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부전화’ 효자가 따로 없네…홀몸어르신 신청 늘었다

김민정 기자 2022. 12. 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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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부산 해운대구 재송2동 한 아파트.

'AI 안부전화 서비스 이용 경험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인 부산대 BK21 교육연구단 공동연구팀의 김학령 연구원은 "사회복지 공무원의 평가를 종합하면 중간 상황을 확인하기 때문에 고독사 예방을 위한 보조적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 같다"며 "고독사 직접 발굴 사례가 없어 실효성이 없다고 볼 수 있으나 거꾸로 생각하면 모니터링을 통해 예방을 잘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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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전국 최초 시행 ‘AI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

- 고독사 예방효과 등 확대 목소리
- 區 “대상자 500명으로 늘릴 것”

19일 부산 해운대구 재송2동 한 아파트. 오전 11시30분이 다가오자 1인 가구 어르신이 연신 휴대전화를 바라봤다. 곧이어 재송2동 행정복지센터 번호로 전화 한통이 걸려왔고, 상냥한 목소리와 함께 “안부전화 드렸습니다. 혹시 황○○ 어르신 되시나요”라는 질문이 들렸다. “맞습니다”라는 대답에 “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라는 물음이 돌아왔다. “나이가 드니 허리, 다리가 아픕니다”라는 답에 상대는 “아이고, 그러시군요. 병원에는 가셨나요?”라며 걱정했다. 자주 가고 있다는 대답에는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좋아지실 거에요”라는 응원이 전해졌다. 황 어르신은 “기계인줄은 알지만 안부를 물어봐 주니 고마워서 즐겁게 통화하고 있다”고 웃었다.

19일 해운대구 재송동 1인 가구 어르신이 AI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 발생 비율이 9.8명으로 부산이 전국 최고(국제신문 지난 14일 자 1면 보도)인 가운데 한 기초지자체가 2년간 진행 중인 인공지능(AI) 이용 고독사 예방 사업이 대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는 지난해 11월 시범 사업으로 시작한 ‘AI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 대상자를 370명에서 내년부터 5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케어콜은 일주일에 한 번 홀몸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식사·수면·건강 상태 등을 챙기는 말벗 친구 서비스다. 음성인식 정확도가 높아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것 같은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통화 시간은 3분 내외지만 상담 내용 중 모니터링이 필요한 부분이 포착되면 담당 공무원에게 자동 전송된다. 이후 담당 공무원이 다시 전화하거나 방문함으로써 위기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해운대구가 지난해 3개 동 1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하면서 전국 최초로 시행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상태를 체크하던 AI 서비스에서 착안, 1인 가구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달라고 네이버 측에 요청해 협약을 맺었다. 시범 사업 후 설문조사결과 90% 이상의 어르신이 AI를 친구처럼 느끼며 위로받았다고 응답했다. 이에 구는 지난 4월부터 18개 전 동의 370명으로 확대했고, 네이버도 대구 춘천 등 전국 시·도로 서비스를 넓히고 있다.

1년여간 서비스를 이용 중인 황 어르신은 “AI가 이해하고 말을 하는 건가 싶어 일부러 어려운 질문도 해 봤는데 그때마다 비교적 자연스럽게 대답했다”고 말했다. 재송2동 행정복지센터 유지연 보건복지팀장은 “처음에는 AI가 사투리를 알아듣지 못해 애로사항이 있었는데 그간 데이터를 축적해 많이 발전했다”며 “소문을 듣고 직접 서비스를 신청하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안부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자 확대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AI 안부전화 서비스 이용 경험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인 부산대 BK21 교육연구단 공동연구팀의 김학령 연구원은 “사회복지 공무원의 평가를 종합하면 중간 상황을 확인하기 때문에 고독사 예방을 위한 보조적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 같다”며 “고독사 직접 발굴 사례가 없어 실효성이 없다고 볼 수 있으나 거꾸로 생각하면 모니터링을 통해 예방을 잘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AI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을 설득·안내하는 과정에서 행정력이 추가 투입되는 부분은 해결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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