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기업 새 평가 기준, ‘사회적 가치’ 밀렸다
온실가스 감축 등 배점 줄어…“윤 정부 국정 기조 반영”
정부가 지방공기업 평가의 초점을 ‘효율성’에 맞춘다. 평가지표 중 사회적 가치 분야를 축소하고 재무건전성 분야를 강화하는 방향이다. 윤석열 정부의 효율성 강화 기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19일 오후 지방공기업의 효율성 강화를 기조로 한 2023·2024년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편람을 심의·의결했다.
행안부는 지방공기업 경영평가를 개편하면서 재무건전성 강화, 구조개혁을 강조했다. 경영성과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2024년부터는 경영관리 배점이 63점에서 50점으로 줄고, 경영성과가 37점에서 50점으로 늘어난다. 100점 만점 기준이다. 관리 차원의 과정보다 경영성과처럼 결과를 집중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취지가 반영됐다.
2024년 지방공기업의 경영성과 배점도 늘어난다. 이 중 부채비율 축소 등 재무성과 배점이 7점 증가한다. 노동생산성·자본생산성 등도 재무성과(경영성과) 배점에 포함돼 확대된다.
사회적 가치 배점은 7점 줄어든다. 지방공기업의 녹색제품 우선구매실적,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률 등의 배점 감소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대신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녹색경제 전환을 평가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위한 계획 수립 및 협력’을 새로운 평가 기준에 넣었다.
지역상생·일자리 분야에서는 청년 의무고용 배점이 2점에서 1점으로 줄고, 파견·용역 노동자 정규직화 추진실적은 평가 항목에서 없어진다. 대신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개발·공유 노력’ ‘지역문제 해결 플랫폼’ ‘지역기업 ESG 경영지원’ 등이 새로운 항목으로 포함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일부러 사회적 가치를 줄이려는 게 아니라 지방공기업의 효율성과 공공성이 5 대 5 정도로 균형을 맞추도록 평가체계를 바꿨다”고 말했다.
이번 행안부의 지방공기업 평가체계 개편안에는 윤석열 정부의 ‘허리띠 졸라매기’ 기조와 맞물린 효율성 강화가 반영됐다.
행안부는 지난 7월2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효율’을 강조했다. 행안부는 업무보고에서 “지방공공기관의 효율성과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자율·책임·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방공공기관 혁신을 추진한다”며 “우수 사례를 보여준 지방자치단체에 인센티브 등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방공기업 경영평가는 지방공기업법에 근거해 매년 이뤄진다. 지방공기업 경영목표 달성도, 업무 능률성, 공익성, 고객서비스 등이 주요 평가 기준이다. 2022년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는 내년 1~2월 경영평가단을 구성해 실시하고, 지방공기업정책위원회에서 내년 8월쯤 평가 결과를 확정한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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