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으로 모두 다 이룬 ‘축구의 신’ 메시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김세훈 기자 2022. 12. 1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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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순간’ 모두가 찰칵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리오넬 메시(가운데)가 19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꺾고 우승한 뒤 몰려든 아르헨티나 축구팬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루사일 | AP연합뉴스
발롱도르·챔스·올림픽에
월드컵 우승 품은 첫 선수
마라도나와 펠레 넘어서
“앞으로도 대표팀 뛰고파”
감독 “마라도나 기뻐할 것”

소년은 어릴 때부터 형들과 공을 차며 놀았다. 네 살 때 아빠에게 축구를 배웠고 여섯 살에 동네 클럽에 들어갔다. 재능은 뛰어났지만 유달리 작은 키는 걱정이었다. 결국 10세 때 소년은 성장호르몬결핍증 진단을 받았다. 가난한 살림에 호르몬 치료도 어려웠다. 그때 소년을 발견한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급히 식당 냅킨에 쓴 계약서를 내밀었다. 그렇게 소년은 2001년 14세 때 스페인으로 유학을 갔다. 그때부터 꾼 가장 큰 꿈은 월드컵 우승이다.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35)는 “어릴 적 꿈이 이뤄졌다”며 “나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메시는 19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 프랑스전에서 2골로 연장 승부를 이끌어낸 뒤 승부차기 킥도 성공해 조국 우승에 기여했다. 아르헨티나는 전후반 2-2, 연장 3-3으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메시는 전반 23분 페널티킥 선취골을 넣었고 연장 후반 3분 3-2로 앞서가는 골을 보탰다. 메시는 어릴 적부터 꿈에 그린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축구의 신’ 반열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자국에서 열린 1978년 대회,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에 통산 세 번째 별을 따냈다.

메시는 최근 15년가량 세계 축구를 지배해온 최고 스타다. 세계 최고 축구 선수를 상징하는 발롱도르를 일곱 차례나 받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0회, 프랑스 1부리그 1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회 등 수많은 트로피를 수집했다. 국가대표로는 2005년 20세 이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21년 남미축구국가대항전(코파 아메리카) 우승도 이끌었다. 2006년부터 월드컵에 출전해온 메시는 4전5기 끝에 드디어 세계 정상에 서며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펠레(브라질)와 함께 월드컵에서 우승한 역대 최고 선수 중 한 명으로 공인받았다. 올림픽 금메달, 월드컵 우승, 발롱도르 수상,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거머쥔 건 메시가 사상 최초다.

메시는 월드컵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은 두 번째 수상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총 7골(3도움)로 킬리안 음바페(8골)에 이어 득점 랭킹 2위에도 자리했다. 단일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16강전, 8강전, 준결승전, 결승전에서 모두 골을 넣은 건 메시가 유일하다.

메시는 “이 모든 성과를 이룬 나는 행운아”라며 “하나 부족한 월드컵 우승까지 했으니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메시는 “대표팀에 뛰는 건 영광이다. 앞으로 몇 경기 더 뛰고 싶다”고 했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은 “2026년 월드컵을 위해 메시를 아낄 필요가 있다”며 “대표팀에서 계속 뛰는 것, 더 하고 싶은 무언가를 결정하는 것은 그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료에게 이렇게 많은 걸 준 선수는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펠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메시가 축구 인생에 걸맞은 결과를 만들었다”며 “마라도나도 하늘에서 미소 짓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마라도나는 2020년 11월 향년 60세로 사망했다.

메시 키는 170㎝이다. 메시는 장대 같은 선수들과 싸우기 위해 스피드를 끌어올렸고 몸도 단련시켰으며 다양한 기술을 연마했다. 메시는 “내가 가진 다양한 기술들은 내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선수와 국가대표로서 세계 축구판을 평정한 진정한 작은 거인, 진짜 왕중왕이 됐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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