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의 메타버스 사피엔스] [19] 인간과 대화 가능한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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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대화하는 동물이다. 카페에서, 집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우리는 언제나 대화를 나눈다. 사람들의 대화 내용을 분석한 옥스퍼드 대학교 로빈 던바 교수는 놀라운 발견을 하나 한다. 대부분 대화를 통해 실질적 정보가 교환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한 사람이 영화 이야기를 하면, 다른 한 사람은 자신이 먹은 음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린 친구들의 대화도 비슷하다. 정보 교환보다는 “ㅋㅋㅋ” “ㅎㅎㅎ” 같은 “무의미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결국 소통의 진화적 핵심은 구성원들 간의 공감 유지라고 추론해 본다면, 대화는 인간성 그 자체를 위한 중요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비슷한 맥락으로 수학자 앨런 튜링은 대화가 가능한 기계를 진정한 인공지능으로 정의 내린 바 있다. 인간과 제한 없는 대화가 가능해 제3자가 상대방이 사람인지 기계인지 구분할 수 없다면, 그런 기계는 ‘지능’을 가졌다고 믿어주어야 한다는 말이겠다.
물론 지금까지 그 어느 기계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적은 없다. 하지만 최근 기계가 튜링 테스트를 드디어 통과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입력한 문장을 새로운 그림으로 창작해주는 ‘DALL-E2′ 알고리즘을 올해 4월에 소개했던 OpenAI사가 최근 ‘ChatGPT’라는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등록만 하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 초거대 인공지능의 능력은 충격적이다. 자연어로 입력한 질문에 너무나도 합리적이고 인간다운 대답을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수학이나 코딩 문제를 물어보면 답을 알려주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에세이를 써 달라고 부탁하면 적어도 고등학생이나 학부생 수준의 글을 작성해 준다.
물론 ChatGPT 역시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제 서서히 인간과 대화가 가능한 기계가 가능한 미래가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튜링 테스트를 통과할 인공지능과 공존해야 하는 우리의 미래를 깊게 고민하고 준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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