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병이 어린 자녀에게 나타난다면…

권대익 2022. 12. 19. 23: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잠자다 걷는 행동을 보이는 '수면보행증'은 어린이에게서도 주로 나타나는 수면장애 질환으로 흔히 '몽유병(夢遊病)'으로 불린다.

문혜진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보행증의 핵심 증상은 수면 중 몽롱한 상태에서 일어나 걷거나 달리는 것"이라며 "이때 부적절하게 흥분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수면보행증은 비렘수면 도중 '서파(徐波)수면'에서 시작되는 반면, 렘수면행동장애는 렘수면(꿈꾸는 수면) 때 발생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잠자다 걷는 행동을 보이는 ‘수면보행증’은 어린이에게서도 주로 나타나는 수면장애 질환으로 흔히 ‘몽유병(夢遊病)’으로 불린다.

어린이일 때는 수면보행증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성인이 되도록 호전되지 않고 계속되거나 성인기에 시작된 수면보행증은 다른 수면 질환으로 인해 유발됐거나, 수면보행증이 아닌 다른 수면 질환을 오인한 것일 수 있어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문혜진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보행증의 핵심 증상은 수면 중 몽롱한 상태에서 일어나 걷거나 달리는 것”이라며 “이때 부적절하게 흥분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돌아다니면서 말할 수 있지만 느리고 다소 둔감해 보이며, 물체에 부딪히거나 넘어져 다칠 수 있다. 증상이 발생할 때 시간ㆍ장소에 대한 인지력이 없고 잠에서 깨면 증상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면보행증 발생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을 때가 많아 유전적 요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 낯선 환경 수면, 발열 등이 수면보행증의 악화 인자가 될 수 있다.

성인에서는 수면무호증흡이 수면보행증을 일으켜 악화시킬 수 있다. 수면보행증과 함께 코골이ㆍ주간졸림증이 생길 때, 비만·고혈압·당뇨병 등이 동반된다면 수면 다원 검사로 수면무호흡증 유무와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

수면보행증은 수면 도중 꿈 내용을 말과 행동으로 옮기는 ‘렘(REM)수면행동장애’와 혼동될 수 있다. 두 질환 감별에는 수면 다원 검사가 유용하다.

수면보행증은 비렘수면 도중 ’서파(徐波)수면‘에서 시작되는 반면, 렘수면행동장애는 렘수면(꿈꾸는 수면) 때 발생한다. 따라서 수면보행증은 서파수면이 길게 나타나는 수면 전반부(깊은 밤)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렘수면행동장애는 렘수면이 자주 길게 나타나는 수면 후반부(새벽녘)에 잘 나타난다.

수면보행증은 다음날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지만 렘수면행동장애는 꿈 내용을 종종 기억하기도 한다.

아동기에 나타난 수면보행증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므로 특별히 치료할 필요가 없다.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 시간 확보, 낮잠 피하기, 어둡고 조용한 수면 환경 조성 등 일반적인 수면 위생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너무 자주 나타나면 약물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증상이 나타나면 예상 시간대에 알람을 설정해 잠깐 깨웠다가 다시 재우는 방법도 활용해볼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부딪히거나 넘어져 다칠 수 있으므로 안전한 수면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낮은 침대를 사용하고, 침대 주위에 깨질 만한 물건이나, 위험한 물건은 치워두는 것이 좋다.

문혜진 교수는 “수면보행증이 있는 소아청소년에게 우울증ㆍADHD 등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이 동반되거나 발달ㆍ성장에 문제가 있다는 오해가 있는데, 이에 대한 근거는 매우 희박하다”고 했다.

문 교수는 “다만 특별한 이유 없이 수면보행증이 지속되면 수면 부족·심리적 스트레스 등 악화 요인이 있는지, 다른 수면 질환이 동반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