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럼] 황당한 가짜뉴스 걸러낼 수 없을까
1970, 1980년대 일간 신문에 있었던 4컷짜리 시사만화는 날카로운 풍자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동아일보의 고바우 영감이 가장 유명한 시사만화 중 하나였는데 기억나는 내용 중 하나는 미래에 펼쳐질 발전과 변화되는 세상에 관한 설명을 듣던 고바우 영감이 너무 허황된 얘기를 계속 듣다가 결국 미쳐버리는 것이었다. 그때 미래 변화로 예견된 것은 우리나라의 수출이 세계 10위가 된다거나, 한 가구에 차를 두 대 이상 가지게 된다거나, 걸어다니면서 전화를 할 수 있다거나 하는 내용이었다. 이 말을 듣던 고바우 영감이 미쳐가면서 하는 대사가 우리 모두 날아다닌다거나 달나라에 간다고 하는 것이었다.
1970년대는 암울한 정치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면 앞으로 잘 살 수 있다고 장밋빛 미래를 어떻게든 펼쳐내야 하는 시기였으므로 구체적 설명 없이 공상과학(SF)영화 같은 미래를 말한 것이다. 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되었나. 다시 돌아보면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그때 설명했던 ‘황당한’ 미래보다 더 황당하게 발전된 미래가 현실로 펼쳐진 것 같다. 휴대전화는 기본이고, 자율주행차가 눈앞에 있고, 몇 년 내로 하늘을 나는 드론 택시가 상용화하고, 우리 힘으로 로켓을 쏘아 올렸으며, 다른 나라와 함께 달 탐사도 진행 중이다. 우리 문화와 무기도 세계로 인정받으며 나아가고 있는데 1970년대에 이런 일들이 미래에 이루어질 거라고 했다가는 과대망상으로 정신과에 강제 입원당했을지도 모르겠다.
의료계에도 과학 발전과 더불어 엄청난 진보가 이루어졌다. 안과 분야만 보더라도 미세 현미경과 초음파, 레이저의 발달로 인한 혜택을 다른 어느 과보다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상상도 못 했던 발전이 생겼다.
과거에는 백내장 수술을 하고 좋은 시력을 기대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지금은 초음파와 레이저의 도움을 받아 굴절이상을 같이 해결하면서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면 노안까지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상태고, 안경이나 렌즈가 불편하다면 수술로 해결할 수도 있다. 시력이 좋지 않아 포기해야 했던 직업도 이제는 웬만하면 도전이 가능하다. 다른 과도 예전에는 치료가 힘들던 질환을 이제는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일정한 성과를 낸다.
또한 이러한 의료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도 너무나 많아졌다. 1970, 1980년대에는 TV라고 해봐야 3개 방송이 전부였고, 신문과 라디오 말고는 딱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없었지만 지금은 TV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채널이 있고, 인터넷에는 그 이상의 개인채널이 넘쳐난다. 휴대전화만 있으면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방대한 정보를 얻는다.
이러한 발전이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다양한 생각을 접할 수 있게 해주므로 고마운 것이 사실이지만 요즘 느끼는 건 가짜뉴스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꼭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잘못된 정보를 흘리는 것이 아니라도 단순히 틀린 정보도 흔히 접하게 된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이게 맞는 건지 틀린 건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얼마 전 한 외국 과학자가 소시지 단면을 우주의 모습이라고 올렸다가 들통나기도 했다.
사과를 사과라고 하면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지만 사과를 배라고 하면서 그럴듯한 거짓말을 하면 많은 사람이 호기심을 가지고 보게 된다. 시청률과 조회수가 올라가면 이런 어이없는 행동이 돈이 되는 세상이 되면서 자꾸 이상한 방송이나 인터넷 정보가 많아지는 것 같다. 그저 웃자고 하는 거라면 좋겠지만 잘못된 정보로 인해 적절한 치료나 수술 시기를 놓치고 엉뚱한 곳에 매달리는 분을 많이 봤고, 여러 방법으로 여론을 조작하려고 한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가짜뉴스가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고들 하는데 미래에는 다른 의견은 모두 통과시키되 틀린 정보는 삭제해내는 AI(인공지능)라도 나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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