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이과생의 ‘문과 침공’, 통합 수능 보완책 마련해야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른 올해 수능에서도 수학 영역과 국어 최상위권에서 이과 쏠림 현상이 심해짐에 따라 이과생들이 인문·사회 계열 학과에 지원하는 ‘문과 침공’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의 조사 결과, 올해 수학 1등급을 받은 학생 중 선택과목으로 ‘미적분’ 시험을 본 학생이 88.7%인 반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은 6.5%에 불과했다. 대학들은 자연계 모집에 주로 ‘미적분’이나 ‘기하’ 선택을 요구해 통상 미적분·기하 시험을 치른 학생은 이과생,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면 문과생으로 분류된다.
현재 고교에선 문·이과 구분 없이 학생들 선택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이런 취지를 살리기 위해 작년부터 문·이과 구분 없는 통합형 수능시험을 도입했다. 고교에선 계열 구분 없이 공부하지만 수능과 대학 입시에서는 아직 문·이과 계열별 특성이 작용한다. 수학 상위권을 차지한 이과생들이 상위권 대학 인문·사회 계열 학과에 대거 교차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대 입시에서 인문사회 계열 정시 합격자의 44%가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으로 추정된다.
대학 진학은 자기 적성을 고려해 학과를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 등 학과보다 대학을 따르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하는 대학·학과에 가지 못한 문과생들은 재수에 나서고, 적성에 관계없이 점수에 맞춰 학과를 바꾼 이과생 일부는 전공에 적응하지 못해 중도 탈락하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앞으로 수능에서 문·이과 계열 간 형평성을 높이고, 무분별한 교차 지원 등 부작용 대책을 마련해 융합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통합 수능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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