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운항 늘어나자 지방공항이 적막해진다
팬데믹때 늘렸던 국내선 감축
지방공항 이용객들 불편 커져
항공업계가 국제선 운항을 본격 재개하면서 지방 공항들에 항공편 감축이라는 불똥이 튀고 있다. 항공기 수가 제한된 국내 항공사들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늘렸던 국내 노선을 다시 줄여 국제 노선으로 재배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국제선 슬롯(시간당 가능한 이착륙 횟수)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방공항 이용객들의 불편이 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는 최근 지방 공항의 국내 노선을 줄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군산공항에서 주 14회 띄우던 ‘군산~제주’ 노선을 지난 15일부로 철수했고, 앞서 지난 10월엔 여수공항에서 ‘여수~제주’ ‘여수~김포’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진에어는 지난달 울산공항에서 ‘울산~김포’ 노선 운항을 멈췄고, 에어부산은 내년 3월 ‘울산~김포’(주 10회) ‘울산~제주’(주 14회) 노선 철수를 검토 중이다.
국내선 축소의 가장 큰 이유는 국제선을 늘리기 위해서다. 코로나 기간 항공사들은 지방공항발 국내 노선을 신규 취항해 적자 폭을 줄여왔다. 그런데 최근 해외여행객이 크게 늘면서 국제선 수요가 많아졌다. 특히 코로나 기간 유예됐던 슬롯 유지 의무도 지난 10월 말부터 되살아났다. 국제선 운항 권한을 유지하려면 배분받은 슬롯의 80% 이상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국제선 운항을 늘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국제선 운항에 필요한 항공기도 코로나 이전에 비해 부족하다. 항공기 대부분을 임차하는 국내 항공사들이 코로나 기간 중 상당수를 계약 연장 없이 반납한 탓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10개 항공사의 보유 항공기 대수는 2019년 414대에서 작년 372대로 감소했다.
항공사들로선 국내선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지방 공항 이용객의 불편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 국내선이 확대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지방공항 이용자는 늘었다. 에어포탈에 따르면 올해 1~11월 여수공항과 울산공항, 군산공항에서 국내선을 이용한 승객은 총 107만3569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4% 많았다. 이 때문에 국내 노선이 축소되면 그만큼 이용객이 불편을 겪고, KTX나 고속버스 등 대체 교통수단이 붐비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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