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혁신파크, 코엑스 맞먹는 ‘경제 중심지’로

서울시가 19일 발표한 서울혁신파크 부지 개발 조감도. 서울시 제공

시, 은평구 부지에 융복합시설

60층 빌딩에 ‘첨단산업’ 유치
대형 쇼핑몰·녹지광장 조성
공공주택 등 804가구 공급도

연내 계획 확정, 2030년 완공
박원순표 ‘혁신의 장’ 지우고
오세훈표 ‘경제 랜드마크’로

서울 은평구 녹번동 ‘서울혁신파크’가 60층 높이의 랜드마크 건물 등이 들어서는 경제·문화 중심지로 개발된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회적 기업·단체를 모아 ‘혁신의 장’으로 활용했던 공간을 오세훈 시장은 일자리·상업이 핵심인 ‘경제의 장’으로 바꾸기로 했다.

서울시는 11만㎡ 규모의 서울혁신파크 부지를 서북권 경제·문화 중심으로 개발하는 기본계획안을 연말까지 확정해 2025년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2030년 준공이 목표다.

전체 면적 중 녹지(4만㎡)를 제외한 가용지에 삼성동 코엑스(46만㎡)보다 넓은 48만㎡ 규모의 상업·업무 시설이 들어선다. 대규모 녹지 광장을 중심으로 60층 높이의 건물을 짓는데, 이 랜드마크 빌딩과 업무동에는 뉴미디어·바이오 등 첨단산업 기업을 유치해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SFC) 규모의 특화업무공간(15만㎡)을 만들 방침이다. 가로변에는 여의도 더현대서울보다 큰 복합쇼핑몰이 조성된다. 서울시립대 산학캠퍼스(서울UIC캠퍼스)도 입주해 산학협력, 창업지원 기능도 갖춘다.

해당 부지에는 주거·의료·편의가 복합된 공공형 주거단지(골드빌리지·224가구)와 청년 1인 가구 및 신혼부부 등을 위한 주거단지(580가구) 등 총 804가구의 주택도 공급된다. 총 1조5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계획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공 개발자로 참여해 민관협력 사업으로 추진된다. 시설 총연면적 48만㎡는 주변 교통 영향 등을 고려해 용적률 상한(800%)보다 낮은 600% 정도로 계획됐다.

서울지하철 3호선 불광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혁신센터 부지는 1960년대부터 국립보건원, 식품의약품안전청등이 자리잡고 있었다.2006년 기존 기관 이전이 확정되면서 2009년 서울시가 난개발을 막자는 취지로 매입했다. 오 시장은 당시 재임 기간 40층 이상의 건물을 짓고 서북권에 필요한 시설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박 시장이 취임하면서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해 서울혁신파크를 만들었고, 2015년 230여개 기업·단체가 입주했다. 사회·혁신 분야의 관계망이 형성돼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는 장으로서 역할도 했다. 오 시장은 서울혁신파크 내 이 같은 활동을 ‘특정 단체의 점유로 공간이 저밀도로 이용’되고 있다고 규정하며 지난해 시장선거에서 “직(職)·주(住)·락(樂)의 융복합도시로 재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서울혁신파크에 입주한 124곳은 2023년 10월까지 대부분 계약이 만료된다. 개발 확정으로 공간 지속성이 불투명해지자 지난 두 달 사이 10개 단체가 이사를 하는 등 공간 비우기도 본격화됐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