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의료대란... “베이징서만 재택치료 중 하루 2700명 숨져”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2. 12. 19.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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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15일간 사망자 2명 늘어”
내년말까지 100만명 사망 전망도
15일 중국 장쑤성 난징에서 주민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원 검사 키트를 사기 위해 약국 밖에 줄을 서 있다./차이나 데일리/로이터 뉴스1

‘위드 코로나’에 돌입한 중국에서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사망자가 급증하고 의료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 등이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 경제 매체 차이신은 19일 사설에서 “전국에서 의료 자원이 가장 많이 집중된 베이징에서조차 병원은 만실이고 해열제는 동났다”면서 “다른 지역들은 공황 상태에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코로나 확진자와 중환자, 사망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집계하고 있지 않아 피해자가 얼마나 쏟아지고 있는지 알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홍콩 명보는 의료 업계 관계자 말을 인용해 17일 하루 동안 베이징에서 재택 치료 중 사망한 코로나 감염자가 2700여 명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러자 19일 중국 방역 당국은 전날 하루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2명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산둥성과 쓰촨성에서 사망자가 1명씩 발생했다는 발표 이후 15일 만에 처음으로 코로나 감염 사망자가 늘었다고 밝힌 것이다.

중국 전역에서는 화장장과 장례식장에 밀려드는 시신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베이징의 한 병원 바닥에는 냉동을 하지 못한 시신 30구가 쌓였고, 일부 장례식장은 냉장 컨테이너를 긴급 구매해 시신을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텅 빈 상하이 금융 중심가 - 중국 상하이의 금융 중심가 루자쭈이(陸家嘴)의 한 도로가 19일 다니는 차량이 거의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로이터 뉴스1

의료 전문가들은 중국 상황이 내년 초 최악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지방정부들은 내년 춘제(중국 설·1월 22일)를 전후해 코로나 확산이 정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까지 코로나로 중국에서 10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자체 예측 모델을 통해 중국에서 내년 3월까지 전체 인구의 3분의 1가량이 코로나에 감염되고, 연말까지 사망자가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경제 매체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후난성의 한 진(鎭·현의 하부 행정 단위)급 도시의 경우, 인구 5만명이 8명의 의사에게 의존하고 있다. 이 마을에 체계를 갖춘 병원은 한 곳뿐인데 이곳의 의료진이라곤 의사 8명과 간호사 15명이 전부라는 것이다. 또 다른 인구 7만명의 마을에서는 가장 큰 병원의 침상 수가 99개뿐이라 노인 환자들이 헛걸음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마을의 59세 환자는 디이차이징에 “코로나 감염에도 치료는커녕 하루가 지나도록 해열제도 못 구했다”고 했다. 일부 지방 도시에서는 해열진통제인 파라세타몰의 어린이용 제품 한 통이 최대 2000위안(약 38만원)에 팔릴 정도로 약품도 부족하다.

의료 시스템이 휘청이면서 다른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도 위기에 놓였다. 차이신은 “중국의 암 환자 절반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데다 면역력이 약해 코로나가 감염된다면 치명적”이라면서 “매년 400만명씩 발생하는 중국 암 환자들이 큰 곤경에 처했다”고 했다.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서는 병원 응급실 바닥에서 응급 처치를 하는 영상이 퍼지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16일 의료 인력 확충을 위해 최근 5년 이내에 퇴직한 의료인을 의료 현장에 재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허난성은 전시 대비 태세에 준하는 1급 의료 대응 태세를 가동해 내년 3월 말까지 성(省) 내 보건 종사자의 공휴일 휴무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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