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에 충실했으면” 박지수가 동료, 팬들에게 전한 진심
박지수는 19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의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교체멤버로 출전, 18분 25초 동안 19점 7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스틸, 블록슛도 각각 1개씩 곁들였다. 5위 KB스타즈는 강이슬(16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의 더블더블을 더해 62-55로 승, 시즌 첫 2연승을 질주했다.
공황장애를 딛고 돌아온 박지수의 2번째 경기이자 첫 홈경기였다. 박지수가 1쿼터 초반 교체 투입되자 KB스타즈는 전광판에 ‘QUEEN'S BACK!’이라는 문구를 띄웠고, 홈팬들도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박지수는 KB스타즈의 기대에 부응했다. 페이스업, 중거리슛 등 다양한 공격루트를 통해 득점을 쌓았다. 덕분에 KB스타즈는 신한은행의 추격을 뿌리치며 중위권 도약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즐겁게 뛰었다. 행복했다”라며 복귀 첫 홈경기에 대한 소감을 전한 박지수는 “이 병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게 있었다”라며 직접 민감할 수도 있는 부분에 대한 운을 뗐다. 이어 “동료들, 팬들 모두 현재에 충실했으면 한다. 지나간 일은 물론 미래를 미리 걱정하고 슬퍼할 필요 없다. 현재의 내 삶에 집중했으면 한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복귀 후 2번째 경기를 치른 소감은?
복귀전이 신입생의 기분이었다면, 오늘은 지난 시즌과 같은 기분이었다고 할까. 몸이 100%는 아니었지만 ‘그래. 이게 KB 스타일이지’ 싶었다. 즐겁게 뛰었다. 행복했다. 오히려 복귀전이 더 힘들었다. 전반에 앉아있다 후반에 나가니 몸도 안 풀렸다. 정말 다리가 안 움직일 정도였다. 오늘은 많이 힘들진 않았다. 지금도 상태는 괜찮다. 물론 다시 한 번 체크해봐야겠지만 (출전시간은)점점 늘려가야 한다. 주치의와도 이 부분에 대해 계속 얘기하고 있다.
접전이 계속된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원래 쫓기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을 안 갖는 편이다. 오히려 더 재밌다. 마무리만 잘한다면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으니까…(웃음). 지는 게 익숙해진다면 슛 하나에 승패가 갈린다는 부담을 갖는 선수도 있지만, 나는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크다. 물론 안 됐을 때는 그에 따른 속상함도 크다.
무엇보다 이 병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게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병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많은 이들이 모를 것이다. 나도 연예인들이 공황장애 앓았다고 했을 때 ‘마음이 너무 힘들었나 보다’ 싶었는데 진단받아 보니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일어나서 생기는 병이라고 하더라. 멘탈의 문제라기보단 신경계가 자꾸 오류가 나서 흥분 안 해도 될 때 흥분하고, 그러다 보니 호흡곤란도 오는 것이라고 한다.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병인데 일단 마음에서부터 시작되는 병은 맞는 것 같다. 동료들, 팬들 모두 현재에 충실했으면 한다. 지나간 일은 물론 미래를 미리 걱정하고 슬퍼할 필요 없다. 현재의 내 삶에 집중했으면 한다. 몸이 정말 아팠다. 마음은 다 나았는데 몸이 계속 아프니 조급해지는 부분도 있었다. 조급해지면 안 되는 병이었다. 중요한 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감기 같은 질병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얘기를 꼭 하고 싶었다.
다들 나를 위해 별다른 얘기를 안 했다. 그게 너무 고마웠다. 원래 있었던 사람처럼 대하고, 별다른 신경 안 쓰면서 얘기하고 밥 먹었던 게 너무 고마웠다. 오늘 경기 전 미팅에서 한 얘기는 있었다. “지난 시즌 일은 다 잊고 현재를 보자.” 우리는 신한은행에 2패를 당했고, 상대에게 절대 앞서는 팀이 아니다. 자신감을 갖더라도 자만감은 갖지 말자고 했다. 훈련할 때 분위기 띄우기 위한 토킹이나 감독님에 대한 장난도 많이 쳤다. 그래서인지 분위기가 정말 좋아졌다. 그게 경기에서도 나온 게 아닌가 싶다. 분위기라는 게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농구에서는 큰 요소다. 지금처럼 팀에 활력, 에너지를 불어넣는 선수가 되고 싶다.
복귀 후 첫 홈경기를 치른 소감은?
사실 감동은 하나원큐와의 원정경기(17일)에서 팬들이 너무 잘 느낄 수 있도록 해주셨다. 물론 오늘도 감사했지만, 그 경기에서 전율이 돋았다. 오늘은 벤치에 있는 동안 내 유니폼을 흔드는 팬들을 일일이 봤다. 꼭 유니폼을 안 입고 있더라도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감사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뭔가 한 가지 표현을 더 쓰고 싶은데 생각이 안 난다(웃음). 경기 끝난 후 팬들에게 직접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방송사 인터뷰가 있었다. 악수도 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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