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라스트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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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대 영화에는 고등학교 댄스파티, '프롬'(Prom)이 자주 등장한다.
이 졸업 파티에서 추는 춤이 '라스트 댄스'(last dance)로 불린다.
당시 잭슨 감독은 선수들에게 나눠주는 다이어리 제목을 라스트 댄스로 적었다.
한 달 동안 전 세계를 달군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 중계에서도 라스트 댄스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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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이 관용어구가 된 것은 2020년 4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다큐멘터리 마이클 조던의 ‘더 라스트 댄스’란 작품 덕택이다.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인 마이클 조던이 속했던 시카고 불스는 1997~98시즌 왕조의 몰락을 예감하고 있었다. 은퇴를 번복한 조던과 계약 갱신을 목전에 둔 스코티 피펜, 악동 데니스 로드먼의 일탈까지 겹치면서 팀은 사분오열된 상태였다. 명장 필 잭슨 감독 또한 감독직 수행을 마지막이라고 여겼다. 당시 잭슨 감독은 선수들에게 나눠주는 다이어리 제목을 라스트 댄스로 적었다. 이후 시카고 불스는 1996~97시즌에 이어 1997~98시즌도 칼 말론이 이끄는 유타 재즈를 잡고 2번째 ‘스리핏’(3년 연속 우승)의 영광을 재현했다. 조던과 시카고 불스의 완벽한 라스트 댄스였다.
한 달 동안 전 세계를 달군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 중계에서도 라스트 댄스가 등장했다. 지구촌 축제로도 불리는 월드컵은 4년에 한 번 열리다 보니 다음 대회 출전을 기약하기 어려운 스타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이번 대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라스트 댄스는 아르헨티나의 메시를 비롯해 포르투갈의 호날두, 크로아티아 모드리치, 우루과이 수아레스, 독일 수문장 노이어까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월드컵 도전 선수들을 설명하는 수식어처럼 사용됐다.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가 프랑스를 꺾고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피 말리는 명승부에 TV 중계를 지켜본 전 세계 축구팬들이 환호했다. 메시는 펠레와 마라도나에 이어 진정한 ‘축구의 신’ 반열에 올랐다. 지구촌을 들썩인 라스트 댄스로 기록될 법했다. 마지막 퍼즐을 맞춘 메시의 영광은 동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 라스트 댄스는 그저 누군가의 마지막 도전이 아니다. 역경을 이겨낸 팀과 사회, 국가에 붙어야 할 수식어가 될지도 모르겠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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