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내년 4월까지 연장…휘발유는 인하폭 25%로 축소

휘발유, 내년 1월 ‘ℓ당 99원’ 인상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반년 연장

정부가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내년 4월까지 연장하고,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을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 가격은 내년부터 ℓ당 99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역시 연말까지 적용될 예정이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는 현행 수준으로 6개월 연장된다.

기획재정부는 19일 ‘2023년 상반기 개별소비세 탄력세율 운용 방안’을 발표하고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내년 4월까지 4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휘발유에 한해 유류세 인하폭을 25%로 줄이기로 했다. 내년 1월부터 휘발유 유류세는 현재 ℓ당 516원에서 615원으로 99원 오르게 된다.

정부는 최근 국내 휘발유 가격이 다른 유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폭을 축소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둘째주(11~15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ℓ당 1568.9원으로 올해 최고점(6월 5주·ℓ당 2137.7원) 대비 26.6%가량 하락한 상태다.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 등 다른 유종의 유류세는 종전대로 37% 인하율이 유지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법상 최대한도인 37%까지 올렸는데, 당시 ℓ당 2000원대였던 경유는 8월 ℓ당 1800원으로 내려온 이후 다섯 달째 1800원 안팎의 높은 가격대가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말 종료 예정인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감면 조치와 발전 연료 개별소비세 15% 감면 조치의 경우 내년 6월까지 6개월 연장키로 했다. 기존 인하 기간에 차량 구매계약을 마치고 차량 출고가 지연돼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를 감안한 것이다. 승용차 개별소비세는 승용차 매매계약 시점이 아닌 제조장 반출 시점에 과세된다. 발전 연료 개별소비세의 경우 발전원가를 낮춰 전기요금 인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인하 기간을 늘렸다.

한편 정부는 석유제품 매점매석 행위를 금지하는 고시 시행에 들어갔다.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 축소 영향으로 휘발유 가격이 오르는 점을 이용해 일부 업자들이 휘발유를 매점매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석유 정제업자 등은 12월 한 달간 한시적으로 휘발유 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5%로 제한된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