적으로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올해 양현종은 전반기(18경기 8승4패 평균자책점 2.97)에 비해 후반기(12경기 4승3패 평균자책점 5.19)에 다소 부진하긴 했다. 대투수답지 않게 실투도 잦았고, 위기관리능력도 조금 부족한 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경험 많고 조정능력이 탁월한 투수이기 때문에, 걱정하는 시선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양현종은 승률왕이라는 타이틀을 목표로 삼으면서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려는 모습이 보인다. 아울러 “내가 선발로 나가다 보니 중간이 부담이 덜 하다는 얘기, 내가 나가서 야수들이 좀 더 ‘으쌰으쌰’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내가 나갈 때만큼은 해보자는 의지도 있었다. 그런 점에선 뜻깊은 시즌”이라고 했다. 후배들, 야수들의 진심의 눈빛을 읽었다.
양현종은 내년에도 시즌 준비 루틴을 철저히 지키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보통의 투수보다 늦게 공을 잡되,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충실히 준비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 시즌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