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영방송 “푸틴, 이번주 중대 발표”…벨라루스 참전 ‘촉각’
전시체제 ‘경제 개편’ 관측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벨라루스 방문을 앞둔 가운데 러시아가 조만간 우크라이나 공격 수위를 높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최대 우방국으로 참전 압박을 줄곧 받아왔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방송 WGTRK는 1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이번 주에 ‘중대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WGTRK의 프로그램 <모스크바, 크렘린, 푸틴> 진행자 파벨 자루빈은 “(푸틴 대통령의) 중요한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이번 주 국방부 확대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라고 소개했지만 구체적인 발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DPA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실제 중대 발표를 앞두고 있다면 러시아의 경제를 전시체제로 개편하는 내용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간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수군사작전’이라 부르면서 전쟁 수행과는 다소 거리를 둔 채 내정에 몰두하는 모습을 연출해 왔지만, 최근 들어선 전쟁을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 16일엔 군사령부를 방문하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면서 자국 내 강경파들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또 푸틴 대통령의 ‘중대 발표’가 벨라루스 방문 직후 이뤄질 것이란 점에서 벨라루스의 참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를 방문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안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참전을 약속할 생각이 없다고 밝혀왔지만 양국 간 군사협력 강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스크 국제관계대화위원회 책임자 야우헤니 프레이헤르만은 월스트리트저널에 “벨라루스 대통령이 원하지 않더라도 참전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벨라루스는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자국군의 전투태세를 일제히 점검했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러시아군에 기지를 제공했으며 현재도 수천명의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 주둔하고 있다. 러시아 전투기들도 벨라루스에서 출격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벨라루스와 맞댄 우크라이나의 국경 수호는 늘 최우선 순위”라며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해 방어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정례 연설에서 서방 국가들의 대공 방어망 지원도 재차 호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대규모 추가 동원령을 내리고 전쟁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군 지도부는 최근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내년 봄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기 위해 2차 지상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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