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척 폐부를 찌르는, 방정아의 그림 닮은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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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 지나가려다 '어, 여기 뭐지?' 이런 궁금증으로 들어와보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제 그림이 그렇잖아요. 일상적이고 친숙한 이야기 같은데 그 안에 살짝 귀한 거, 약간 심각한 거 있는 것처럼요."
"인스타그램으로 디엠(DM·Direct Message)을 주면 전시장을 여는 예약제로 운영할거에요. 전시는 주로 전시공간이 필요한 젊은 작가에게 무료로 내어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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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동구 산복도로 주택가
- 방정아 작품 상시 볼 수 있고
- 젊은 작가에 무료 대관도 계획
- 30일까지 개관전 ‘비몽사몽’
“쓱 지나가려다 ‘어, 여기 뭐지?’ 이런 궁금증으로 들어와보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제 그림이 그렇잖아요. 일상적이고 친숙한 이야기 같은데 그 안에 살짝 귀한 거, 약간 심각한 거 있는 것처럼요.”
부산항을 바라보는 부산 동구 산복도로에 방정아 작가의 ‘제이작업실’(증산동로17)이 지난 18일 문을 열었다. 그의 말처럼 주소를 확인하지 않고 간다면 무심코 지나갈지도 모르겠다. 주택가에 쏙 들어가 있는 이곳은 대문 양옆에 그린 초록빛 페인팅 작업과 ‘제이작업실’이라는 작은 문패에서 제대로 찾아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작업실 가까이 마련한 공간이라 제이(2) ‘작업실’로 이름 지었지만, 실제 용도는 ‘전시장’이다. 2층짜리 주택 2층에 전시 공간을 꾸몄다. 부산항이 내려다보이는 전시장은 평소엔 방정아 작가의 작품을 걸어놓고, 비정기적으로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인스타그램으로 디엠(DM·Direct Message)을 주면 전시장을 여는 예약제로 운영할거에요. 전시는 주로 전시공간이 필요한 젊은 작가에게 무료로 내어줄 생각입니다.”
전시장 개관 배경을 묻는 질문에 그는 ‘모든 게 우연’이었다고 말했다. 많은 이가 떠나고 싶어 하는 곳이지만, 방 작가는 이곳이 좋다고 했다. “거창하게 ‘갤러리’를 하겠다는 건 아니에요. 기존 작업실이 좁아졌는데 마침 빈 주택이 나와서 들어왔고, 사람들이 경치가 좋으니 전시하면 좋겠다고 해서 시작한거에요. 저는 여기가 좋거든요. 정면엔 아파트가 시야를 가리지만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탁 트인 전경에 눈이 시원해지죠.”
오는 30일까지는 개관전 ‘비몽사몽’이 열린다. 탈핵전시모임 ‘핵몽’의 초창기 멤버인 박건 정정엽 홍성담 작가가 함께 꾸몄다. 전시명은 ‘핵몽’의 멤버 넷이 모였다 해서 ‘비몽사(4)몽’. “제이작업실처럼, 그냥 심각하지 않게 준비했어요. ‘핵몽’이라고 하면 악몽 같은데, 조금은 가볍게 언어유희로 지었죠.”
‘촛불집회가 민주주의의 씨앗’이라는 정정엽 작가는 팥, 콩으로 촛불을 형상화한 ‘촛불 시리즈’ 등 9점을, 박건 작가는 스코틀랜드 민요 ‘스카보로 페어(scarborough fair)’에서 ‘가죽낫으로 허브를 베어 꽃다발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죽은 병사의 노랫말에서 영감을 얻은 가죽 도구 시리즈 11점을 출품했다. 정정엽·박건 두 사람의 다른 작품은 각각 부산현대미술관 전시 ‘누구의 이야기’와 미광화랑(수영구) 개인전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홍성담 작가는 이날 개관 축하공연을 맡았던 부산 밴드 토다의 멤버들 인물초상 7점을 걸었다. 방정아 작가는 작업실에서 바라본 동네를 그린 ‘완벽한 풍경’, 화환이 그려진 ‘오프닝’ 등 신작 포함 6점을 선보인다. 그의 또 다른 신작은 내년 3월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갤러리 ‘될 수 없는 것 되기’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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